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 시장을 비교해 보면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미술 작품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시기였다면 올해 상반기는 추가적 가격 상승보다 지난해 가격 상승분이 시장에서 검증되는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작가들은 지난해 상승분이 고스란히 흡수되는가 하면 일부 작가들은 일정 부분 가격이 조정되기도 했다.하반기 국내 미술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과연 미술품의 가격 상승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을지 여부다. 그동안 국내 미술 시장은 일정 기간 작품 가격이 오르면 일정 기간 이에 대한 검증 과정을 거치고, 이후 다시 작품 가격이 상승하는 반복적 패턴을 보여 왔다. 해외시장과 비교해 볼 때 매우 신중한 편인 국내 컬렉터들의 태도가 반영된 결과로, 지속적이고 건강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지난해 말 이후 올해 상반기를 거치면서 주요 작가들의 작품 가격에 대한 검증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보면 하반기 상승세로의 전환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하반기 미술품 경매 회사 서울옥션이 홍콩 현지에서 경매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 역시 작품 가격이 상승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외 구매력의 차이를 감안할 때 홍콩 시장에서의 낙찰 가격이 국내 형성돼 있는 것보다 더 높게 형성될 수 있고, 이것이 다시 국내에 반영되는 순환 구조를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홍콩 현지에서의 경매가 성공적으로 치러진다는 점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최근 3~4년간 지속적으로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해외시장의 경우 이러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지가 무엇보다 관심이다. 지난해 중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술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후 지난해 11월 뉴욕과 올해 2월 런던, 그리고 5월 홍콩과 뉴욕에서 열린 메이저 세일에선 낙찰가 기록을 지속적으로 경신하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고 있다. 지난 5월 뉴욕 경매에서는 루시앙 프로이드 작품이 3500만 달러에 낙찰돼 생존 작가 작품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하는가 하면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은 8500만 달러에 낙찰돼 현대 미술품 가운데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다. 아시아 미술 가운데는 그동안 중국 현대미술이 인기를 견인했지만 최근에는 일본과 인도 동남아 미술의 강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하반기 이들 작품의 움직임도 관심이다.최윤석 서울옥션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