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Traviata Carmen
해는 한국 오페라가 탄생한 지 60주년이 되는 매우 뜻 깊은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 최초의 오페라였던 ‘춘희(라 트라비아타)’와 조르주 비제의 역작 ‘카르멘’이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공연된다. 모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되는데, 얼마 전 있었던 예술의 전당 화재 사고 이후 침체된 오페라의 공연을 활성화하고 민간 오페라 단체를 지원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되는 것이다.‘콘서트 오페라’라는 형식은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우리 정서엔 자칫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오페라를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퓨전화한 새로운 형식의 오페라라고 보면 된다. 원래 명칭은 ‘오페라 콘체르탄테(Opera Concertante)’라고 하며 연주회 형식의 공연을 말한다. 주로 바로크 시대에 많이 올려졌던 형태다. 무대 세트나 의상 없이 전곡을 들려주는 것이다. 형식적으로 무대를 제작하기보다는 장소에 구애 없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음악 중심으로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주역 조역 등이 전부 나와 전곡을 들려준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적으로 콘체르탄테라는 표현보다는 콘서트 오페라는 형태로 많이 불리게 됐다.3월 1일에 공연될 ‘카르멘’은 콘서트 오페라 형식에 간단한 무대 세트를 갖추고 연극배우들의 연기도 볼 수 있도록 좀 더 다채롭게 꾸며진다. 방정욱이 연출을 맡은 이번 공연에는 메조소프라노 김현주가 카르멘 역을 맡고, 테너 강무림이 돈호세, 소프라노 김경희가 미카엘라, 그리고 바리톤 고성현이 에스카미요 역을 맡는다. 배우 유지인이 해설을 맡아 전체 작품과 중요한 아리아 등에 대해 설명해 주면서 작품의 품격을 한층 높일 예정이다.또한 일반인이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꼈던 기존의 오페라 형식을 탈피해 연극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와 세계무대에서도 당당히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최고의 성악가들의 연주가 함께 어우러져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카르멘’은 37세에 요절한 프랑스 천재 작곡가 비제의 작품으로 그의 최대 걸작일 뿐만 아니라 모든 오페라에서도 가장 자주 연주 곡목에 오르는 가극 중 하나다. 남유럽의 풍부한 지방색과 정열적이며 이국적인 정서는 이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탈리아 출신 오타비오 마리노가 지휘하고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다음 날인 2일에 공연될 작품인 베르디 오페라 ‘춘희(라 트라비아타)’는 1948년 국내 초연된 한국 최초의 오페라라는 점에서 한국 오페라 60주년을 기념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번 공연은 정상의 성악가 소프라노 김은주, 테너 이원준, 바리톤 김영주, 메조소프라노 이현정이 열연한다. 한국 오페라의 산증인 베이스 오현명이 출연해 무대를 빛낸다.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동서양오페라단이 열연을 펼치게 되며 ‘Lola 플라멩코무용단’이 정열의 플라멩코를 선보인다. 라 트라비아타의 화려하지만 비련의 사랑 이야기는 최승한의 지휘와 김창래의 연출로 진행된다. 앞으로 이러한 콘서트 오페라의 레퍼토리가 점점 늘어나 올해엔 ‘사랑의 묘약’, ‘리골레토’도 선보일 예정이다. 대형 오페라와는 다른 새로운 형식의 콘서트 오페라는 기존의 오페라 마니아와 클래식 애호가들의 사랑을 두루 받을만한 강력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공연 일시 : ‘카르멘’ 2008년 3월 1일(토) 오후 8시‘라 트라비아타’ 2008년 3월 2일(일) 오후 8시공연 장소 :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공연 문의 : 카르멘 (051)740-5750, 라 트라비아타 (02)2232-1148Play Review평 임대 아파트의 독거노인 황가가 환갑을 맞자 동갑내기 노인 맹가가 축하 케이크를 내민다. 촛불은 단 하나. 황당해하는 황가에게 맹가 왈. “인생은 60부터니까.”노인 인구가 많은 고령 국가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60세는 더 이상 노인이 아니다. 그런데도 마땅히 하는 일 없이 일손을 놓아야 하는 그들의 삶은 팍팍하다. 그걸 보는 젊은 세대들 또한 괜히 죄스럽다. 실버 세대가 사회의 커다란 숙제로 남은 요즘 연극 ‘아주 특별한 초대’가 우리에게 남기는 메시지는 그 어느 때보다 묵직하게 다가온다.하지만 시종일관 이 연극의 두 노인네는 엉뚱하고 발랄하다. 그들의 삶을 우울하기보다는 긍정적이고 밝게 풀어나가려는 노력은 작품 곳곳에서 엿보인다.공연은 카바레에서 시작된다. 알록달록 현란하지만 영락없이 촌스러운 불빛들. 무명가수 ‘이사람’이 무대 양복에 백구두까지 맞춰 신고 나와 불러 제치는 ‘엽전 열닷냥’은 관객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장년층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이후 나이트 웨이터가 나와 극 소개를 시작한다. 그리고 맹가의 등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연극의 막이 오른다. 60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카바레 쇼 안에 또 한 편의 극 공연이 들어가 있는 액자식 구성을 보여준다. 2002년 ‘황가맹가’라는 제목으로 초연됐으며 장기간 공연으로 작품을 다듬어 앙코르 공연에 돌입했다.가족의 해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 작품은 혈연관계에서 벗어나 꾸려지는 노후의 새로운 가족 형태를 보여준다. 노년층이 겪을 수 있는 외로움을 희화해 표현하고 중간 중간 애드리브로 해학과 풍자를 일삼는다. 맹가가 황가에게 문득 “숭례문 니가 그런거지?”라고 말할 때 관객들은 개연성 있는 비극에 웃을 수밖에 없는 무기력함을 깨닫기도 한다.티격태격 싸우던 황가와 맹가는 극 후반부에 이르러 서로의 결점을 보듬고 동반자로 살아가기로 한다. 결국 우리 시대 노인들에게 필요한 건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말벗이라도 해주며 인생을 함께 나눌 친구임을 시사한다. 연극 ‘아주 특별한 초대’는 페이소스 가득한 ‘신파’ 없이 노인의 삶을 현재진행형으로 보여준다. 젊음의 대학로가 중장년층에게 선사하는 특별 초대장인 셈이다.공연 일시: 2008년 4월 6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 7시/ 공휴일 4시(월요일 쉼, 3월 1일 4시 7시 공연)공연 장소 : 서울 대학로 소극장 예술정원(극단 예지인 제작)공연 문의 : (02)762-0530김지연 기자 jykim@moneyro.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