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ue Up! Land Investment

한민국 부자들의 가장 큰 재산은 무엇일까. 당연히 ‘부동산’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땅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부자라면 수십 억 원대 땅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물론 불과 2~3년 전까지는 이 같은 등식이 성립했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아파트와 토지에 집중되다 보니 땅은 어느 새 투자자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사실상 돈이 될 만한 토지는 죄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보니 외지인들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할뿐더러 구입한다고 해도 양도 시 차익의 65%, 주민세까지 포함하면 최고 75%를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투자 메리트가 커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최근 토지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큰돈 벌기에는 역시 땅이 최고’라는 ‘토지불패론’이 군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로 최근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을 보면 전체 공직자 중 65%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값이 상승하면서 재산이 크게 불어났으며 일부 공직자들은 수도권 인근에 막대한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경기도 김포에 사는 김모 씨는 모처럼 부동산 동호회 모임에 나갔다가 ‘기회는 소녀처럼 왔다가 토끼처럼 달아난다’는 투자 격언의 의미를 새삼 깨달았다. 매달 한 번씩 모이는 그의 투자 모임은 변화하는 부동산 투자 시장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제격이라는 것이 김 씨의 설명. 이번 달 모임의 주제는 토지 투자였는데 모임에 참석한 회원들 중 상당수가 토지 투자에 뛰어든 상태였다.일반적으로 토지는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시장의 변화가 민감하다. 참여정부가 토지 시장에 이중 삼중의 규제 장치를 만들자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된 것이 좋은 예다. 물론 최근 토지 시장에 봄날이 찾아온 것도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18대 총선 결과 규제 완화 공약을 내건 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함에 따라 토지 관련 규제도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국토부가 조사한 지가 변동률을 살펴보면 올 2월 경기 지역은 땅값이 평균 0.41% 올라 1월(0.40%)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선 시중은행 PB센터에 토지 투자를 문의하는 투자자들도 크게 늘었다. 고준석 신한은행 PB센터 부동산팀장은 “수도권 토지를 알아봐 달라는 전화가 대부분”이라며 “일부 투자자는 서울 도심권 나대지 구입을 의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현재 토지 시장의 개발 호재는 크게 △수도권 규제 완화 △광역교통망 확충 △한반도 대운하 △세제 개편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경기 남부권 토지 시장은 수도권 정비계획법 개정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벌써부터 가격이 들썩거리고 있다. 용인시 모현면과 양지면의 관리 지역 토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 3.3㎡당 30만 원에서 지금은 60만 원대로 치솟았다. 대정하우징 박철민 대표는 “일부 투자자들은 개발이 불가능한 토지까지 싹쓸이로 매입하는 분위기”라며 “매도자들이 부재지주 세율(양도세 최대 75%)까지 매매 대금에 전가하고 있는데도 매물이 달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제2경부고속도로, 제2영동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 제2서해안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 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것도 토지 시장에선 호재다. 경기 화성, 평택, 김포는 제2외곽순환도로, 제2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 예정되면서 땅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제2영동고속도로 나들목 예정지인 여주군 대신면 일대는 매물 없이 가격만 뛰는 전형적인 상승장 현상이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관리지역에서 ㎡당 12만 원에 매물로 나왔던 과수원의 경우 최근 땅주인이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며 매도 의사를 철회해 계약이 불발됐다”면서 “이는 여주 이천 양평 등 인근 지역에서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말한다.여주 이천은 한반도 대운하 개발에 따른 기대감 여파로 땅값이 뛰고 있다. 국토해양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여주군 이천군 땅값은 똑같이 평균 0.45%씩 뛰었다. 특히 여주군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에만 땅값이 0.71% 뛴데 이어 1월 0.69%, 2월 0.45%로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대운하 예정지 내 관리지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배씩 뛰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재계와 경기도가 요구하고 있는 공장총량제 폐지도 땅값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이천은 중앙정부와 수년째 줄다리기 해 온 하이닉스 공장 증설 문제가 총선 이후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인근 지역 땅값이 들썩거리는 모습이다. 오산 화성은 토지 보상금을 받은 투자자들이 빌라를 지을 땅을 찾는 문의가 예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전북 군산은 새만금 개발에 따른 기대감으로 땅값이 연일 폭등세다. 옥산신도시가 들어설 옥구읍, 회현면은 3개월 전만 해도 3.3㎡당 3만~4만 원이었던 것이 지금은 13만~16만 원으로 급등했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건립이 예정돼 있는 산북동 인근 땅값도 3.3㎡당 20만 원에 거래돼 지난해 하반기보다 3~4배 올랐다. 현대제철 공장 확충과 미군기지 이전 등이 계획된 충남 당진과 경기 평택도 장기적인 전망으로 볼 때 투자 메리트가 크다. 진명기 JMK컨설팅 대표는 “수도권 서남부에선 인천 수원 부천 시흥 안산 용인 화성 평택 서안성, 수도권 동부에선 남양주 양평 이천 양평 광주의 전원주택지, 타운하우스 부지가 투자할 만하며 영남권에서는 양산 밀양 울산 거제도가, 강원권에서는 원주 횡성이 유망하다”고 말한다.총선 이후 새 정부가 얽히고설킨 토지 규제에 과감히 메스를 들이댈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동안 정부는 매년 수도권 30만 가구, 전국 50만 가구를 원활하게 공급하고 농촌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한계농지 규제 완화 △대체농지 조성 의무제 폐지 △보전산지 이용 제한 완화 등의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특히 외지인들의 구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한계농지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꿀 예정이어서 앞으로의 시장 전망을 더욱 밝게 만들고 있다.따라서 정책 기조만 바뀐다면 토지 투자의 매력은 여전히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일본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규제를 과감하게 푼 것을 주목해야 한다”며 “만약 이명박 정부가 비슷한 정책을 취하게 된다면 토지 시장의 봄날은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문가는 그러나 “시장 과열을 우려해 시장 규제를 대폭 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이 전문가의 지적대로 토지 투자는 아직 규제 완화 등의 정책 방향이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른 투자는 절대 금물이다. 한반도 대운하가 대표적인 예다. 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정부의 추진 의지가 강력하지만 반대 여론 또한 만만치 않아 향후 변화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 안정 의석을 차지한 여당 내 운하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은 것도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또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평가된 지역도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김재일 유엔알컨설팅 팀장은 “땅값은 인구 유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가령 현재 여주 땅값은 인구가 50만 명임을 가정해 가격이 책정된 것이기 때문에 다소 고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최근 토지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큰돈 벌기에는 역시 땅이 최고’라는 ‘토지불패론’이 군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로 최근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을 보면 전체 공직자 중 65%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값이 상승하면서 재산이 크게 불어났으며 일부 공직자들은 수도권 인근에 막대한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글 송창섭·사진 이승재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