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젊은 남자와 미혼 여성의 이름 끝에 군(君)과 양(孃)을 붙여 부르는데, 본래 군은 ‘임금 군’이나 남자의 이름 뒤에 쓸 때는 임금이 아닌 그저 남자라는 뜻으로 쓰이며, 양은 ‘아가씨 양’이므로 미혼의 여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양은 낭자(娘子: 소녀의 존칭)라는 뜻으로 낭(娘)과 혼용돼 오다가 여자의 성이나 이름 끝에 붙여 미혼의 처녀를 뜻하고, 요즘 흔히 쓰이는 미스(Miss)를 의미한다. 다만, 군의 뜻은 좀 더 다양하고 깊어 한번쯤 검토해 볼만하다.표의 문자인 한문은 뜻푸이 없이는 오용을 야기한다. 군의 사전적 의미는 ①임금 ②남편 ③군자 ④봉작 ⑤그대 ⑥자네 등이다. 요새는 친구나 아랫사람에게 친근하게 쓰이지만 옛날에는 서출(庶出) 왕자나 가까운 종친, 또는 공로가 있어야 주던 작위(봉작)였고, 또 연산군(燕山君), 광해군(光海君)처럼 왕위에서 쫓겨나면 군으로 강칭되기도 했다. 문자의 형성은 윤(尹)과 입구(口)가 결합된 것이다. 윤(尹→군은 변음)은 손에 무엇을 든 형상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모습이고, 구(口)는 입→말→기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군은 하늘에 기도하여 하늘의 뜻을 이어받아 천하를 통치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래서 군공(君公)은 임금, 군권(君權)은 왕권, 군도(君道)는 임금이 지켜야 할 도리, 군령(君令)은 임금의 명령, 군림(君臨)은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이처럼 군은 하늘처럼 강력한 세력과 영향력을 가지는 지배적인 위치를 뜻하고, 단순히 임금이란 표현이 아니라 ‘하늘에 기도하여 하늘의 뜻을 이어받아 천하를 다스리는 지배자’를 말한다. 또 군자(君子)란 학덕이 높은 존경스러운 사람을 일컫는 말로 통용되나, 본래 군은 ‘임금 군’으로 절대자를 뜻하고 자(子)는 ‘아들자’로 아들 또는 자식들을 의미한다. 따라서 군자(君子)란 ‘군(절대자)의 자손들’이라는 복수 개념이다. 예로부터 군자는 ‘단군(檀君)의 후손’을 의미했다. 단군은 환웅(桓雄)의 아들이요 환인(桓因)의 손자다. 환인은 하느님의 아들(삼국유사 참조)이며 하늘의 음사(音寫)이니, 즉 군자의 의미는 ‘하늘의 자손’을 뜻한다.한편 중국은 우리를 군자지국, 동방예의지국 또는 동이(東夷)라고 불렀다. 우선 이(夷)의 사전적 해석을 보면 ‘①평탄하다 ②동방인 ③온화하다 ④크다’는 뜻인데, 우리가 스스로 ‘오랑캐 이’라 폄훼함은 아이러니(irony)하다. 기원전 공빈(공자의 7대손)의 동이열전(東夷列傳)에 우리를 ‘군자의 나라’로 예찬하고 ‘할아버지 공자가 중국에 도(道)가 행해지지 않으니 군자의 나라인 동이에 가서 살고 싶어 했다’고 한 기록이 있다. 서기 100년께 후한의 허신이 쓴 한자의 최초 사전인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이(夷)는 평평하다(平)는 뜻이며 대(大)와 궁(弓)으로 되어 있고 동방인’이라 했으며 ‘동이는 활 잘 쏘는 동방의 어진 사람들로 죽지 않는 군자불사지국(君子不死之國)’이라고 했다. 군자불사지국은 ‘학덕이 높은 불사국가’가 아니라 ‘죽지 않는 천손의 나라’를 의미한다.예로부터 군자불사지국이며 천손(군자)의 나라라고 예찬해 온 중국이 요즘 들어 동북공정이라는 역사 왜곡을 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동이를 다른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존경과 흠모의 대상으로 여긴 것은 동이, 즉 우리 민족을 ‘하늘의 자손’ ‘군자의 나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 사상은 고조선 고구려 발해로 계승돼 왔다. ‘단군’은 중국 문헌에 나오는 실존 인물이며 중국의 ‘요’임금과 같은 때라는 기록이 있으나 우리는 국가 병란과 일제 36년을 거치면서 사료들이 소실돼 상고사를 밝혀줄 자료가 제한적이다. 국내외 사료를 종합적으로 연구, 민족의 뿌리요 반만년 역사의 절반인 고조선을 복원하고 단절된 부여와 고구려 등 우리의 뿌리를 시급히 되찾아야 한다.하중호칼럼니스트한국투자자문 대표 역임성균관 유도회 중앙위원(현)www.cyworld.com/ke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