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RCF파생 시리즈’
년 말부터 시작된 국내 증시의 조정이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2분기 들어 반등에 성공하는가 싶더니 다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강세를 보이며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던 브라질 러시아 등 해외 자원 부국 증시도 하반기 들어 유가 하락,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급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증시도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펀드 투자자들로선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서 기다렸다가 가격이 오르면 차익을 챙기는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로선 수익을 내기가 힘든 장세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상품들이 있다. 바로 대안 상품으로 최근 자주 소개되기 시작한 ‘금융공학펀드’다. 금융공학펀드는 주식이나 채권 통화 상품 등 현물과 여기에서 파생된 상품들을 수학적 도구로 결합해 만들어낸 상품이다. 기초 자산과 파생 상품을 어떤 식으로 조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위험과 기대 수익률을 갖춘 상품을 고안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서 지수가 박스권 등락을 거듭할 때 특히 효과적으로 수익을 달성하는 것이 금융공학펀드다.현재 판매되고 있는 금융공학펀드는 크게 △시장 중립형 펀드 △시스템형 펀드 △구조화형 펀드 등으로 구분된다. 시장 중립형은 현·선물 간 차익 거래를 통해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스템형 펀드는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대로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매수하고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실현해 꾸준한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구조화형 상품은 옵션 구조를 복제해 ‘채권+α’ 수익률을 추구한다.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대표적인 금융공학펀드인 ‘미래에셋맵스RCF파생 시리즈’는 구조화형 상품에 속한다. 지난 2006년 공모형과 사모형으로 상품을 내놓은 이후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며 순항하고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공모형 상품은 지난 8월 8일까지 모두 47개 상품이 소개됐다. 이 중 19개는 당초 목표로 했던 수익률을 달성했다. 운용을 마친 19개 펀드의 수익률은 연 7∼10%대에 분포해 있다. 나머지 28개 펀드는 현재 운용 중이다.금융공학펀드는 겉보기에는 무척 어려운 상품으로 보이지만 실제 운용 원리를 살펴보면 그리 복잡한 펀드는 아니다. ‘미래에셋맵스RCF파생 시리즈’는 코스피200을 기초 자산으로 한다. 코스피200이 내리면 주식을 더 사고 반대로 코스피200이 올라가면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챙기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이때 매매 전략으로 사용하는 기법이 ‘델타 헤징 기법’이다. 구조화 펀드에서 주로 사용하는 매매 방식이다. 델타 값이 올라가면 주식 편입 비율을 높이고 델타 값이 떨어지면 주식을 일부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과정을 계속 되풀이한다. 이런 전략으로 시장 등락에 따라 여러 차례 사고팔고를 반복하면서 수익을 쌓아나가는 전략이다. 주식 비중을 줄일 때는 채권이나 유동성 자산에 투자해 안정성을 확보한다.RCF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지수 등락이 반복되는 불확실성 장세에서 꾸준한 수익을 낸다는 것이다. 주가가 오르면 자동적으로 주식 비중을 조금씩 줄여나가기 때문에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주식에 대한 노출이 적어 타격이 그만큼 덜하다.예컨대 2006년 3월 말부터 약 2개월간 주가가 급등락했던 때에 이 펀드의 주식 비중 변화와 수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펀드의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당시 코스피200은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10%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미래에셋맵스RCF’ 펀드의 주식 비중은 20%에서 5%까지 떨어졌다. 이는 펀드매니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라 ‘델타 헤징 전략’에 따라 자동적으로 주식 비중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후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코스피200은 5월 초부터 6월 중순까지 약 20% 폭락했다. 주가가 떨어지는 사이 이 펀드의 주식 비중은 다시 30%까지 상승했다. 주가 조정기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시장은 크게 출렁였지만 이 기간의 펀드 수익률은 연 6% 안팎을 꾸준하게 지켰다.이 펀드에도 약점은 있다. 우선 운용 기간에 지수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투자 전략이 지수가 등락하는 틈을 이용해 차익을 조금씩 쌓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지수가 하락하기만 하면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수가 계속 오르기만 해도 좋지 않다. 지수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당초 목표로 했던 수익률을 조기에 달성한 후 주식을 전량 처분하고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로 전환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보다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덜 챙기게 된다. 또 운용 기간에 코스피200이 한 번이라도 기준 시점보다 30% 이상 하락한 적이 있으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변동성이 클수록 기대 수익률도 높아지는 구조여서 선진국 증시처럼 변동성이 낮은 시장에서는 힘을 쓸 수 없다는 것도 RCF 펀드의 특징이다.이 펀드는 주어진 조건 하에서 일정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주가연계펀드(ELF)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ELF는 중도 환매가 불가능한 반면 이 펀드는 가입 90일 이후에는 수수료 없이 환매가 가능하다.또 ELF는 수익 전체가 과세 대상이지만 RCF 펀드는 수익의 약 70%는 비과세여서 세후 수익률 면에서 유리하다.류경식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이 상품은 지수 전망이 쉽지 않은 장세에서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의 중간 수준의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며 “만기는 1년이지만 조기에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곧바로 펀드를 해지하고 후속 상품을 설정해 추가 기회를 노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지속적인 강세장 또는 약세장에서는 금융공학펀드가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주식형 펀드를 핵심 상품으로 삼고 RCF 펀드와 같은 금융공학펀드를 대안 상품으로 갖추는 전략이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또 금융공학펀드는 실적 배당 상품이므로 아무리 안전하게 구조를 설계했다고 하더라도 예상했던 시나리오와 달리 시장이 흘러갈 경우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박해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bono@hankyung.com금융공학 운용팀 이현경(왼쪽 두 번째) 팀장과 팀원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