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에게서 자금을 빌려 자신의 자산의 늘리는 것을 가리켜 지렛대 효과(Leverage effect)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타인은 친구도 될 수 있고 금융 회사도 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부동산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던 데는 지렛대 효과를 인식한 투자자들의 공이 컸다. 물론 경매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어쩌면 경매는 일반 거래보다 자금 마련 계획을 더 철저히 수립해야 한다.경매는 감정가의 10%를 입찰가로 내고 시작하는 것이 원칙이다. 입찰에서 떨어지면 자금을 즉시 되돌려 받지만 낙찰되면 계약금으로 전환된다. 나머지 잔금은 1개월 내에 납부해야 한다.경매에는 일반 부동산 거래 시 ‘부동산 담보대출’과 비슷한 경락잔금대출이 있다. 경락잔금대출은 말 그대로 ‘경매 낙찰 후 잔금을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각 지방법원 근처에 있는 금융 회사 지점에서 경매 투자자들을 겨냥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대출 상품이다. 이 때문에 몇 가지만을 제외하고 전체적인 대출 방식은 주택 담보대출과 유사하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이 담보 인정 기준이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현 거래 시세와 낙찰가 중 금액이 낮은 것을 기준으로 대출이 진행된다. 가령 10억 원짜리 주상복합 아파트를 10억5000만 원에 낙찰 받았다면 거래 시세가 기준이다. 반대로 낙찰가가 8억 원이라면 담보 인정 기준은 낙찰가다. 그러나 단순히 금액이 낮다는 것만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물건이 단기 호재, 악재에 비해 가격 부침이 심하다면 지난 3~5년간 평균 낙찰가도 꼼꼼히 챙겨 보고 금액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고객의 신용도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일반 기준은 주택 담보대출과 비슷하다. 국민은행 아파트 조사 자료를 기준으로 6억 원 이상인 아파트는 물건 가격의 최대 40%까지만 대출이 진행된다. 그 이하의 아파트는 최대 60%까지 대출해 준다.1가구 2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는 경락잔금대출 역시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경락잔금대출은 무주택자나 1년 이내 기존 주택을 팔겠다고 약속한 1주택자에게만 해당된다. 만약 기존에 1가구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경락잔금대출로 집을 추가로 매입한 후 1년 내 기존 주택을 팔지 않으면 대출을 통해 구입한 주택은 강제로 경매 집행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주택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빌라, 연립, 단독주택은 적용받지 않는다. 또 이미 투기과열지구 내에 한 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대출받고자 하는 주택이 비투기과열지구에 있다면 이 같은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대출액을 정할 때는 여러 가지를 놓고 한도를 결정하는데 가령 낙찰 받고자 하는 집에 방이 여러 개 있다면 시세에서 소액임차보증금 명목으로 방 1개당 1600만 원씩 뺀다. 다만 아파트는 50%만 적용해 800만 원씩 차감한다. 경락잔금대출은 입찰 전후 아무 때나 신청할 수 있다. 금융 회사 입장에서는 가급적 입찰일 전에 신청할 것을 당부하고 있으나 1개월 잔금 낙찰 기간 내에는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다.대출 기관이 1, 2금융권인지에 따라 금리, 담보대출인정비율(LTV) 등이 다소 차이가 난다. 1금융권의 금리는 싼 대신 대출 인정 비율은 다소 엄격하다. 아파트 등 우량 상품을 주로 취급한다. 일반적으로 금리는 3개월 CD금리 변동에 연동된다. 현재 CD금리는 연 5.3~5.5%(7월 3일 기준)이며 여기에 가산 금리를 적용하면 은행 대출 금리는 연 6.0~7.3%선이다. 주거래, 신용카드 보유 여부 등에 따라 할인 금리를 적용받는 것은 일반 담보대출 상품과 같다.경락잔금대출은 현장 조사 후 자금 지원 여부가 결정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숨겨진 복병이 있느냐 여부다. 유치권 등 위험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판단되면 대출은 올 스톱된다. 하지만 1년 이상 된 개인 사업자의 경우 신용도만 좋다면 비주거용 상품에 대해서는 최대 70~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물론 이는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는 경우다. 대신 금리는 연 9~12%로 제1금융권에 비해 5% 이상 비싸다. 단 숙박시설 등은 통상 제2금융권에서는 대출이 진행되지 않는다.영선합동법률사무소 황지현 실장은 “1금융권은 담보 가치와 함께 고객의 신용도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반면 2금융권은 담보 가치가 대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개인의 신용 점수가 떨어지더라도 담보 가치만 훌륭하다면 제2금융권을 적극 이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