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
“중국 경기의 정점이 올림픽이냐, 아니면 이후에도 고성장세를 유지하느냐. 미국이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아니다. 여름에 저점을 통과한다는 등 글로벌 성장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 경기에 대한 시각차가 향후 증시에 대한 전망 편차를 키우고 있습니다.”“중국은 지난해 하향세를 보였던 경기선행지수가 올 들어 상승 반전됐습니다. 1분기 말이면 완전히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입니다. 즉, 올림픽 이후에도 강도는 다소 완화되겠지만 지속적 고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얘기입니다. 미국은 경기 둔화 강도가 강해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사태의 여진을 가늠할 수 있는 고용 지표가 핵심 변수인데 최근 고용 지표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3차례의 금리 인하도 예상한 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통화 정책 효과를 상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 정부가 통화 정책뿐만 아니라 전략비축유 방출 등 보다 적극적 정책을 통한 인플레이션 잡기로까지 시선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그동안 아시아 증시의 디커플링 현상은 미국 경제 둔화에도 불구, 고성장을 유지해 온 중국 경기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께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둔화되면서 미국 등 선진 시장과의 동조화가 다시 강화됐습니다. 올해 미국 증시와의 탈동조화 여부는 상반기 중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얼마나 개선되느냐에 달렸습니다.”“중국과 인도 증시는 단순히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의 적정성 차원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두 나라의 성장성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높았고 유동성 유입도 컸기 때문입니다. 버블에 대한 판단은 두 나라의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을 만큼 글로벌 경제 환경이 유지되는지, 인플레이션과 긴축에도 유동성이 지속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미국의 영향으로 상반기에는 두 여건이 모두 악화되고 있어 1분기까지는 관망이 바람직합니다. 미국이 선거를 앞두고 적극적 경기 부양 정책을 쓸 개연성이 높고 중국은 올림픽 특수에 따른 경기 확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급격한 버블붕괴는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중국 등 이머징 마켓에서 상반기에 주로 체크해야 할 점은 달러화 약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악화 여부입니다.”“올해 저점은 1분기이며 최저점은 1700으로 봅니다. 2003년(소위 중국 경제 주도 시대) 이후 우리나라 경기선행지수가 하강할 때의 경험적 하락률을 반영한 것입니다. 선행지수가 하강 국면이었던 2004, 2006년 증시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는데 올 1분기도 지난해 고점 2100에서 20%(400포인트)가량 하락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어 2분기부터 국내 증시도 회복세를 보일 것입니다. 고점은 3분기 말, 4분기 초 2400선으로 예상합니다.”“지난해 주도주가 원자재 관련 굴뚝주였다면 올해는 소비 관련주가 강세를 보일 것입니다. 특히 중국 관련주들은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수혜주였던 원자재 관련주에서 소비 관련주로 갈아 탈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 굵직한 SOC 투자는 상당 부분 진행된 반면 투자 확대에 따른 소비 증가는 이제 시작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등 대형 정보기술(IT)주가 포스코 등 간판 원자재 관련주 수익률을 앞설 것입니다. 현대자동차도 2분기부터 시장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외국인이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은 이머징 마켓에서 한국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세계 경기 모멘텀은 소비보다 투자에 있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이머징 국가에 비해 소비재 부문이 높아 매력도가 그만큼 반감한 것입니다. 미국 경기 반등과 이에 따른 글로벌 소비 회복에 대한 확신이 들어야 외국인이 돌아올 것입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오더라도 매수 강도는 과거처럼 공격적인 수준에는 못 미칠 것입니다.”글 김형호·사진 이승재 기자 chsan@hankyung.com조익재CJ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고려대 경영학과고려대 경영대학원대우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대우증권 투자전략부 과장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