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패션 브랜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입고 나오는 모든 의상은 지방시의 작품이었다. 이 영화의 성공과 함께 지방시는 세계 최고의 명품인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방시는 1952년에 위베르 드 지방시(Hubert de Givenchy)가 창시한 디자이너 브랜드다. 지방시는 크리스토퍼 발렌시아가(Christopher Balenciaga)의 제자이며, 오드리 헵번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지성적인 의상의 창조자다. 1982년 팔레 갈리에라 박물관에 자신의 의상을 보관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한 그는 클래시시즘(고전주의)의 거장으로 불렸다. 법대생으로 출발했지만 옷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해 디자이너로 변신, 1952년 자신의 의상실을 열고 파리의 패션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인물이었다.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라인, 최고급 원단을 선보이며 격조 높은 패션 감각으로 완성된 그의 작품은 곧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의 인기를 얻게 됐다. 1973년 지방시는 신사복 라인인 ‘젠틀멘 지방시(Gentlemen Givenchy)’를 런칭했다. 그의 품위 있는 패션과 취향은 당대의 남성 라인에 영감을 주었고, 오늘날까지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는 또 테이블 웨어, 침구, 신발, 보석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1976년에는 자동차(포드사의 링컨 컨티넨탈)에까지 영향을 미쳤다.1988년에 지방시는 세계적 명품 그룹인 LVMH에 합병됐고, 1995년 위베르 드 지방시 은퇴 이후 걸출한 디자이너들이 브랜드의 맥을 이어나갔다. 영국 디자이너 상을 3번이나 탔던 존 갈리아노(John Galiano)와 알렉산더 매퀸(Alexander McQueen)이 지방시의 오트 쿠튀르 라인과 모든 기성복 라인을 총괄하며 새롭고 창조적인 이미지를 불어넣었다. 2003년 오즈왈드 보탱(Ozwald Boateng)을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하면서 지방시에 또 다른 변화가 시작됐다. 세련되고 부르주아적인 고유의 이미지에 감각적이고 섬세한 테일러링을 더해 더욱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남성복이 탄생된 것이다.위베르 드 지방시의 고유 심벌이었던 ‘폴카 도트(Polka Dot)’와 튤립 문양 등은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트렌드이기도 하다. 폴카 도트 문양은 지금도 많은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응용되고 있으며 지방시는 멋 부린 부르주아(Look Pretty Bourgeios)라는 콘셉트로 믹스 앤드 매치를 즐길 줄 아는 남성들에게 디자이너의 감성과 현대미를 직접 전달해 왔다.지방시는 고급스러운 콘셉트와 디테일을 바탕으로 우아한 프렌치 스타일을 전개한다. 다양한 소재와 풍부한 컬러감의 고급 맞춤 슈트 아틀리에(Atelier), 품위 있고 세련된 클래식(Classic), 젊은 감각으로 슬림 앤드 롱 실루엣을 지향하는 SG7 라인과 트렌디한 감성을 대표하는 포디움(Podium)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자유로운 레저 문화를 향유하는 고객을 위한 스포츠 라인, 넥타이 벨트 지갑 구두와 같은 액세서리 라인 등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에 걸맞은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지방시에는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철학이 있다. 패션과 영혼을 깨우는 감각을 느끼게 하는 파리지앵의 프렌치 스타일은 지방시 디자인의 원천이다. 모던한 엘레강스는 지방시를 더욱 빛나게 하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으로 더욱 매혹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한다.지방시의 열렬한 마니아로는 장 콕토(Jean Cocteau), 장 마레(Jean Marais), 자크 타티(Jacques Tati) 등의 도도한 프랑스 남자들이 있으며, 할리우드의 영화배우 주드 로 또한 지방시의 프렌치 엘레강스를 표현하는 멋스러운 남자로 꼽힌다.김지연 기자 jykim@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