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VIP 멤버십 클럽

상류층 사회에서 호텔 VIP 멤버십 클럽 가입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호텔들도 앞 다퉈 멤버십 클럽을 리뉴얼해 오픈하는 등 최상류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활동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모 대기업 회장 부인인 K 씨는 지난달 시어머니로부터 모 리조트 멤버십 클럽 창립 회원권을 구입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개인 회원권 값이 9000만 원이었던 이 리조트 멤버십 회원권은 판매 개시 두 달 만에 500계좌 모두가 분양이 완료된 상태였다. 이에 K 씨는 리조트 측에 매입 의사를 타진했지만 추가 회원 모집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고급 호텔, 리조트들의 멤버십 서비스는 현재 진화 중이다. 피트니스, 스파, 골프 등 부대시설만을 이용하는 단순 개념을 뛰어넘어 회원들의 친목을 도모하는 한편 투자, 자산 관리, 자녀 교육, 건강과 관련 정보를 교류하는 럭셔리 소셜 클럽으로 의미가 격상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사회에서 소셜 클럽은 오피니언 리더들의 문화, 예술, 비즈니스 정보를 교류하는 공간이다. 인적 교류를 통한 외연 확대에 주력하는 이너서클보다 넓은 개념이다.타워호텔을 리모델링해 6성급 고급 리조트로 개발되는 반얀트리는 ‘지친 영혼의 안식처(sanctuary for senses)’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최고급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남산 자락에 지어지는 반얀트리는 국내 최초의 도심형 리조트로, 철저한 회원제를 기반으로 한 최고급 소셜 클럽을 지향한다. 전 세계에 21개의 호텔, 리조트와 58개의 스파, 69개의 갤러리, 2개의 골프코스를 운영하고 있는 반얀트리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Banyan Tree Club & Spa Seoul)’을 2009년까지 새단장할 계획이다.6만9000여㎡ 대지에 들어서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기존 호텔 동을 50여 개의 스위트룸으로 구성된 주거동으로 탈바꿈하며 골프클럽은 트룬 골프(Troon Golf)가 운영을 맡는다. 트룬 골프는 미국 애리조나에 본사를 둔 세계 최고의 골프 매니지먼트사로 현재 22개국에서 185개의 골프 코스를 운영 중이다.한편 개관에 앞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회원들을 위해 강남구 청담동에 ‘멤버스 라운지’를 연다. 향후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제공될 서비스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이곳에서는 회원들 간의 인적 교류와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글로벌 명품 숍은 물론 정기적으로 아티스트를 초청해 최고급 작품들을 전시하는 갤러리로도 사용된다. 또 국내외 최정상 뮤지션들을 초청한 하우스 라이브 공연과 와인 강좌도 준비 중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회원들의 안락한 시간을 위해 키즈클럽을 운영하는 것도 기획하고 있다.귀하고(Rare), 풍요로우며(Opulent), 세심한(Obliging)이라는 뜻을 가진 W서울 워커힐 호텔의 ‘루(ROO)’도 상류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2개 층에 스파, 수영장, 피트니스클럽, 사우나, 스파 레스토랑 등으로 구성돼 있는 어웨이 스파는 고객들의 호응도가 가장 높은 프로그램이다. 17개의 프라이빗 트리트먼트 룸에서 스웨덴식 마사지, 타이 마사지, 비시 샤워 등 50여 가지의 스파 서비스가 제공된다. 3면이 유리로 돼 있어 탁 트인 조망의 자랑인 실내 수영장과 비거리 250야드, 65타석 규모의 골프 연습장도 고객들이 많이 찾는 시설이다. 그뿐만 아니라 루는 라코스타 리조트 등 세계적인 골프 리조트와 연계, 레슨 클래스, 멤버십 뉴스레터, 호텔 객실, 부대시설 할인 등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선사한다.6성급 호텔을 지향하는 ‘힐튼 남해 골프 앤 스파 리조트’는 호텔 시설도 수준급이지만 바로 앞 얕은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골프코스가 단연 돋보인다. 이 때문에 이 호텔의 멤버십 서비스는 골프 회원권을 기초로 구성됐다는 것이 다른 호텔이나 리조트 서비스와 차별화된 점이다. 19홀로 구성된 골프 코스는 바다와 맞닿아 있거나 바다를 가로질러 샷을 날릴 수 있어 국내 골프 애호가들에겐 환상의 코스로 불린다. 그중 바다 위에 떠있는 섬 형태의 그린을 향해 치는 서비스 19홀은 이 리조트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이 리조트의 멤버십 서비스는 기존 프리미엄 리조트에 골프 서비스를 적절히 접목한 케이스라는 평가다.지난 5월 문을 연 제주 해비치호텔은 여타 콘도 회원권처럼 계좌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개의 객실을 10명의 회원이 이용하는 10계좌 방식으로 판매 중이다. 회원권을 구입한 고객들에게는 해비치호텔이 운영하는 골프코스를 골프클럽 정회원에 준하는 수준으로 제공받으며, 사우나 및 각종 부대시설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남제주군 표선읍에 위치한 해비치호텔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운영한다는 점에서 오픈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이들 멤버십 클럽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회원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얀트리 개발 프로젝트를 맡은 어반 오아시스 정종현 부사장은 “VIP 멤버십 서비스는 호텔 서비스를 투자의 대상으로까지 확장했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