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첼시, 미국 베벌리힐스 등 외국에서 볼 수 있는 본격 게이트 하우스가 국내 첫 등장한다. LIG건영이 서울 성북동에 짓는 더 게이트힐즈 성북이 그것이다. 게이트 하우스는 중세시대 귀족들이 살던 대저택에서 유래된 고급 주거단지를 말한다. 정문(게이트)에서 출입을 철저히 관리해 해외 유명 인사들의 집 상당수가 이 같은 스타일로 지어졌다. 해외 상류층 사이에서 게이트하우스가 인기 있는 비결은 △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보안 시스템이 잘 발달돼 있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더 게이이트힐즈 성북은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게이트 하우스이기에 LIG건영은 설계를 미 예일대 건축과 조엘 샌더스 교수에게 맡겼다. 샌더스 교수는 건축학계에서 ‘공간 재해석을 통해 인간의 생활 가치를 높이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받는 세계적인 건축가다. 뉴욕 스탠튼 섬의 올림픽승마경기장, 뉴욕 메트로폴리탄 타워 등이 그의 대표적 작품이다.설계 점검 차 지난 5월 말 내한한 그는 더 게이트힐즈 성북에 자신감을 표시했다. 그는 더 게이트힐즈 성북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입지 여건’을 꼽는다. 서울 도심과 붙어 있으면서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성북동이야말로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는 게이트하우스 본래 취지를 구현해내는데 최적의 장소라고 말한다.더 게이트힐즈 성북은 집안 어느 곳에서도 북악산이 한눈에 보이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경사면에 단지를 배치해 뒷집 거실에서도 북한산을 내려다볼 수 있으며 앞집 지붕 위에는 별도의 녹지 공간를 조성했다. 자연 채광을 살리기 위해 건물 곳곳에 창문을 달았다. 심지어 지하 주차장에도 창을 달아 외부로부터 따사로운 햇빛이 들어올 수 있게 설계했다. 아울러 좌우 건물을 지그재그로 배치해 바람 길을 최대한 살렸다는 것이 샌더스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내부 설계는 한국 전통 가옥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면서 “더 게이트힐즈 성북은 외부 자연의 풍경을 집안으로 끌어 들이는 ‘차경(借景)’의 의미를 최대한 고려해 설계했다”고 말한다.건물이 들어서기도 전에 더 게이트힐즈 성북은 미국건축가협회가 주는 ‘올해의 건축디자인상(2008 AIA Design Award)’에서 프로젝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건축디자인상은 미국건축가협회가 매년 전 세계에서 시공되는 건물 중 가장 혁신적이고 예술적인 도시 건축물을 선정해 시상하는 건축 디자인상이다.더 게이트힐즈 성북은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534~601㎡(161평~181평) 5개 평면 타입으로 총 12가구가 지어질 예정이다. 샌더스 교수는 “각 건물마다 지붕에 녹지 공간을 확보해 뒷집 가구주가 정원 같은 느낌을 받도록 설계한 것은 전 세계 처음으로 시도된 것”이라며 기존 도시형 전원주택과는 접근 방법부터 달리했다고 설명한다.그는 그러면서 “한국의 도시 문화는 고밀, 고층화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는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20여 년 전에나 유행했던 방식”이라면서 “자연과 하나 되는 한국의 전통 양식을 잘 되살려 주변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주거 문화를 만들길 바라며 이번 더 게이트힐스 성북은 그런 면에서 매우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글 송창섭·사진 이승재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