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Talk Talk

난해 삼성생명이 보장자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친 후 보장자산은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보장자산의 정확한 의미와 보험이 가정의 자산관리 측면에서 얼마나 중요한 구성 요소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주변의 권유로 마지못해 가입하거나, 여유가 생기면 고려해 볼만한 게 보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보장자산이란 가장에게 예측하지 못한 위험이 발생할 경우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사망보험금의 전체 합계액이다. 아울러 부동산, 금융자산 등 실물 자산과 함께 가족의 생활 안정을 도와줌으로써 본인과 가족이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 오늘을 충실하게 살 수 있게 하는 ‘심리적 안정 자산’이자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재정적 안전 자산’을 일컫는 말이다.일반적인 가정은 가장의 소득이 가정 전체 소득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가정에 미치는 경제적 위험의 파급효과가 가정마다 각각 다르겠지만 가장의 유고 시 유가족이 겪어야 할 경제적 부담은 상상 이상이다. 순자산 50억 원, 연소득 2억 원이 넘는 초부유층의 경우에는 가장의 부재 시 발생하는 경제적 리스크가 일반 가정에 비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필자는 현재까지 7년간 2500명의 VVIP(Very Very Important People) 고객들에게 종합자산관리 상담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리스크 헤지의 중요성, 보험으로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 많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나아가 초부유층 가정의 보험은 일반 가정의 보험과 달라야 하며 자산관리 측면에서도 다른 방향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문제는 대다수 부유층이 이러한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일반 가정과 마찬가지로 주변의 권유로 한 건 가입하는 식으로 보험을 접하고 있다는 점이다.고객 중 A(49·중소기업 대표) 씨는 무려 20건의 보험 계약과 월 300만 원 이상의 보험료를 납입하고 있으면서도 본인이 가입한 보험이 어떤 종류의 보험인지, 가족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더구나 보험 계약 건수가 많으니 본인의 보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고등학생 자녀 2명을 두고 있는 그의 자산 및 소득 현황을 보면 부동산 50억 원을 비롯해 순자산이 57억 원, 월소득은 2500만 원에 이르렀다.그리고 월 300만 원씩 내고 있는 보험을 살펴보니 연금 3건에 월 100만 원, 가족종합보장보험 4건에 월 80만 원, 본인 및 배우자 종신보험 3건에 월 50만 원, 재해 및 교통상해보험 6건에 월 40만 원, 자동차 보험 및 기타 4건에 월 30만 원 등이었다.20건의 보험에 가입한 A 씨가 받을 수 있는 보장자산의 내역을 합산해 보니 일반 사망 시 1억5000만 원, 일반재해 사망 시 3억 원과 기타 암 및 각종 질병 발생 시 입원비 및 수술비 등이 지급되도록 설계돼 있었다.그렇다면 A 씨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제대로 헤지하고 있는 것일까.우선 건강 유지 및 각종 질병은 현재 발생하는 월 2500만 원의 소득과 보유 금융자산으로 치료비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노후 생활 안정 측면도 노년기에 장기 생존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다시 말해 ‘장수 리스크’는 근린 생활 시설에서 발생하는 임대 소득과 법인 발생 소득, 연금 소득 등으로 충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본인 유고 시에는 문제가 크다. 현재 시점에 최소 3억 원의 현금 부족이, 대출 상환까지 함께 발생한다면 18억 원으로 늘어 심각한 유동성 부족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매각이 불가피하지만 갑작스러운 매각은 손해로 이어질 수도 있어 유족에게는 이중삼중의 경제적 부담을 줄 수 있다.그렇다면 이 같은 경제적 부담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보험이다. A 씨는 보험 건수가 20건에 이르지만 본인 유고 시 보험금 지급이 가능한 종신보험의 추가 가입이 절실하다. 따라서 현재 가입하고 있는 보험 상품 중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재해 및 교통상해, 생존 시에는 비용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건강 및 각종 질병 등의 보험을 줄이거나 과감히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대신 종신보험의 보장 금액을 늘린다면 같은 비용으로 가정의 가장 큰 리스크를 막을 수 있는 훌륭한 자산 구성원으로서 보험이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보험은 간단히 표현하면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도구’다.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불행한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면서 본인에게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부분에 대해 집중 보장받는다는 것은 보험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선 본인의 가정에 어떤 보장이 필요한지, 얼마만큼의 보장이 필요한지를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 이후 본인의 가정에 절실히 필요한 보장 설계를 꼼꼼히 해 나가는 것이 제대로 된 보험 가입의 길이요, 보험이 가정의 중요한 자산 구성 항목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김진성 삼성생명 FP센터 WM팀장kjs1078.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