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다’ 싶은 운용 수단은 없고 투자에 따른 리스크는 커졌다. 이 때문에 목표 수익률을 낮추고 분산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자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동조화가 나날이 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분산 투자가 막연히 펀드를 쪼개고 운용 자산을 나누는 방식이라면 ‘분산’만 했지 ‘리스크’는 고스란히 안고 가기 십상이다.예컨대 주식형 펀드만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흔히 국내와 해외 펀드에 5 대 5 정도로 분산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 증권사의 분석에 따르면 MSCI(미국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세계주가지수)와 코스피(KOSPI)의 상관계수는 무려 0.79에 이르고 있다. 두 변수의 상관계수가 1이라면 완전히 동일하게 움직이는 관계이며, 마이너스 1이라면 정반대로 움직이는 관계라고 볼 때 0.79의 상관계수는 국내와 해외 주식시장이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 주는 수치다. 주식시장 안에서의 분산 투자가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효과적인 분산을 위해 고민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원자재와 같은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 펀드는 이런 관점에서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 위 연구에 의하면 실물 자산과 주식의 상관관계는 마이너스 0.44다. 주식시장이 횡보하거나 후퇴할 때 상품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은 오히려 커지는 것이다.상품 펀드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투자 대상은 금이다. 국제 금값은 지난해 9월 이후에만 온스당 668달러에서 900달러 수준으로 30% 이상 올랐다. 그야말로 금값이 ‘금값’이다.금뿐만 아니다.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원유와 페루 광산 파업의 영향을 받고 있는 구리, 농산물 인플레의 주범(?)인 콩과 옥수수, 밀의 가격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는 지난 한 해 동안 20%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다.물론 상품 펀드의 변동성은 주식시장 못지않다. 아니 오히려 더 크다. 가격에 대해 수요가 너무나 비탄력적이기 때문이다. ‘상품’의 변동성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투자자라면 DLS(Derivatives Linked Securities)가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ELS(Equity Linked Securities)가 그 기초 자산을 주가와 주가지수에 한정하고 있다면 이를 금·원유 등의 원자재, 커피 설탕 돈육 등의 농축산물로 확대한 DLS는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시중금리 이상의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해 준다.ELS 또한 여전히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삼성SDI나 기아자동차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한 ELS가 원금을 까먹으면서 ELS의 인기는 전보다 훨씬 못해졌지만 최근에는 Knock-in Barrier(원금 보장 기준)를 완화하고 조기 상환 기회를 확대한 다양한 ELS 상품이 선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초 자산으로 변동성이 높은 개별주식이 아니라 코스피나 닛케이지수 등 비교적 안정적인 주가지수를 사용하고 있는 ELS 상품은 주가 조정기의 투자 대안이다.다만 분산 투자하는 경우 ‘분산’의 목적이 높은 수익이 아니라 위험 회피에 있음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시장 상황이라면 기대 수익률은 ‘정기예금+α’, 즉 10% 내지 10% 초반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수익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라면 어떻게 할까. 이런 사람들을 위해 ‘톰 소여의 모험’으로 유명한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그는 투자 전문가로서도 상당한 능력을 발휘했다)이 준비한 익살스러운 대답이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아라. 그리고 그것을 잘 지켜보라.” 물론 그 결과는 각자의 책임이다.김상윤하나은행 목동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