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사업 다각화… 한국기술산업
한국기술산업 에너지개발 본부장 구자준 부사장은 “산업의 특성상 안정적인 원료 공급과 지속적인 생산을 위한 광구 확보 및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성공 요인”이라며 “이번에 인수하는 웸코를 통해 양질의 노천 광구와 비투멘(Bitumen) 생산에 필요한 기반 시설, 플랜트 등을 확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에서 오일샌드 유전 개발 사업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한국기술산업에는 전략적으로도 매우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웸코는 1946년에 미국 유타주에 설립된 자원 개발 회사다. 1998년 미국 굴지의 에너지 회사인 미시간 파워사와 함께 합작법인 ‘크라운 아스팔트 리즈’를 설립, 오일샌드 유전 개발 상용화를 준비했다. 이후 2005년에 크라운 아스팔트 리즈를 웸코의 자회사로 편입했다. 최근 고유가가 지속되자 미국 내 오일샌드 개발에 대한 사업성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러 오일샌드 관련 회사들이 이 회사 인수를 위해 각축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웸코의 광구는 760에이커(약 310만㎡, 여의도 면적의 약 3분의 1)의 면적에 캐나다는 물론 미국 내 다른 지역의 오일샌드와 비교해 노천 채굴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최상의 오일샌드 광구로 평가받고 있다는 게 한국기술산업 측 설명이다. 이 광구는 약 5400만~6000만 배럴 이상의 중질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매장량은 미국의 소하이오사(Standard Oil of OHIO)(현 브리티시 페트롤리엄)의 정밀 실사에 의해 밝혀졌고 세계적인 채굴 컨설팅 업체인 노웨스트(Norwest) 등 공인된 기관을 거쳐 검증됐다.문제는 이 같은 호재성 재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 회사의 실적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오일샌드 사업 진출 소식에도 불구, 지난 한 해 동안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였다. 적자 기업의 자원 개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그만큼 취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10월 결산법인인 한국기술산업은 지난해(2006년 11월~2007년 10월) 영업 손실이 42억3600만 원으로 2006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매출액은 146억47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79.9% 늘었으나 당기 순손실은 94억4600만 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웸코 인수를 통한 광구 확보에 힘입어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기술산업 측은 2008년에 중질유 생산 매출액 5200만 달러(배럴당 65달러 기준)를 시작으로 2009년에 3억2200만 달러, 2010년에 4억8700만 달러를 예상 매출액으로 제시했다. 2011년에는 2억4800만 달러의 합성유 생산을 통한 추가 매출액 2억4800만 달러(배럴당 90달러 기준)를 창출, 총 7억43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지난해까지 실적과 괴리가 너무 커 아직 시장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결국 얼마나 빨리 오일샌드를 통한 매출과 이익을 가시화하느냐가 향후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문일 한국기술산업 대표는 “지난 1년여간 자원 종주국인 미국에서 오일샌드 유전 개발 기업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밤낮없이 달려왔다”며 “이러한 열정에 미국 현지인들이 매우 우호적으로 변할 수 있었고 웸코를 인수함으로써 오일샌드 유전 개발 사업도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한국기술산업은 오일샌드 중질유(비투멘) 상업 생산 시험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웸코의 최종 인수 및 설비 정비 기간을 최대한 앞당길 예정이다. 또 상업 생산 후 오일샌드 광구 가격이 상승할 것에 대비, 최소 2억5000만~3억5000만 배럴의 경제성 높은 오일샌드 광구도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이문일 대표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