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된서리가 여간 아니다. 우리 국운(國運)은 이제 양력 11월 7일께인 입동(立冬)을 며칠 앞둔 10월의 마지막 날들과 같다.석유는 얼마까지 오를 것인가. 일단 170달러 선까지는 무난할 것 같다. 필자가 기름에 투기하고 있다면 현 시점에서 매수 포지션의 정리는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 더 오를 것이 훤하게 내다보이니 말이다. 원·달러는 어떤가.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매달 적립식으로 달러를 사고 있다. 몇 달 내로 달러당 118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7.5%가 눈에 들어온다. 조만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7월 금융통화위원회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증시는 보는 그대로다. 금년 초만 해도 필자는 증시의 정점이 내년 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다우지수가 6월 27일 1만1750선이 붕괴됐다. 그 선은 2000년 초의 고봉이었기에 이 선을 깨면 다우지수는 장차 엄청난 약세장을 보인다는 신호가 들어온 셈이다.따라서 우리 증시의 장기 상승세는 이로써 꺾어지는 것이 확정됐다. 중기적으로 보면 2003년 3월부터 시작된 5년에 걸친 상승세가 마무리됐고 더 장기적으로 보면 1981년부터 시작된 25년에 걸친 초장기 상승 파동도 마무리됐다.이 글을 쓰는 7월 8일 현재 코스피지수는 5월 19일 고점에서 400포인트나 하락해 1533으로 마감됐다. 조만간 반등이 있을 것 같은데, 이번 반등을 이용해 주식이나 펀드를 정리해야 할 것이다.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 같다.이제 겨울, 국운의 겨울을 앞두고 마지막 월동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제는 병력의 철수를 준비할 때가 아니라 즉각 철수할 때인 것이다.그리고 현금(cash) 게임이 시작됐다. 현금 자체가 무슨 돈이 되냐고? 참으로 이재(理財)의 기초를 모르는 말씀이다.갑은 1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지니고 있고, 을은 현금 10억 원을 지니고 있을 때 경기가 지속 상승하면 부동산은 30억 원이 될 수 있다. 갑은 세 배를 벌었고 을은 자산이 3분의 1 토막이 났다. 하지만 그 반대로 불경기나 경기 침체로 그 부동산이 3억 원으로 떨어지면 을은 사실상 집을 세 채 살 수 있게 된다. 현금 역시 돈을 벌어들인다. 그러니 지금은 현금에 투자할 때인 것이다.앞서 얘기했지만 지금의 어려움은 겨울 한파가 아니라 입동 전의 된서리라고 했다. 급등하는 유가가 부침을 거듭하다가 추세적으로 하락이 나타나는 때가 올 것이다. 그러나 좋아할 일이 아니다. 실은 그때가 겨울의 시작이라고 봐도 좋다.유가의 안정은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디플레이션으로 전환됐다는 신호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때부터가 더 문제인 것이다.아무래도 내년부터 닥쳐올 우리 국운의 겨울은 엄혹할 것 같다. 우리는 낮은 저축률과 높은 가계 부채를 안고 있고 정부 역시 부채가 엄청나다.금년만 해도 석유로 인해 작년 대비 추가로 500억 달러 이상의 외화를 소진해야 하고 4000억 달러에 달하는 외국인 소유 주식과 채권들은 빠져나갈 기회를 엿보기 시작했다. 이러니 금년부터 우리의 무역수지는 물론 경상수지, 나아가서 자본수지까지 큰 폭의 적자가 고착화될 것이다.그러면 겨울의 시작이다. 그 겨울 한파는 아무래도 부동산 버블 붕괴와 함께 올 것 같다.명리학자고려대 법대 졸업새빛인베스트먼트 고문프레시안 고정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