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데릭 마르탱 유니비티스 부사장
터넷 등 직거래 방식의 강점은 유통 구조의 단순화에 있다. 복잡한 중간 단계를 거치다 보면 어느새 가격은 생산원가의 2~3배 수준으로 뛰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와인도 유통 구조가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포도 수확자가 생산한 와인은 블렌딩 과정을 거쳐 유명 네고시앙에게 건네지며 여기서 여러 일선 포도 수확자의 와인이 혼합돼 우리 식탁에 올라온다.그러나 최근 세계 와인 업계에서는 이런 유통 과정을 최대한 생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방식이 유행이다. 지난 3월 13일 한국을 찾은 프레데릭 마르탱 유니비티스 부사장은 “질 좋은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유통 과정의 단순화가 절대적”이라고 강조한다.유니비티스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230개 일반 포도 수확자들로 구성된 보르도 최대의 포도 재배자 연합으로 2000ha의 생산지에서 연간 768만 병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유니비티스가 와인을 공급하는 네고시앙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무통 카데, 카스텔, 두르트, 크레스만 등으로 이 중 무통 카데에 배합되는 와인 중 40%가 유니비티스에서 생산된 것으로 채워진다. 마르탱 부사장은 “정확하게 추산할 수는 없지만 네고시앙을 배제하고 소비자와 직거래 방식으로 공급하면 와인 값을 최대 16%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한다.이번에 개발된 일레큐는 우아한 향을 느낄 수 있는 메를로(50%)가 주품종이며 카베르네 소비뇽(25%), 카베르네 프랑이 블렌딩돼 상큼한 과일 향과 부드러운 타닌 감을 느끼게 해준다. 일반적으로 메를로가 주품종인 와인들은 구조가 약한 단점을 갖고 있는데 일레큐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베르네 프랑이 보완해 주기 때문에 입 안에서 화사한 향미를 오랫동안 느낄 수 있다. 다만 이번에 판매되는 2006년 빈티지는 현지 작황이 신통치 않아 생각보다 구조감이 뛰어나지는 않다는 게 흠이다.중요한 것은 유니비티스가 일레큐를 전 세계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출시한다는 점이다. 그는 “최근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는 세계 와인 메이커들엔 매력적인 곳”이라며 “특히 한국은 지난해 전년보다 69.7%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에서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장이다. 잠재력이 크다는 점이 우선 고려됐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한다. 그는 “한국은 프랑스 와인 수입량이 일본에 이어 두 번째인데, 이번에 출시하는 일레큐는 30대 젊은 사람들이 즐기는 ‘소프트 드링크’가 기획 콘셉트이기 때문에 보수적인 일본보다는 태동기인 한국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유니비티스는 일레큐를 오는 5월 홍콩에서 열리는 2008 빈엑스포 아시아-태평양 전시회에서 본격 선보일 계획이다.글 송창섭·사진 이승재 기자 realsong@moneyro.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