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 부동산 투자 자유화 시대에 내국인들이 하반기에 관심을 두고 살펴볼 지역은 어디일까. 올 하반기에는 2007년 하반기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의 동남아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작년 7월부터 불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이 저가 매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먼저, 내국인들에게 투자 1순위로 꼽히는 말레이시아는 최근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힘입어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 3월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의 콘도미니엄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1300만 원에서 현재 20% 상승된 16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국가 소득이 1420억 링깃으로 3년 전 2004년 930억 링깃보다 53%나 급증했다. 또한 9차 경제개발계획(2006~10)을 통해 이슬람 금융시장의 허브화를 추진하고 있어 막대한 해외 자본 유입이 예상된다. 여기에 국민의 절반이 27세 미만의 젊은 연령층으로 주택 구입의 잠재 수요층이 충분한데다 양도세, 전매 제한 폐지 등의 부동산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어 지금까지 이어진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말레이시아와 함께 은퇴 이민과, 자녀 교육, 투자처로 떠오르는 필리핀의 부동산 투자 열기도 뜨겁다. 필리핀의 금융, 부동산 분야의 투자액은 2004년 2억 페소에 불과했지만 2006년 76억 페소, 2007년에는 36.9%가 증가한 104억 페소를 기록하는 등 필리핀의 투자 열기는 꺼질 줄 모르고 있다. 2007년 경제 성장은 30년 만의 최고치인 7.3%를 기록, 마닐라의 중심지인 마카티와 보니파시오의 콘도미니엄 상승률이 15%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아시아 금융 허브를 지향하는 싱가포르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다소 주춤했다. 2008년 하반기 싱가포르 부동산 시장은 가격적인 측면에서 완만한 성장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그 근거로는 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로 인한 근로자 소득의 증가, 외국인 전문 인력 유입과 이에 따른 주택 수요 증가, 2%대의 낮은 모기지 이자율을 들 수 있다. 싱가포르 부동산 시장은 지난 3~4년과 같은 고성장이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향후 2~3년간은 완만한 성장세가 예상된다.끝으로 투자 안정성과 수익성의 측면에서 내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 부동산은 2000~05년 연평균 8.7%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다 2006년 하반기 이후 기존 주택 가격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미 주택 시장은 극도로 위축돼 기존 주택 판매량이 올 1월 489만 채로 10년내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렇듯 침체기를 겪고 있는 미국 부동산 투자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지속되는 원화 강세, 미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은행 압류 물건 급증 등을 들어 지금이 미국 부동산 투자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환율은 달러당 1000원 초반으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적정 환율인 1150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따라서 지금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률과는 별도의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또, 달러화 약세로 인해 구매력이 높아진 외국인 투자자들이 뉴욕을 비롯해 주택 가격이 높은 주요 도시의 주택 구입에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은행 압류 물건(REO: Real Estate Owned)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은행 압류 물건 구입 시 시세보다 최대 30~40% 싸게 구입할 수 있어 미국 부동산 투자를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임채광 루티즈코리아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