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

“외국인들이 1700선 아래서 대차 매도를 많이 했는데 지수가 1800선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단기 커버에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베어마켓 랠리냐 추세 상승이냐를 두고 여전히 엇갈리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어 완전히 한국 시장에 대한 매수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동평균선으로는 추세선이 뚫렸으나 각종 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다 보니 외국인 투자자들도 명쾌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현 시장은 좀 더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의 시장은 세계 주요국들이 물가 불안을 무릅쓰고 유동성을 풀면서 실물경기 침체 속에도 지수는 반등하는 유동성 장세다. 한마디로 실물과 유동성 사이의 갭이 커지고 있어 일시적으로 회복을 보이다가 다시 하락하는 더블 딥(double dip) 가능성이 있다. 국내 증시도 1900선에 올라서면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달러화에 대한 전 세계적 강세 속에 원화만 약세를 보이는 특수 상황이고 어찌됐든 이에 힘입어 한국의 IT 자동차 등 수출 주도주들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보이는 독특한 상황이다. 상반기 증시는 이들 시총 상위 수출 주도주들이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 증시는 환율을 통해 예측해볼 수 있다. 현재의 원화 약세는 정책 당국의 의지와 달러 수급 불균형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다. 연말께면 1000원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수출 주도주의 실적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하반기 증시는 수출 주도주 다음으로 내수 관련주들이 증시를 이끌어줘야 하는데 결국 실물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린 셈이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서는 하반기 내수 회복이 여의치 않은 만큼 또 한 차례 조정이 올 수 있다.”“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처음으로 140조 원을 돌파했으나 지수가 1800선을 넘어서면서 펀드 자금의 순유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1900선에 가면 펀드 환매 규모가 지금보다 더욱 커질 것이다. 결국 하반기 국내 증시는 환매 리스크와 실물 침체 및 유동성의 갭을 채우는 와중에 발생할 수 있는 더블 딥이라는 두 가지 리스크가 변수다. 1900선을 안정적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유동성이 환매 규모보다 훨씬 크게 신규 유입되거나 실물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되는 점이 나타나야 할 것이다.”“서브프라임 임팩트는 유동성 공급으로 3분의 2 정도 해소됐고 이에 따라 뉴욕 증시가 낙폭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택가격 하락 등 실물 경기 침체가 후행해서 나타나고 있고 하반기에는 침체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현재 미국 증시는 다시 반등할수록 실물과의 갭이 커지는 상황인데 시장이 이 갭을 줄이려고 들 때 또 한 차례의 저점 확인이 벌어질 개연성이 있다.”“중국 증시는 3000선에서 바닥은 확인됐고 3500선을 전후해서 당분간 박스권을 보일 것이다. 이번 지진 사태로 중국 정부가 물가 불안을 무릅쓰고 복구 사업 등 신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중국 증시가 하락하지 않은 것도 긴축 정책 완화의 기대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지진 사태로 성장 펀더멘털 훼손이 불가피한 만큼 추세 상승으로 돌아서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현재는 중국보다 홍콩H주가 더 매력적이다. 상하이보다 훨씬 저평가돼 있고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조정 폭도 훨씬 컸다. 바닥을 이미 확인됐고 1만3000~1만5000선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다. KTB자산운용은 1만2000선에서 홍콩 H시장의 금융주를 중심으로 7000만 달러 규모를 매수해 현재 수익률 20%를 기록하고 있다.”“KTB자산운용은 국내 주식형 공모 펀드, 사모 펀드, 부동산 펀드, 대안 투자 펀드 등에 우수한 운용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타 운용사와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해 판매사인 KTB네트워크와의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킨다면 국내 자본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현재 증권업계에서 인력 확보 경쟁이 불붙고 있는데 자산운용 관련 우수 인재 확보 진행 상황은 어떤가.“새로운 직원을 충원하기보다 내부 인재의 역량 강화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 그 결과 1999년 9월 창립 이후 대표이사를 포함한 창립 멤버들이 현재까지 회사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타 운용사에 비해 이직률이 현저하게 낮다는 얘기다. 또 최근 몇 년간 자산 운용 규모가 급증함에 따라 운용 부서 및 지원 업무 부서에 우수한 인력도 충원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최근 해외 진출 준비도 눈에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 PEF(사모 펀드), 태국 증권사 인수 등 올 들어 해외 진출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느낌인데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최근 KTB자산운용은 KTB네트워크와 연계해 태국의 증권사를 인수했고 싱가포르와 홍콩 등에도 해외 현지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태국 등 해외의 특정 국가 전용 펀드를 출시해 상품을 다양화하는 등 아시아 지역 투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그동안 사모로 진행해 온 비상장 투자 펀드 등 간판 사모 펀드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공모화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KTB자산운용 대표서울대 사회학과연세대 경영대학원동원증권 국제부장현대투신 운용팀장글 김형호·사진 이승재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