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미래에셋증권

래에셋은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렇다. 창업한 지 불과 10년 만에 국내 자산운용 업계의 확고부동한 1인자로 부상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미래에셋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 그룹들이 포진해 있는 증권 보험 분야에서도 메이저 플레이어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성장세를 보면 그야말로 어지러울 정도다.사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는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그룹의 모태는 운용사다. 운용업으로 출발해 증권, 보험, 캐피털 등으로 잇따라 영역을 확대했다. 대기업 그룹들과 매머드급 은행들 중심의 다른 금융그룹들과는 구조가 판이하게 다르다. 혹자는 자본시장의 구조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을 가진 회사가 바로 미래에셋이라고 말한다. 사실 미래에셋은 운용업 중심의 회사로 출발한 만큼 자본시장의 흐름을 어떤 금융 회사보다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1998년 국내 최초 뮤추얼 펀드 판매를 시작으로 최초의 부동산 펀드와 PEF(사모 투자 펀드) 도입, 적립식 펀드 대중화 등에 앞장서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을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매김해 왔다. 특히 최근 국내 금융 및 증권업계의 화두로 등장한 해외 자본시장 진출에서도 미래에셋은 맨 앞에 서 있다.여기에다 미래에셋은 ‘사람’에서도 차별화돼 있다. 금융업은 대표적인 사람 중심의 장사다. 미래에셋은 창업 멤버를 비롯한 조직의 상층부가 모두 운용업에 정통한 사람들이다. 국내 자본시장 최대 파워맨으로 불리는 박현주 회장은 그 정점에 있다.이 때문에 미래에셋의 앞날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리는 시각이 많다. 지금의 경쟁력을 유지한다면 향후 자본시장에서도 선두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의 명품’ ‘차세대 리딩뱅크’ ‘자본시장 성장의 아이콘’ ‘부(富)의 미래’ ‘한국의 피델리티’ 등 미래에셋에 붙는 수식어들만 봐도 이 같은 분위기는 쉽게 짐작이 간다. 전문가들에게 증권주 가운데 성장 유망주를 꼽아달라고 하면 미래에셋증권이 빠지는 경우가 없다.미래에셋금융그룹의 이 같은 강점은 주식시장에서 모두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발현되고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상장된 기업이 바로 미래에셋증권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미래에셋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은 모두 미래에셋증권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가치를 반영하는 창(窓)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최근 증권주 가운데 미래에셋증권 주가가 가장 돋보이는 상승세를 보여 온 것도 이 같은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최근 1년간 3배 가까이 올랐다. 주가도 증권주 가운데 가장 비싸졌다. 시가총액도 6조7700억 원(1월 14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증권(5조3500억 원) 대우증권(4조8900억 원) 등 대형사들을 모두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증권 업종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증권의 가치는 앞으로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증권업의 밸류에이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자본시장통합법이 출범하게 되면 확실한 강점을 가진 미래에셋이 더욱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은 그동안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금융의 역사를 써왔고, 지금도 쓰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도 과거 최고 수준을 지속적으로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주식으로서의 미래에셋증권은 어떤 강점을 갖고 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자.미래에셋증권은 우선 수익 구조에서 다른 증권사들과 확연하게 차별화돼 있다. 흔히 증권사들의 수익원이 뭐냐고 물으면 브로커리지(주식 위탁 매매) 수수료 수입을 먼저 떠올린다. 실제 국내 대다수 증권사들의 경우 수입의 60∼70% 정도가 브로커리지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다르다. 2007년 상반기(4~9월) 기준 순영업수익 중 브로커리지 수입 비중은 20%대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자산관리 부문이 30%로 가장 많고 이자 손익과 상품 운용 수익 비중도 각각 20%대로 상당히 균형 잡힌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이익 안정성과 수익 다각화가 대형 증권사 중 가장 진전돼 있다.이 같은 앞선 수익 구조는 운용업 중심의 증권사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다시 말해 미래에셋은 다른 증권사들의 약점인 펀드 판매를 브로커리지와 절묘하게 연결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 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판매 채널로서의 펀드 판매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 약정 가운데 40%를 소화하는 데 따른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이 서로 연결돼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펀드 판매에서 미래에셋의 강점은 그야말로 위력적이다. 이를 단적으로 입증하는 지표가 있다. 미래에셋 지점 수는 은행 업종 1등인 국민은행 지점 수에 비해 불과 10분의 1밖에 안 된다. 하지만 미래에셋 지점을 통해 판매되는 주식형 펀드는 국민은행을 통해 판매되는 주식형 펀드와 맞먹는다.