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WM센터의 VVIP 마케팅의 화제

남에서 기업형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민수(가명) 씨는 지난 10월 한강 잠원지구에 열린 하나은행 웰스 매니지먼트본부로부터 ‘초가을 고객 이브닝 행사’에 초청받았다. 이날 행사는 하나금융그룹에 자산을 위탁한 VVIP 고객 34명만을 위해 마련된 것. 특별 고객들을 대상으로 기획된 행사여서 그런지 행사장 주변에는 주최 측이 준비한 보안 요원들이 삼엄한 경비를 폈으며 행사장으로 향하는 길목 초입에서부터 외부인들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다.초가을 하늘의 햇볕이 따사롭게 느껴지는 오후 5시. 한눈에 보아도 멋진 차림의 고객들이 타고 온 최고급 자동차들이 행사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행사의 막이 올랐다. 이들은 각자 담당 웰스 매니저들의 환영을 받으며 리셉션 장소로 안내됐다. 한강 전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진 행사장 내 칵테일 바에서는 각종 칵테일 와인과 모에 샹동 등 샴페인이 제공됐다.철저한 보안 속에 기획된 이번 행사는 국내 처음으로 요트가 VVIP 마케팅에 사용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날 제공된 최고급 요트는 하나은행 웰스 매니지먼트 본부 측이 수개월에 걸쳐 섭외한 끝에 미공개 프라이빗 요트 클럽들로부터 지원받은 것들이다. 이날 고객들이 시승한 요트들은 해외에선 크루저(Cruiser), 럭셔리 요트(Luxury Yacht)로 불리는 것들로, 통상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돛이 달려 있는 세일링 요트(Sailing Yacht)와는 다르다.데크에서 바라보는 한강 위에는 행사장 주변으로 각각 33, 35, 38피트 급 4척의 럭셔리 요트가 이들 VVIP 고객들을 태우기 위해 정박돼 있었다. 또 만약의 사태에 대비, 주최 측이 마련한 구조선까지 준비돼 있었다. 이윽고 김 씨를 비롯한 34명의 고객들은 그룹을 이뤄 담당 웰스 매니저와 함께 4대의 요트에 나눠 타고 68피트급 대형 요트로 옮겨 탔다. 이번 고객 행사에 제공된 요트는 이탈리아 선박 제조 전문 업체인 리바(Riva)사가 제작한 것으로 최고 시속은 38노트(57km)이며 최대 18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이 요트는 AV 시스템, 위성 TV와 항공기에 사용되는 자동항법장치가 탑재돼 있으며 값은 45억 원이다. 객실은 2개, 화장실은 3개가 마련돼 있으며 각 화장실마다 샤워 시설이 설치돼 있다.요트에 타자 김 씨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가 요트를 탄 것은 미국 유학 시절 이후 처음. 국내에서는 물론 한강에서 해외 부호들이 즐기는 요트를 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가을 저녁 노을이 지는 가운데 한강 주변에 하나씩 불이 밝혀지고 황량한 서울의 스카이라인은 어느덧 로맨틱한 야경 속에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요트는 본래 서양의 상류층에서 소수의 가족이나 친구들을 초대해 즐기는 고급 레포츠로, 크기에 따라 선실 내 1~3개의 침실 응접실 부엌 화장실 및 샤워실 등의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요트 투어를 마치고 행사장으로 돌아온 고객들에게는 꿩 경단 전채 요리와 안심 스테이크, 로브스터 꼬리 등 12만 원 상당의 만찬과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등이 제공됐다. 현악 5중주와 남성 8중창단의 음악 연주는 이날 행사에 또 다른 멋을 더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김 씨 역시 오랜만에 경험해 본 요트 승선에 대해 깊은 만족감을 표시했다.하나은행이 기획한 이번 행사는 VVIP 마케팅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보여준 각 금융사들의 VVIP 마케팅은 명품 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공동 행사, 음악회, 골프 대회 주최 등에 그쳐 왔다. 그러나 이번에 하나은행이 마련한 요트 행사는 그중에서도 고객들을 선별해 최고급 레포츠인 요트를 시승케 했다는 점에서 기존 PB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상윤 하나은행 웰스 매니지먼트 본부장은 “최근 2~3년 사이에 국내 상류층 사이에서 골프를 대체할 새로운 문화 코드로 요트가 소개되고 있다. 비공개 요트 클럽이 생겨나거나 형성 중에 있어 내년 경에는 본격적으로 국내에 럭셔리 요트 문화가 소개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글 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