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교토의 참맛, 치요노유메
본 교토에 가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이런 느낌이리라. 좁은 골목, 그리고 곳곳에 흐르는 강줄기들. 교토의 좁은 골목을 연상시키기 위해 ‘일부러’ 한 사람이 겨우 드나들 정도로 입구의 폭을 좁혔고, 강을 상징하려 구석구석에 물줄기들이 흐르도록 했다. 또한 강이 많고 햇빛이 강렬한 교토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강에 반사된 아지랑이를 표현하기 위해 흐르는 물에 조명을 쏘았다. 은유적으로 감성을 불어넣은 인테리어가 이곳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이로 하여금 교토를 오롯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일본 전통 요리 와쇼쿠(和食)를 본격 선보이는 ‘치요노유메’가 삼청동에 오픈했다.독특한 것은 인테리어만이 아니다. 흡사 일본에 온 듯한 착각은 서비스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VIP 전용 레스토랑을 표방한 만큼 서비스가 극진하다.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은 일본 여성들이 무릎을 꿇고 조심스레 내오는 요리는 다다미방에 편히 앉은 손님을 어리둥절하게 만들 정도다. 코스 요리가 진행되는 내내, 손님의 니즈를 끊임없이 묻는다. 아름다운 미소와 함께. 이렇듯 깍듯한 예절 교육은 직원 모두를 일본 국제호텔에서 직접 훈련시킨 결과다. 직원들은 일본인이거나 일본어를 전공한 사람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간혹 한국어를 잘못 알아듣는 일본 직원의 귀여운 실수도 보게 된다. 하지만 기분 나쁘기는커녕 식사 분위기가 즐거워진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비즈니스 식사에 ‘아이스 브레이킹’ 효과를 줄 수도 있겠다.정통 와쇼쿠를 지향하기 때문에 요리사 팀도 모두 일본인으로 구성했다. 특히 35년 경력의 도쿄 출신 오무라 준이치(54) 총주방장이 코스 요리를 통해 선보이는 퍼포먼스는 다른 곳에선 제공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총주방장이 룸에 직접 들어와 일대일 서비스를 해주는 것. 손님들의 눈앞에서 초밥을 만들어 손수 접시에 올려주며, 직접 튀겨낸 튀김을 바로 올려주기도 하고, 가열된 돌판을 가지고 와 그 자리에서 바로 고기를 구워주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코스의 종류에 따라 변화된다. 또한 일본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생 와사비를 눈앞에서 직접 갈아 준비해 준다. 덕분에 와사비가 전혀 맵거나 독하지 않다.코스가 시작됐다. ‘화식’답게 요리의 아름다운 모양새가 우선 식욕을 돋운다. 첫 번째로 나온 전채는 전복과 전복내장 구운 것, 참치를 살짝 데친 것, 장어, 그리고 계란찜으로 구성된다. 그다음 서빙된 활어회 모둠은 입에서 녹는 참치 뱃살, 연어알과 한치, 학꽁치 등으로 이뤄졌다. 함께 나온 맑은 조개국은 바닷물을 통째로 마시는 듯 짭조름하면서도 시원하다. 그 다음 새우, 송이버섯, 밤, 튀김 등을 맛볼 수 있다. 삼치구이가 나온 후 기다리던 초밥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일본 주방장이 직접 들어와 반갑게 인사하고 원하는 재료를 물어 즉석에서 초밥을 만들어줬다. 한 번에 잡는 밥알 수는 꼭 2500개라고 했다. 참치 뱃살, 도미, 오징어, 피조개 초밥을 내주고 원한다면 양껏 더 먹을 수 있도록 추가로 만들어준다.일본 요리와 궁합이 맞는 술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 가장 비싼 술은 바로 스페인 코냑인 ‘콩테 드 가베이(conde de garvey)’다. 한 병에 무려 2500만 원. 1년에 13병만 한정 생산되며 귀족들이 즐기는 최고가의 술이다. 이 밖에도 시원한 일본산 생맥주에서부터 한국에 입고되지 않은 100여 가지 와인을 선보인다. 일본 요리에 어울리면서 뒷맛이 개운한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선별해 준비해 두고 있어 일본 정통 요리와 여러 가지 와인의 조화를 다각도로 느껴볼 수 있다. 좌석은 총 52개. 몇 자리 안 되는 바를 제외하고는 모두 7개의 룸으로 구성돼 있으며 룸마다 일본 역사상 존재했던 다양한 시대의 이름이 붙여져 있다. 타협하지 않는 정통 일식의 맛과 극진한 서비스로 중요한 비즈니스 식사 자리에 잘 어울리는 식당이다.1. 특선 가이세키 사시미 일본 도쿄에서 일주일에 두 번 직접 공수해 오는 일본산 마구로의 등살과 뱃살을 중심으로 광어 등 다양한 생선회로 이뤄진다. 2. 3. 4 점심 벤토위치 서울 종로구 삼청동 15-2, 2층 전화 (02)737-9211 오픈 점심 11:30~14:30, 저녁 18:30~22:00 가격대 가이세키 코스(디너) 18만 원/ 25만 원/ 40만 원, 점심 벤토 4만5000원, 도미 머리 조림 5만2000원, 덴푸라 튀김 세트 4만 원 주차 가능글 김지연·사진 이승재 기자 jykim@moneyro.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