과적으로 9월 위기‘설’은 ‘설’로 끝이 났다. 지나갔고 마무리됐으니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먼저 생각해볼 것은 금융 위기설이 어떤 배경에서 등장했느냐 하는 점이다. 설은 전혀 근거가 없이 등장하지 않는다. 외환 보유액은 2300억 달러로 이전과 큰 변동이 없지만 내용과 질에 있어 큰 차이가 있기에 금융 위기설이 등장했다. 무슨 내용이 달라진 것일까.우리는 2004년 8월 원·달러가 1164.30원을 깨고 내려오면서 해외여행, 조기 유학, 어학연수 등으로 달러를 마구 소비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외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쌓은 무역흑자는 대략 1000억 달러 정도였는데 달러가 싸지면서 그 저축액을 모조리 해외 소비로 소진하고 말았다.원래 통화 강세는 수입을 늘리고 해외 소비를 촉진해 그 나라 경제를 약하게 만든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외형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우리의 외환 보유액은 내용상 대부분 빚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것이 금융 위기설이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달러는 최근 2004년 8월의 저점인 1164.30원 목전까지 올랐다가 정부의 개입으로 한숨 돌렸다. 1164.30원은 우리 경제에서 하나의 갈림길이다.다시 그 가격대를 넘어 달러가 상승한다면 그것은 장기적으로 우리의 대외 수지가 적자로 간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도 좋다. 그럴 경우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가계에 돈을 빌려준 은행이 가만히 있지 않듯이 외국인들은 우리 채권을 팔거나 꾸어준 돈을 회수해 갈 것이다.이번 금융 위기설은 그런 면에서 헛된 설로 끝났긴 했지만 그 속에는 실(實)을 담고 있는 것이다. 달러가 1164.30원을 밑으로 돌파한 2004년 8월은 갑신(甲申)년 임신(壬申)월이었다. 따라서 결정적 시기는 내년 2009 년 8월, 즉 기축(己丑)년 임신(壬申)월이다. 이 기간은 60개월로서 만 5년이 되는 기간이다. 음양오행에 합(合)이란 개념이 있는데, 이는 사물의 시발점과 종말점을 의미한다. 그러니 내년 8월께 1164.30원이란 수치를 넘어서 있으면 우리 경제는 비상 국면으로 들어간다고 판단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비록 어려움이 있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안심해도 좋을 것이다.2004년 8월은 여러 면에서 하나의 분기점이었다. 달러가 싸지자 환 차익을 노린 돈들이 국내 자금시장으로 들어왔고, 그 돈이 주가를 당시 730에서 1460까지 두 배 올렸고 이에 열을 받은 국내 돈들이 펀드 열풍으로 몰려가서 2085까지 밀어 올렸다. 또 국내로 유입된 자금은 시중에 돌아다니면서 부동산 가격을 앙등시켰다. 증시가 최근 몇 달 사이 무려 600포인트나 하락했는데도 부동산 시세는 그럭저럭 버티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부동산은 잘 움직이지 않으니 그렇다고 여긴다.착각이다. 부동산 시세는 2006년 말 펀드 열풍이 불면서 큰 규모의 자금 유입이 차단돼 그 이후 크게 오르지 않았기에 여태껏 하락세가 크지 않을 뿐이다. 그 분기점은 코스피지수가 1460을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다. 이 수치는 외국인 매수세로 올라간 것이었고, 그 이후 우리 국내 자금으로 더 올렸다가 지금 후퇴하고 있다. 결국 최근 외국인이 매도하는 증시에서 우리 자금력으로 1460을 지켜내지 못했다. 코스피지수 1460을 지켜내지 못하면 동시에 부동산 시세가 정점이었던 가격도 지켜내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 원인은 국내 자금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한 때문이다. 달러 1164.30원, 코스피지수 1460이 우리 경제의 급소인 것이다.명리학자고려대 법대 졸업새빛인베스트먼트 고문프레시안 고정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