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방뇨

택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본격화되고 있다. 6월 11일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이 발표된 후 2개월 만에 8·21 부동산 규제 완화 방안과 9·1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나왔다. 6·11 대책에서는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으로서 지방 미분양 주택 구입 시 세제 혜택, 금융 규제 완화 조치가 있었다. 8·21 방안에서는 지방 미분양 해소책과 함께 수도권 전매 제한 완화, 재건축 규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인정 비용 확대 등의 조치와 더불어 수도권 2개 신도시 추진이 포함됐다.이들 조치는 지나치게 많아진 지방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고 침체에 빠진 수도권의 분양 시장과 기존 주택 시장에 규제 완화를 통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다. 또한 부진한 수도권 주택 공급을 보완하기 위한 의도를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이러한 규제 완화 정책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세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세제 개편안의 핵심은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감면이다. 그 내용을 보면 고가 주택 기준이 되는 과세 범위를 6억 원 초과에서 9억 원 초과로 축소했고 세율, 과표 구간도 9~36%에서 6~33%로 낮췄다. 여기에 장기 보유할 경우 10년간 최대 80% 공제가 가능하게 됐다. 일부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줄어들었고 상속증여세 부담도 줄어들었다. 그리고 지방 저가 주택의 경우 광역시에서 2주택 제외 기준이 1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상향됐다.그런데 이상의 조치가 있은 이후에도 시장에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우선은 세제 개편이 적어도 2~3개월 이상 입법 기간을 거친 후 적용되므로 당장은 관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반영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가 예상되더라도 금융 규제 자체는 큰 변화가 없고, 금리는 오히려 상당히 높아져 있기 때문에 매수세가 금방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지방의 경우는 규제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미분양이 존재하고, 지속적으로 입주가 늘어나고 있어 지방의 자체 수요만으로 이를 해소하기가 역부족인 상태라고 할 수 있다.이번 조치 중에 요건이 강화된 것도 있는데, 양도소득세의 경우 거주 요건의 강화로 수도권은 2년 거주에서 3년 거주로 바뀌었고, 지방은 거주 요건 2년이 신설됐다. 철저하게 실수요자 위주로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인데 이러한 규제의 강화 내지 신설로 인해 이미 이뤄진 전매 제한 등 규제 완화책이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향후 입법 과정에서든 정책 변화에서든 규제 완화 조치에 변화가 있을 수 있고, 경기도 유동적이기 때문에 그 영향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우선 이번 조치만으로는 시장이 크게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매 제한이 풀리면서 다시 거주 요건이 부과됐기 때문에 이러한 제한 요소로 인해 주택 수요가 일부 규제 완화만으로는 되살아나기 어려운 국면이다.또한 양도소득세가 완화되기까지 오히려 시장 매물이 회수돼 대기 상태로 전환되면서 거래 자체가 동결되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법이 시행된 이후 이러한 고가 소득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서울 강남 지역이나 과천, 분당에서는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가격 하락과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전체 시장의 회복 자체는 이런 정책 처방보다는 경기 자체가 회복되거나 금융 조건이 완화되는 시점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부동산114 대표서울대 경제학 박사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