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공약품 및 특수렌즈 판매업체…삼영무역
년간 연속으로 흑자를 내고 있는 회사가 있다. 10년, 20년도 아니고 무려 35년이나 연속으로 흑자를 낸다는 것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도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일이다.그 주인공은 바로 삼영무역이다. 화공약품과 보정 렌즈 유통 전문 기업인 이 회사는 안정적인 영업 구조를 바탕으로 흑자만 내 온 알짜 기업이다. 작년에는 순이익 84억5000만 원을 기록했고 직원 1인당 1억400만 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로써 2003년(1억1100만 원), 2004년(1억500만 원), 2005년(1억3300만 원)에 이어 4년째 직원 1인당 1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했다.삼영무역은 1959년 설립된 국내 유수의 케미컬 전문 회사다. 198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삼영무역은 기초 석유화학의 유도체인 화공약품을 국내외 제조업체에 공급하는 화공약품 무역 도매업을 주로 하고 있다.또 자회사를 통한 안경 렌즈 판매업도 주요한 사업 중의 하나다. 미쓰비시(Mitsubishi), 마루베니(Marubeni) 등 세계 유수 업체와의 협력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왔다. 이런 견실한 경영 전략 덕분에 창업 첫해를 제외하곤 작년까지 35년 연속 흑자를 일궈 내고 있는 것이다.삼영무역의 가장 큰 사업부는 역시 매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화공약품 판매 부문이다. 페인트 시너 잉크 합성피혁 등 다양한 제조 공정에 활용되는 유·무기 화학 원료를 취급하고 있다. 최근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국내 시장에서는 성장력이 다소 둔화된 상태다.하지만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으로 제2의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으로 인한 수요 증가, 삼영무역의 적극적인 영업망 확대 등으로 올 상반기 화공약품 판매 부문 매출액은 815억 원에 달했다.이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안경 렌즈 사업은 렌즈 소비 형태의 고급화와 최첨단 렌즈 개발 등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이 부문의 성장세도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삼영무역의 가장 큰 매력은 안정적인 사업 기반에다 우량하고 성장성이 높은 자회사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영무역은 1988년 기업공개 이후 자회사를 늘려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지주회사 형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11월 초 현재 에실로코리아(지분율 49.8%) 삼한산업(100%) 뉴토펙스(100%) 한국큐빅(17.5%) 삼명정밀(100%) 파이오락스(32%) 삼명정밀가흥유한공사(6.4%)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자회사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우량하다. 특히 세계 1위 렌즈 생산 업체인 프랑스 에실로사와 합작으로 설립한 (주)에실로코리아는 성장성이 돋보인다. 이 회사를 통한 지분법 평가이익만 40억 원대에 이른다. 이런 탄탄한 기반을 구비하고 있는 삼영무역은 업계에서 ‘숨은 진주’로 불린다.우량 자회사들의 선전으로 삼영무역은 영업이익보다 경상이익이 훨씬 큰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005년부터 삼영무역의 배당금 수익과 지분법 이익은 크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45억 원에 불과했던 영업외 수익이 2년 새 98억 원까지 불었다.지분법 대상 법인인 에실로코리아 한국큐빅 삼명정밀 파이오락스로부터 2006년 발생한 지분법 평가이익은 54억 원에 달한다. 2007년 상반기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74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영업외 이익 규모는 약 58억 원에 이르고 있다. 40억 원은 지분법 이익에서 유입됐다. 올 상반기 중 지분법 이익 구성을 보면 에실로코리아가 17억 원, 한국큐빅 6억 원, 파이오락스가 16억 원을 기록했다.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영무역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작년보다 20% 이상 증가한 70억 원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여러 자회사 중 에실로코리아는 삼영무역의 든든한 자산이다. 에실로코리아는 세계 시장 50%를 점유하는 노안 교정용 누진 다초점 렌즈인 바리락스 시리즈 및 일본 니콘렌즈를 국내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특히 에실로코리아의 자회사인 케미그라스와 손자회사인 개미광학유한회사 중국현지법인을 통해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중이다. 이에 따라 삼영무역은 향후 에실로코리아로부터 지분법 평가이익의 대폭적인 증가가 예상하고 있다.1988년 설립된 케미그라스도 삼영무역의 알짜 자회사 중 하나다. 케미그라스는 경남 양산에 본사와 제1공장을 두고 있으며 중국에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이를 위해 2002년 43억 원가량을 투자했으며 현재 중국 지아싱에 제1공장과 제2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케미그라스는 2004년 이후 중국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내면서 순이익도 급증하는 추세다. 중국 현지 법인에서만 최근 2년간 50억 원 이상의 지분법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삼영무역의 지분법 평가 대상 자회사 중 유일한 상장기업인 한국큐빅의 실적 개선도 서서히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큐빅은 플라스틱 표면에 무늬를 전사해 나무 질감을 내는 큐빅 프린팅 업체다. 이 회사는 자동차용 내장재 등 곡면을 형성하는 소재에 전사하는 기술을 일본 큐빅사로부터 도입해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큐빅은 경쟁 기업의 영업력 약화와 큐빅 프린팅 시장 확대 등으로 인해 올해부터 실적 개선을 가시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 이익은 작년에 비해 무려 171%나 증가했다.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대폭적인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돼 삼영무역의 기업 가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증시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주가가 급등락하는 요동 장세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자산주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산 가치 우량주에 대한 재평가 작업과 향후 부동산 가치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이해아 한양증권 연구원은 저평가된 자산주 중 투자 유망 종목으로 동국실업 유니온 동양물산 등과 함께 삼영무역을 추천했다. 삼영무역의 2006년 기준 주가수익률(PER)은 4.7배, 주가순자산배율(PBR)은 0.34배로 나타났다. 전형적인 자산주의 모습을 띠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삼영무역은 지난 5월 현재 장부가 기준으로 토지 165억 원, 건물 40억 원 규모의 유형자산을 보유하고 있다.삼영무역의 우량한 재무 구조와 1인당 높은 생산성도 매력적이다. 올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 40%, 납입자본 대비 유보율이 1437%에 이르는 등 재무 구조가 매우 우량하다. 직원 1인당 당기순이익도 4년 연속 1억 원을 초과하는 등 높은 생산성을 보유하고 있다.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