박은준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지도가 높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압도적인 펀드 시장 지배력이 브로커리지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는 쉽게 와해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은 탁월한 고객 장악력과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최대한 활용해 가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어 자산관리형 수익 모델에서 독보적인 지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여기에다 자본시장 변화 방향도 미래에셋에 갈수록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퇴직연금 도입 등을 계기로 국내 자본시장이 간접 투자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산운용 시장에서 미래에셋의 독주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자산운용 시장에서의 양극화 현상과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은 미래에셋그룹의 판매, 유통 채널을 담당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 성장성을 배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수익성과 함께 성장성 면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3년 전인 2005년 초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불과 2455억 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오는 3월이면 1조7414억 원으로 늘어난다. 3년간 무려 609.1% 성장한 것이다. 연율로 계산해도 연 92.8%의 성장률이다. 아무리 자본시장이 초호황기라 하더라도 이 같은 성장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더구나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0%대로 증권업계 최고 수준이다. 자본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ROE가 높다는 것은 투입한 자본 대비 수익성과 레버리지 효과가 그만큼 우수하다는 얘기다. 미래에셋이 최근 2년간 대규모 유상증자와 CB(전환사채) 발행 등을 주주 반대 없이 무난하게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도 자본 효율성이 높았기 때문이다.해외 진출은 미래에셋증권의 또 다른 성장 모멘텀이다. 사실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너도나도 해외 진출을 부르짖고 있지만 국내에서 1등을 하지 않고 해외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미래에셋증권은 철저히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펀드의 수출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모회사 격인 자산운용은 국내 펀드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데 이어 싱가포르 홍콩 인도 상하이 영국 등에 운용사를 세워 현지에서 펀드도 판매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미 13조 원이 넘는 해외 펀드 자금을 운용하며 아시아 자본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한다.미래에셋증권은 이 같은 운용사의 막강한 파워를 등에 업고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먼저 진출해 펀드 판매의 터를 닦아 놓으면 증권이 따라서 진출해 펀드 유통으로 승부를 거는 식이다. 준비된 진출이니 만큼 현지에 나가자마자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된다.아무런 준비 없이 나가 맨바닥부터 훑어야 하는 다른 증권사들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박선호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산운용사의 선(先)진출, 증권사의 후(後)진출이라는 독특한 전략을 통해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시장으로의 빠른 진출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있다”며 “특히 주식 영업에 국한된 해외 진출에서 탈피해 국내 핵심 인력 파견을 통한 시장 개척과 차별화된 수익 창출 전략은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의 역할모델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물론 리스크 요인도 있다. 무엇보다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펀드 판매에서 특정 자산에 편중돼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전체 펀드 판매에서 주식형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는 증시가 상승 국면일 때는 펀드 판매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급격하게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개인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개인의 펀드 수익률에 대한 민감도는 지수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시가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는 판매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펀드 판매에서 계열 자산운용사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안정적인 실적의 배경이 되지만 거꾸로 보면 이 또한 위험 요인일 수 있다.여기에다 외국에 비해 비싼 국내 펀드 판매 수수료는 향후 인하되는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이는 펀드 판매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증권의 수익 기반을 훼손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현행 수수료 체계는 판매사와 운용사가 7 대 3의 비율로 수수료를 나누는 형태로 돼 있다. 이 가운데 판매사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 부분이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 자본 규모에 비해 아직 열세에 놓여 있는 IB(투자은행) 사업부문을 보강해야 하는 것도 미래에셋증권의 과제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리스크 요인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의 장기 고성장 가능성은 매우 밝다고 보고 있다.정보승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위기 때마다 남다른 리스크 관리력을 발휘하며 항상 ‘최초’와 ‘최고’의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독보적인 입지를 굳혀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10년 후에는 미래에셋 시가총액이 대표 은행주들의 시가총액을 앞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정종태 한국경제신문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