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모로CC

근 골프장 리노베이션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클럽하우스를 신축하고 코스를 개·보수하는 등 골프장마다 변신의 노력을 거듭 중이다.이들 가운데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떠오르는 곳은 경기도 여주의 솔모로CC(36홀)다. 2001년부터 5년여에 걸쳐 코스와 클럽하우스를 리모델링했는데 전혀 다른 골프장으로 태어났다. 그 가운데 체리코스(예전 동코스 아웃코스)는 ‘명품 코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상적이고 창조적인 코스로 탈바꿈했다.일부 골프 전문 잡지가 선정하는 ‘한국의 10대 코스’에 솔모로 ‘체리코스’가 빠져 있다는 것은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체리코스가 첫선을 보였을 때만 해도 골퍼들 사이에 “무슨 이따위 코스가 있느냐”며 언짢아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한 홀도 쉬운 홀이 없었기 때문이다. 코스 난이도를 평가하기 위해 방문한 한장상 프로는 “아마추어들에게 이런 코스에서 치라고 하다니. 배짱이 대단하네요. 이건 완전히 프로들을 위한 코스인데…”라고 놀랐다고 한다.소위 ‘싱글’을 친다는 아마 고수들도 십중팔구 첫 방문에서 90타를 넘게 치고 만다. 몇 차례 방문이 이어져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치면 칠수록 코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지난해만 해도 코스를 개조한 뒤 안정화가 되지 않아 코스 상태가 썩 좋지 않았으나 올해는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멋진 코스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체리코스 2번 홀(335야드)은 그린 주위가 해저드로 둘러싸인 ‘아일랜드 그린’이다. 짧으면 물에 빠지고 조금 길면 뒤 벙커에 빠지기 일쑤다. 3번홀(371)은 그린 앞에 높이 3m짜리 높은 턱이 있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벙커에 빠지면 뒤로 빼내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가장 어려운 홀은 5번홀(파4)이다. 레귤러 티에서 449야드다. ‘장화’ 모양을 한 홀로 그린이 감춰져 있다. 티샷은 티잉 그라운드 앞에 있는 건물을 넘겨야 한다. 티샷을 할 때 호텔 건물을 넘겨야 하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17번 홀을 연상시킨다. 티샷을 잘 쳐도 ‘2온’이 불가능하다. ‘3온 1퍼트’로 파를 노려야 하지만 그린 언듈레이션도 심해 보기만 해도 잘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8번 홀(파5·440야드)은 그린 주변이 벙커로 둘러싸여 있어 그린 공략이 쉽지 않다. 벙커를 넘어 ‘온 그린’에 성공했을 때는 짜릿한 쾌감이 있다.“골프장은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들이 올 때마다 신선함을 느끼고 뭔가 새로운 도전을 받아야 하는 거죠. 지난 5년간 대대적인 변신 작업을 완료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변화를 모색할 겁니다.”“예전보다 40팀가량을 덜 받고 있습니다. 돈을 벌기보다 골프의 본질을 고객들이 느끼게 하자는 의도였습니다. 지나치게 영업 위주로 골프장을 운영하면 고객들은 골프장을 가벼이 여기지 않을까요. 다른 골프장은 주말에 진행을 빠르게 하려고 티 박스를 앞으로 빼지만 저희는 오히려 더 뒤로 빼 코스 설계 의도대로 골프의 묘미를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골프장이 클럽 이용 시 복장, 에티켓 등 제대로 된 골프 문화를 지키면 고객들도 이를 지지하고 동참하겠지요.”“캐디 서비스 교육을 항공사 승무원 교육에 준해서 하고 있습니다. 골프 룰을 숙지하도록 시험을 보고 지난겨울 휴장 때는 2시간씩 16회 영어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캐디 마스터’를 없애 자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고 평일 일과 후에는 신청을 받아 라운드를 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캐디가 코스를 제대로 알고 골프를 알아야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가 좋아지지 않겠습니까.”글 한은구 한국경제신문 기자 tohan@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