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여권 시대의 기대주…슈프리마
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자여권 발급이 전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전국 187개소의 국내 여권 사무 대행 기관을 비롯해 39개소의 해외 공관 등 여권 교부 현장에 전자여권 판독기가 설치된다.전자여권을 도입하고 있는 나라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을 위해서다. 이 때문에 전자여권 판독기 시장은 출입국심사대, 항공사 카운터, 무인 심사 게이트, 대사관, 카지노, 면세점, 환전소 등으로 확산될 예정이다.전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우리나라에서는 지문 인식 전문 기업인 슈프리마(대표 이재원)가 전자여권 판독기를 공급한다. 슈프리마는 올해 7월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지문 인식 보안 전문 업체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슈프리마는 서울대 전기공학부 박사급 인력이 주축이 돼 설립된 지문 인식 보안 전문 업체다. 연평균 93%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지문 인식 솔루션 시장점유율이 57%에 달하며 수출 비중은 70%에 이른다.특히 슈프리마는 2년마다 열리는 지문 인식 대회 FVC(Fingerprint Verification Competition)에서 2004년과 2006년에 2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현대증권 최관영 투자분석부 연구원은 “슈프리마의 경우 원천 기술이자 핵심 기술인 지문 인식 알고리즘에 대한 인증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며 “수출 비중이 내수 비중을 능가하는 글로벌 전문 기업”이라고 분석했다.슈프리마는 지난 8월 6일 자회사를 통해 삼성SDS와 전자여권 판독기 및 관련 소프트웨어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급되는 전자여권 판독기는 국제항공기구(ICAO) 국제 표준을 준수하는 전 세계 여권 및 전자여권을 판독하기 위한 최적의 장비로 평가받고 있다. 또 신상 정보 면과 RF칩에 포함돼 있는 각종 데이터와 비표의 정확성을 판정, 교부되는 전자여권의 품질까지 확인할 수 있다.슈프리마 관계자는 “새로 발급되는 전자여권뿐만 아니라 기존 여권에 대한 정확한 처리와 판독이 가능하다”며 “신여권 통합 정보 관리 시스템과 연동하기 쉽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2차 가시광선을 통해 2단계의 보정 작업을 거치므로 인식률이 매우 높고, 교부 현장에서의 대기 시간을 최소화해 행정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슈프리마는 사업 초기부터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 결과 브라질 덴마크 일본 등 전 세계 다양한 매출처를 확보, 글로벌 전략은 주효했다는 평가다. 현재 슈프리마 제품이 수출되고 있는 국가는 브라질 경찰청을 비롯해 덴마크 국영 도서관, 쿠웨이트 법무부, 스리랑카 증권거래소, 일본 경시청, 터키 버거킹 등이다. 대륙별 수출 비중을 보면 유럽이 30%, 아시아 27%, 미주 25%, 중동과 아프리카 18% 등이다.대신증권은 “전 세계에 다양한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어 특정 지역의 경기 부침에 의한 영향이나 환율 변동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전자여권 판독기 시장 진출도 성공적이다. 세계 각국의 전자여권 도입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명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ICAO 권고에 따라 전자여권 판독기 수요는 앞으로 3년간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슈프리마는 세계 항공사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국제항공통신(ARINC)에서 지난 5월 인증을 획득했으며 향후 전략적 협력을 통해 항공통신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을 위해 세계적으로 전자여권 시스템 도입이 붐을 이루고 있어 각 공항 및 출입국관리소에 전자여권 판독기 교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테러 등의 위협에 따라 지문 인식 관련 사업은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더욱이 지문 인식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영업 마진을 추구할 수 있는 기술 집약적인 사업이다. 대신증권 손세훈 연구원은 “IC카드를 이용하는 출입 보안과 근태 관리, 디지털 도어록 등은 대리 출입이 가능하다는 단점 때문에 보안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반면 지문 인식은 카드를 소지해야 되는 불편함이 없어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 인식 세계 시장은 2007년 3조1000억 원에서 오는 2009년 4조7000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지문 인식 비율이 58.9%로 압도적이다.동양종합금융증권 이상윤 연구원은 특히 “전자여권 도입에 따른 공공 분야로의 매출 확대가 외형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문 인식, 홍채, 안면, 음성 등을 이용한 바이오 인식 세계 시장은 연평균 20%가량 성장하고 있어 업황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굿모닝신한증권은 “우수한 지문 인식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지문 인식 모듈에서 시스템, 전자여권 및 지문 감식 솔루션 분야로 제품 다각화와 적용 분야 다변화를 통해 고성장과 고수익성을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슈프리마는 향후 미국 연방수사국(FBI) 인증을 획득해 북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올해 예상 매출액 250억 원과 영업이익 120억 원, 당기순이익 104억 원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슈프리마의 상반기 매출액은 104억 원, 영업이익은 4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4분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현상을 감안하면 올 예상치 달성은 무난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2009년 예상치는 매출액 387억 원, 영업이익 1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전자여권 판독기와 자동 지문 검색 시스템 시장 성장에 따른 공공 사업 분야로 진출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성장성을 감안하면 슈프리마의 현 주가 수준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슈프리마의 주식은 8월 중순 현재 주당 3만 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글로벌 경쟁 업체에 비해 현저하게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현대증권 최관영 연구원은 “뉴욕 증시 상장 업체들 중 유사한 업체인 코젠트나 L-1사와 비교할 때 슈프리마의 적정 주가는 4만~6만 원선이 무난하다”고 분석했다.코젠트는 지난 2004년 상장된 이후 현재 주가수익률(PER) 33.83배(2008년 7월 17일 기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L-1는 80배 이상의 높은 밸류에이션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 성장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타 업종에 비해 PER가 높은 편이라는 지적이다.“지문 인식 모듈에서 시스템, 전자여권 및 지문 감식 솔루션 분야로 제품 다각화와 적용 분야 다변화를 통해 고성장과 고수익성을 지속할 것”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