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강남 주택 값이 하락하거나 정체되는 것과 달리 강북 지역의 주택 가격은 이상 폭등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로 과열되고 있다. 강남 지역은 정책적으로 재건축 시 발생할 수 있는 이득의 환수 장치가 가격 상승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 여기에 신정부 들어서도 별다른 완화 정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큰 변화가 없다.반면 강북에는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강북 지역의 소형 주택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것은 첫째 이 지역의 주택 공급이 크게 부족한 점, 둘째 지역 내 개발 사업 집중에 따른 수요 증가, 그리고 세 번째로 뉴타운 개발 등에 따른 기존 주택의 멸실과 그 이주 수요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먼저 주택 공급 상황을 입주 물량으로 보면 강남권 4개구를 제외한 비강남권 입주 물량은 2003년 6만3000호에서 계속 줄어들어 올해는 2만 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올해 강남권 4개구에서 예정된 입주 물량이 2만7000여 호나 되는 것에 비추어 보면 강북 지역 등에 실제로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가 크게 부족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작년 가을 이후 분양가 상한 제도와 청약 가점제가 도입되면서 무주택자들이 저렴한 새 아파트를 청약하기 위해 내 집 마련을 미루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소형 아파트의 전세 수요는 당분간 증가할 전망이고 이러한 배경에서 강북 중소형 아파트의 전세 가격 강세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두 번째 상승 요인으로 강북 지역이 도심재개발의 관점에서 신규 프로젝트가 집중되는 점을 들 수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대표적 개발 프로젝트인 유턴 프로젝트(U-Turn Project)는 청계천 복원을 중심으로 용산공원 주변과 서울의 숲 주변 뚝섬 일대를 강남 대체 및 강북 발전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강남의 주택 수요를 흡수하고 그 파급 효과를 은평, 도봉 등 여타 강북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 지역에 수준 높은 중대형 주택 공급 확대, 강남 8학군 수준의 교육 환경도 조성할 예정이다. 여기에 서울 지역에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뉴타운 사업이나, 부도심권 개발을 위한 균형발전촉진지구 사업도 다수 진행 중이다.이처럼 대규모 개발 사업이 강북 지역에 줄을 잇다 보니 이주 수요가 주변의 저렴한 소형 아파트로 이동하고 있고, 지역 내 단독, 연립주택의 가격도 강세를 띠고 있다. 향후 2~3년간 멸실되는 주택의 규모나 범위는 과거에 강남 재건축에서 이뤄지던 규모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뉴타운 사업의 동시다발적 진행에 의해 시기적으로 집중되고 있어 더욱 그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일반적으로 기존 주택의 멸실 후 원주민들은 70~80%가 원래 살던 지역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기존 생활권을 바꾸기에는 그 기회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며 과거 2000년대 초반 강남 재건축 시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대규모 멸실은 주변 전세가와 소형 주택 가격을 폭등시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강북 지역에서 소형 주택의 가격 강세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어도 현재 개발 중인 뉴타운 사업이 완성되기 시작하는 몇 년 후에야 신규 아파트 단지의 완성과 더불어 지역 내 공급 부족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이러한 어려움을 고려해 향후 2~3년간 지역 내 이주 수요나 멸실 규모를 조정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더욱이 현재 강북 지역은 당시 강남과 달리 다세대 연립과 같은 전월세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충격 흡수 기능을 하는 여분의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부동산114 대표서울대 경제학 박사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