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면 팔고 싸면 사들인다. 돈을 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이것 이상의 이치는 없다. 이치는 알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의 상황이 아직도 싼 것인지, 아니면 비싼 것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일 그것이 명확하다면 모두가 팔거나 모두가 살 것이니 그렇게 되면 어쩌면 시장이란 존재하지도 않을지도 모른다. 팔아야 할 때인지 사야 할 때인지를 판단하려면 먼저 큰 그림을 보아야 한다. 이 점이 핵심이다. 큰 그림은 이런 점들에 착안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수출로 모든 것이 돌아가는 외부 의존형 경제다. 그렇다면 수출 시장의 동향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 경제는 지난 수십 년간 미국 시장을 축으로 성장해 오다 최근 수년 전부터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발전돼 왔다. 그런데 2007년부터 미국 경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침체로 들어섰고 중국 시장은 이번 올림픽을 기점으로 조정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무성하다.미국 경제의 침체가 이어질 것인지 중국 경제의 조정이 올 것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은 벌써 그런 말들이 무성하다는 점이다. 그럴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는 사실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런 말들이 무성하다는 자체만으로도 판단을 내리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나아가 유가가 내리는 것이 세계 경제 침체의 서막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은 그런 말이 돌고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미국은 침체 상태이고 중국은 조정 가능성이 있다. 유가 인하 역시 전 세계적 침체를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판단은 이미 내려져야 하는 것이다.가령, 증시에 돈을 넣어두고 있다면 지금쯤은 팔고 관망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때인 것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모두 현금으로 바꾸고 당분간은 기다리는 것도 좋다. 그런데 작년 고점에 증시에 진입한 투자자라면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니 쉽게 매도하고 나오기가 어려울 것이다.이럴 때는 6개월이라는 시한을 설정해야 한다. 필자는 이를 ‘6개월법’이라고 부른다. 이 방법은 하락으로 접어든 지 6개월 정도가 지나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면 일단은 하락으로 판단하고 모든 포지션을 정리한 뒤 지켜보는 방법이다. 대개 증시는 하락으로 접어들어도 그렇고 상승으로 접어들어도 6개월 정도가 지날 무렵에는 한 차례의 반대 파동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 파동의 상승이나 하락 폭이 지난 6개월 치를 넘어서지 못하면 기존 추세는 지속이라고 보면 거의 틀림없다.우리나라 증시는 지난해 11월 초 2085를 정점으로 하락했다가 금년 5월에 와서 1900까지 반등한 뒤 다시 하락했다. 저번 고점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정점 부근에서 증시에 진입했다면 올해 5월 고점 부근에서는 일단 정리해야 했던 것이다. 물론 시장은 더 상승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하락 추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예측이 아니다. 금년 5월로부터 6개월이 지난 11월에 가서 1900을 넘어서면 재차 상승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문제는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 팔고 관망해야 하는 것이다.이런 식으로 쉽게 보는 방법은 월봉 차트를 보는 것이다. 필자 역시 거래할 때는 30분봉 차트를 보고 움직이지만 큰 대세 판단은 언제나 월봉 차트를 보고 내린다. 6개월 시한법을 활용하길. 너무 느린 방법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실은 이 이상 빠른 대세 판단법은 없다.명리학자고려대 법대 졸업새빛인베스트먼트 고문프레시안 고정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