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에서 오드리 헵번이 착용했던 목걸이를 기억하는가. 화이트 다이아몬드 리본이 티파니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있는 그 목걸이는 잔 슐럼버제가 특별한 다이아몬드로 제작한 것이다. 영화만큼이나 아름다고 매혹적이다.우아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주얼리 디자인으로 유명한 티파니는 전 세계 그 어느 브랜드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오랜 세월 사랑받았다. 티파니 고유의 ‘미국적인 스타일’은 도시인의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담고 있다.디자인뿐만 아니다. 최상급 원석만을 사용하고 특별한 세팅 기술을 갖춘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티파니의 반지 제품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결혼반지로도 입지를 굳혔다. 흔히 티파니 세팅 또는 육지 세팅이라고 불리는 세팅법 덕이다. 1886년 개발된 이 다이아몬드 세팅 기술은 백금으로 된 6개의 발이 다이아몬드를 떠받치고 있는 디자인을 뜻한다. 2000년에 선보인 루시다 반지는 이 세팅의 전통을 잇는 명품으로 평가되고 있다.이처럼 독특한 디자인 세계를 펼치는 티파니는 처음부터 주얼리 회사는 아니었다. 1837년 뉴욕에서 찰스 루이스 티파니와 존 영에 의해 창업된 티파니사는 초창기에는 학용품 및 도자기 등을 취급했으나 보석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점차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티파니사는 1800년대 후반에 다이아몬드상으로 주목을 받았다. 1848년 파리에서 루이 필립 왕에 대한 저항으로 정치적 소요가 있는 동안, 이 회사는 많은 양의 보석을 사들였다. 1887년 프랑스 왕관 보석 판매 시 티파니는 유제니 왕후의 으리으리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사들였다. 이 목걸이는 판매에 나온 가장 멋진 싱글 품목으로 예전에 마자린의 소유였던 4개의 다이아몬드와 기타 여러 다이아몬드로 돼 있었다. 결국 티파니는 총 69개 중 24개를 사들여 최대 바이어로 부상했다. 1956년 프랑스의 천재 디자이너 잔 슐럼버제를 기용하면서 본격적으로 독창적인 주얼리를 선보이게 됐다. 그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옐로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디자인한 ‘버드 온 어 록’은 이번 전시회의 대표적인 작품이기도 하다.티파니 보석전은 2006년 6월부터 2007년 1월까지 영국 런던의 서머싯 하우스의 길버트 컬렉션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2007년 10월부터 12월까지는 보다 많은 전시품들을 추가해 일본에서 개최됐다. 이번에 한국에서 열리는 3번째 전시는 200여 점의 주옥같은 명작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으로 영국과 일본에서 소개되지 않은 작품도 포함돼 더욱 흥미롭다. 티파니가 창립된 1837년부터 오늘날까지 170년간 각 시대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주얼리를 통해 시대 변화에 따른 주얼리 디자인의 변모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오는 3월 28일부터 8월 말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과 부산 박물관에서 개최된다.김지연 기자 jykim@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