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자동차를 꼽으라면 무엇을 택하겠는가. 기자는 단연 스웨덴의 볼보를 꼽고 싶다. 추운 지방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답게 볼보는 안전에 대한 생각이 어떤 자동차 메이커보다 투철하다. 경추 보호 시스템, 최첨단 에어백 시스템은 볼보가 세계 자동차 업계에 끼친 커다란 업적이라고 할 만하다. 볼보의 해치백인 올 뉴 V50 역시 겨울과 궁합이 잘 맞는 차다. 그래서 폭설이 내린 1월 초 전남을 시승 구간으로 택했다.우선 외관에는 볼보의 전형적인 디자인이 그대로 가미돼 마치 우락부락한 보디빌더를 연상케 한다. 문 옆으로 5cm가 더 튀어나와 있는데 측면 충돌 시 탑승객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외관만 봐도 아우디, BMW, 렉서스 등 역동성을 강조하는 자동차 메이커와는 추구하는 방향이 다름을 알 수 있다.올 뉴 V50은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센터 콘솔과 문 내부 패널 등에 각종 수납공간을 마련했고 트렁크 용량도 동급 차량에 비해 다소 큰 1307리터나 된다.볼보는 마니아층이 두터운 차다. 안전에 워낙 많은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독일 차와 같은 역동성은 다소 떨어진다. 아우디, BMW의 매력에 젖어 있는 사람들이 볼보를 타면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기어 변속도 독일 자동차에 비해 원활하지 못하다. 남해군 일대를 차로 돌아다녔는데 남해는 섬 내 제한속도가 시속 60km다. 이 때문에 요철이 설치된 구간이 상당히 많다. 올 뉴 V50을 타고 남해군 일대를 돌아다녔는데 승차감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다.올 뉴 V50의 배기량은 2435cc로 6000rpm에서 최고 170마력을 뿜어낸다. 최대 토크는 4400rpm에서 23.4kg·m이다. 준중형 세단에서는 보기 드물게 가로형 5기통 직렬 콤팩트 엔진을 장착해 최고 215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데 180km 이상부터는 속도를 올리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다. 고속 주행 시 차체의 떨림도 약간 느껴진다. 그러나 얼음판이나 눈길에서의 주행력, 제동력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세계 최초로 볼보가 개발한 BLIS는 차량의 양쪽 사이드미러에 소형 카메라를 장착, 주행 시 양쪽 사각지대에 차량 및 오토바이 등의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 차량 내부의 알람 램프가 깜빡이는 안전 시스템이다. 경추 보호 시스템(WHIPS), 측면 보호 시스템(SIPS), 주행 안전 시스템(DSTC) 등 대형 세단에 적용되는 안전장치들도 대거 장착됐다. 차 가격은 3804만 원. 굳이 동급 차량을 꼽으라면 1997cc 4기통 엔진이 장착된 푸조 407SW 2.0을 들 수 있는데 6000rpm에 138마력의 엔진 출력을 내면서 값이 4000만 원인 걸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은 어느 정도 있다. 물론 일본 차 혼다 어코드 2.4(2354cc, 3490만 원)에 비해 값이 다소 비싸지만 편의 장치 등을 감안하면 그다지 큰 차이는 아니다.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