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통부의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 도입으로 서울 뉴타운 사업이 한층 복잡해졌다. 서울시가 1~3차에 걸쳐 뉴타운으로 지정한 곳은 25곳. 우선 지정된 지역이 많아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종로구 교남뉴타운, 마포구 아현뉴타운, 영등포구 영등포뉴타운 등 7곳은 재정비촉진지구가 아닌 뉴타운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결국 이같이 복잡한 사업 추진은 투자자들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뉴타운 사업을 테마별로 분석해 봤다.=주거 중심형이란 말 그대로 주거를 중심으로 개발되는 단지들을 일컫는다. 현재 추진 중인 뉴타운 사업은 대부분을 주거 중심형으로 볼 수 있다. 주거 중심형은 노후화된 지역을 새롭게 정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낙후된 지역을 정비해 주거 중심의 아파트 타운으로 건설하는 일반적인 재개발 방식이 바로 주거 중심형이다.서대문구 남가좌, 북가좌동 일대를 개발하는 가재울뉴타운을 예로 살펴보자. 가재울뉴타운은 지하철 6호선 증산역, 수색역 역세권에 포함된 곳으로 상암동 개발에 따른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곳이다. 서울시는 가재울뉴타운을 상암동 디지털단지와 연계해 교육, 친환, 첨단 지구로 개발할 계획이다. 1, 2구역은 이미 분양을 마쳤고 나머지 3, 4구역도 최근 관리처분계획을 끝내는 등 2차 뉴타운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이에 비해 도심형 뉴타운은 주거 중심이라는 재개발 본연의 목적과 상업·업무 시설들을 적절히 조화, 개발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도심형 뉴타운의 형태로 개발되는 곳은 성동구 왕십리뉴타운과 종로구 교남(돈의문)뉴타운, 영등포구 영등포뉴타운 등 3곳이다. 이들 뉴타운은 도심과 부도심과 연계된 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고려됐다.종로구 평동 164 일대를 개발하는 교남뉴타운은 도심과 바로 인접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다.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과 3호선 독립문역과 가깝고 구역 내 기상청, 서울시교육청 등의 관공서가 들어서 있다. 개발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1구역만을 주거지로 개발하며 나머지 구역에는 상가, 공공시설, 의료 시설, 업무 시설들을 지어 주거, 상업, 업무가 혼합된 지역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각오다. 도심형 뉴타운은 상업 시설 공급 등을 놓고 지역 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어 사업 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것이 흠이다.= 사업 속도를 체크하는 것은 뉴타운 사업에서 결코 빠트릴 수 없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뉴타운은 기본 계획 수립, 구역 지정, 사업 시행 인가, 관리처분총회 시 큰 폭으로 가격이 뛰는 경향이 있다. 물론 뒤로 갈수록 값은 비싸지지만 투자금 회수 시점은 그만큼 빨라지게 마련이다. 반대로 초기에 지분을 매입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하는 셈이지만 5~10년가량을 기다려야 한다.1차 시범뉴타운인 왕십리뉴타운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현재 2구역은 주민관리처분 총회를 끝내 내년 4월께 일반 분양에 들어가는 대신 1구역은 사업 시행 인가 후 관리처분총회를 준비 중이다. 3구역은 지난 6월 조합 설립 인가를 마친 상태로 1, 2구역에 비해 추진 속도가 훨씬 느리다. 조합 측은 예정대로라면 내년 중반께 일반 분양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한다.2차 뉴타운 중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있지 않은 종로구 교남(돈의문), 동대문구 전농·답십리, 강북구 미아, 서대문구 가재울, 영등포구 영등포뉴타운, 강동구 천호뉴타운은 기존 뉴타운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왕십리뉴타운처럼 뉴타운 내 재개발 구역마다 진행 속도가 제각각이므로 현지를 반드시 방문해 사업 일정을 확인하고 자신의 자금 계획에 맞춰 장·단기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받은 곳들은 기본 계획부터 다시 짜야 한다. 현재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받은 곳들 중에서 가장 사업이 빠른 곳은 서울시로부터 시범 지구로 지정받은 신길, 장위, 세운상가 등 3곳이다. 세운상가는 서울시 뉴타운에는 속해 있지 않지만 지역 재정비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재정비촉진지구 시범 지구로는 선정된 케이스다.=재개발 사업은 전형적인 서민형 투자 상품이었다. 투자 금액이 3억 원 미만으로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액인 데다 착공까지 실제 거주를 병행해 투자해야 했기에 소액으로 집 평수를 늘리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어 왔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입자에게서 받은 보증금과 자기돈 5000만 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곳도 꽤 많았다.그러나 재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종자돈 5000만 원으로 투자할 지역은 서울시에선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최근 송파구 거여, 마천동뉴타운 구역 내 투자할 집을 구하러 갔던 김정현(가명) 씨는 치솟은 집값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지난해 10월 김 씨가 3.3㎡당 1000만~1500만 원에 불과했던 이 지역 집값은 1년이 지난 현재 3.3㎡당 2000만 원대로 치솟았다. 대지 면적이 작은 물건은 3.3㎡당 3000만 원을 넘는다. 김 씨는 “이렇게 오를 줄 알았다면 작년 전세 7000만 원을 끼고 사둘 것 그랬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그렇다면 뉴타운 투자 시 필요한 금액은 어느 정도 선일까. 아현, 한남 등 인기 지역을 제외하고는 가격대가 비슷한데, 일반적으로 재개발 시세 지분은 소형 평형일수록 강세다. 빌라를 살펴보면 20㎡(옛 6평) 이하는 3.3㎡당 3000만 원, 20~33㎡(옛 10평)은 2500만 원, 33㎡ 이상은 2000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단독주택은 33~66.1㎡(옛 20평)대가 3.3㎡당 1500만 원. 66㎡는 1000만 원선이다. 따라서 서울시 뉴타운에서 소형(20㎡)을 구입하려면 1억8000만 원은 필요하다. 다세대, 다가구 전세가가 매매가의 50~60% 선에서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전세를 끼고도 최소 9000만 원 이상의 자기 돈이 필요하다. 중형(20~33㎡) 빌라와 대형(33㎡ 이상) 빌라도 1억5000만~2억5000만 원가량 갖고 있어야 매입이 가능하다. 단독주택은 1억5000만~2억 원 정도의 자금만 있으면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다. 한남, 아현뉴타운은 이들 지역에 비해 3.3㎡당 500만~1000만 원 정도가 더 들기 때문에 부담해야 할 자금이 그만큼 더 많다. 재개발 시 대형 평형을 받을 수 있는 일부 물건은 3.3㎡당 6000만 원까지 값이 치솟았다.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