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로 추가로 지정될 4차 뉴타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3차 뉴타운의 몸값 상승을 직접 경험한 투자자들 사이에선 4차 뉴타운 후보지가 핫 이슈다. 남보다 먼저 투자하면 새 아파트 입주와 시세 차익을 한꺼번에 노릴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4차 뉴타운에 대한 기대는 저절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지난해 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선거 중 제시했던 ‘뉴타운 50개 확대’ 공약이 진원지다. 25개인 뉴타운을 2배인 50개로 늘리겠다는 약속에 많은 노후 지역들이 가능성을 점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특히 1~3차 뉴타운 선정에서 탈락한 지역들은 한층 더 기대감에 휩싸였다. 아무래도 선정 과정에서 우선순위로 검토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게다가 개별 지자체 구청장들도 선거 과정에서 ‘뉴타운 추가 선정’을 약속이나 한 듯 공약으로 내세워 열기에 부채질을 했다.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서울 곳곳에선 뉴타운 기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노후 주택의 가격이 수천만 원씩 오르고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급기야 서울시는 올 초 ‘4차 뉴타운 사업 전면 보류’를 결정했다. 뉴타운을 무리하게 추가 개발할 경우 자칫 실효성 없이 부동산 값만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결국 ‘50개 확대’ 약속은 상황에 따라 이뤄질 수도, 무산될 수도 있는 일이 된 셈이다.이 같은 입장은 지금도 큰 변함이 없다. 서울시 균형발전추진본부 관계자는 “4차 뉴타운 대상지 결정 일정이 잡히면 각 구청에 후보지를 선정, 제출하라는 공문을 내려 보내는데 지금까지는 어떤 움직임도 없다”면서 “여전히 무기한 연기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이렇듯 서울시의 뉴타운 정책은 기존 계획과 달리 유동적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이와 좀 다르다. 올 초 ‘전면 보류’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의 시세는 별 변동이 없었다. 일부 지역에서 실망 매물이 나오긴 했지만 시세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지난 4월 말 종로구 창신1~3동 및 숭인1동 일대 82만6250여㎡(옛 25만여 평)가 광역재개발을 위한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것도 4차 뉴타운 기대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는 당초 3차 뉴타운 후보지였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지구지정이 보류됐다가 단독으로 재정비촉진지구 대열에 합류했다. 이 지역 역시 지난해 이후 공시지가가 15% 이상 급등한 지역이지만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만큼 다른 지역의 4차 뉴타운 지정도 기대할 만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창신·숭인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은 예외적인 경우”라면서 “4차 뉴타운 후보지 선정 작업이 재개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구청과 주민들은 변함없이 뉴타운 추진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지자체로선 관내 낙후지역 개발에 뉴타운 사업만큼 좋은 호재가 없는 데다 주민 민원 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4차 뉴타운 후보지로 가장 선정 가능성이 높은 곳은 1~3차 뉴타운과 재정비촉진지구 선정에서 탈락한 곳이다. 또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뉴타운 추진에 나서는 곳들이 유력하다.특히 선정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투자자의 발길이 자주 닿는 곳으로는 용산구 서계·청파동, 강서구 화곡동, 중구 신당동, 구로구 구로동 등이 꼽힌다. 또 도봉구 창동 등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주거 환경 개선을 간절히 원하기 때문에 선정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점쳐진다. 정현조 부동산J테크 팀장은 “시기가 문제일 뿐 선정 대상으로 확실시되는 지역이 몇몇 물망에 오르고 있다”면서 “이들 지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추세”라고 밝혔다.용산구 서계·청파동의 경우 지난 3차 뉴타운 선정 시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신청했다가 탈락한 곳으로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들 지역은 용산 프리미엄에 힘입어 작년부터 가격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역과 용산 부도심의 중간에 위치해 입지 여건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 서계동의 경우 빌라 3.3㎡당 가격이 평균 3500만 원을 웃돌고 있다. 서계동 H공인 대표는 “용산구가 서계·청파동 일대 20만5900㎡(옛 6만2300평)를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후 시세가 크게 뛰었다”면서 “수요에 비해 매물이 달린다”고 밝혔다.구로구에서는 구로동의 총 3개 지역에서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구로본동, 구로2동, 가리봉2동이 포함된 구로1지구의 경우 3차 뉴타운 신청에서 탈락한 후 오히려 개발 기대감에 휩싸였다. 특히 구로구는 뉴타운과 재정비촉진지구가 한 군데도 지정돼 있지 않아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구로동 D부동산중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가격이 많이 올라 33㎡(옛 10평) 안팎의 소형 지분인 경우 3.3㎡당 2000만 원에 육박한다”고 전했다.2~3차 뉴타운 선정에서 두 번 탈락한 도봉구 창2·3동 일대는 다른 지역에 비해 4차 뉴타운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은 상태다. 몇 년에 걸쳐 가격이 계속 상승해 소형 빌라는 3.3㎡당 1500만 원을 웃돌고 있다.강서구 화곡동의 경우 지난해 지자체장 선거 공약으로 뉴타운이 언급된 후 투자 분위기가 일어났다. 구청도 적극적으로 나서 화곡 2~8동과 본동 일대에 대한 뉴타운 개발을 추진 중이다.도심의 대표적인 노후 밀집지로 꼽히는 중구 신당동은 지난 3차 뉴타운에서 탈락한 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을지로·퇴계로와 왕십리 사이에 위치한 이 지역은 무엇보다 입지 여건이 뛰어나다. 직주근접형 주거지로는 이만한 곳을 찾기가 힘들 정도라는 게 중론이다. 지하철 2, 3, 5, 6호선이 고루 분포돼 있고 환승역만 해도 신당(2·6호선), 청구(5·6호선), 약수(3·6호선)역 등 세 군데나 되기 때문이다. 이 세 역세권에서 삼각형 모양을 한 곳이 신당·장충권이다. 이 지역에선 3.3㎡당 1000만~1100만 원대에서도 매물을 찾을 수 있다.최근에는 뉴타운 이주 수요의 영향으로 주변 지역 부동산이 큰 폭으로 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내년 초 강북·강서에 걸쳐 뉴타운발 전세 대란이 예상돼 벌써부터 이를 겨냥한 투기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연신내역 일대에 균형발전촉진지구 신청을 추진하고 있는 은평구는 요즘 뉴타운 이주 수요를 노리는 투자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초 가재울뉴타운과 응암 재개발구역에서 1만 가구에 달하는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것에 대비, 은평구 일대 빌라와 아파트를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늘어나 매물 품귀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이런 현상은 뉴타운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정현조 팀장은 “최근 들어 뉴타운 주변 지역이 단기 급등하는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면서 “주변에 기존 뉴타운 등 개발 호재가 있어서 이주 수요의 정착지로 예상되는 곳, 지금은 노후도 등이 충족되지 않지만 5~10년 후 재개발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 선점 투자처로 인기”라고 말했다.글 박수진 한경비즈니스 기자·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