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강북 부동산에도 따사로운 봄볕이 들까.’지난 수년간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강북은 강남(강남 서초 송파)에 비해 관심도 면에서 한참 밀려나 있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과 좁으면서 구불구불한 도로로 대표되는 강북권 부동산 시장에는 언제나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러나 최근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서울 강북권 시장이 주목받으며 뉴타운이 강북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그 배경은 간단하다.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 강북은 소규모로 재개발 사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으로 재개발을 추진하다 보니 광역도로망 등 사회 기반 시설이 무시되면서 급기야 변형된 난개발이라는 오명까지 들었다. 뉴타운 사업이 도입된 것은 바로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뉴타운은 산별적으로 진행되던 재개발을 광역으로 묶어 교육, 도로 등 기반 시설을 함께 건설하는 것으로 기존 재개발보다 한 단계 확대된 개념이다.그러나 서울시 뉴타운은 사업 초기부터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광역교통망 등 기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서울시 예산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동안 추진돼 온 뉴타운 사업의 근거는 지난 2003년 서울시의회가 제정한 ‘서울시 지역균형발전지원에 관한 조례’여서 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 조례는 난해하고 복잡한 일반 도시개발법령에 비해 구성이 매우 간단했다. 하지만 사업 추진에 가장 중요한 예산 지원 등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이 세워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건설교통부가 강북 개발을 위해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한 것도 서울시 뉴타운 관련 조례를 보완한 측면이 강하다. 불량 주택이 48% 이상만 돼도 촉진지구로 지정받을 수 있으며 이렇게 될 경우 층고, 용적률 등의 건축 규제를 완화해 주며 중소형 평형 건립 의무 비율이 80%에서 60%로 낮아지고 지역 내 공영형 혁신 학교를 중앙정부 예산으로 세워준다. 병원, 학원, 상가 건립 시에는 취·등록세를 감면받으며 과밀부담금은 면제받는다. 재정비 촉진지구 도입으로 서울시 뉴타운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앞으로 4차 뉴타운이 발표될 예정인데 엄밀히 보면 서울시가 추가로 발표할 ‘재정비 촉진지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개발론자들이 강남 불패 신화를 주장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이 바로 ‘체계적인 도시 개발’이다. 지난 1970년대부터 계획적으로 도시를 개발한 강남을 몇 가지 규제책으로 틀어막는 것은 시장 왜곡을 더욱 부추길 뿐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강북 개발의 당위성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서울시 뉴타운이 집중돼 있는 강북권은 중앙정부, 지자체의 광역 개발 없이는 슬럼화만 가속화돼 주거지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기 힘들다. 이것이 바로 투자자들이 앞으로 광역적이면서 계획적으로 개발되는 강북 지역을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현재 시장 상황을 놓고 볼 때도 마찬가지다. 지난 수년간 계속된 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책 발표로 부동산 시장은 한파가 계속되는 양상이다. 특히 재건축, 신규 분양 시장은 특별한 완화책이 발표되지 않는 한 침체가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재개발 투자에는 촉진지구 내 20㎡(옛 6평) 이상 부동산 거래 시 토지 거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규제가 없다. 따라서 지역과 투자 포인트만 잘 선택하면 상당한 투자 이익을 거둘 수 있다.더욱이 내년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가 늘어날 경우 신규 분양으로 몰린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뉴타운 투자로 옮겨올 가능성이 높다. 최장 10년인 분양권 전매 금지도 재개발 투자 인기를 높일 요인으로 분석된다. 뉴타운 방식으로 개발된 곳은 청약률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청약 가점제 시행 이후 처음 분양한 길음 7구역의 두산위브는 최고 경쟁률이 18.06 대 1을 기록했으며 3월에 분양한 가재울뉴타운 1구역 아이파크는 평균 11.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강남 재건축이 수년째 답보 상태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실수요자 상당수가 청약에 나서면서 서울지역 분양 시장을 전반적으로 주도하는 분위기다.물론 서울시가 지정한 뉴타운과 건교부가 마련한 재정비 촉진지구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미묘한 차이도 있다.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되면 용적률 상향 조정과 기반 시설 부담금 지원 등의 수혜도 있지만 20㎡ 이상의 주택을 거래할 경우에는 토지 거래 허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다른 부동산 시장에 비해 규제가 덜함에도 불구하고 뉴타운 지역이 뜨지 않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서울시가 지정한 뉴타운 지역 중에는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을 받지 않는 곳도 몇 군데 있다.2차 뉴타운 중 종로구 교남뉴타운, 마포구 아현뉴타운, 영등포구 영등포뉴타운 등 6곳은 주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에서 배제됐다. 이들 지역은 다른 뉴타운에 비해 규제가 비교적 덜하지만 값이 너무 올라 있어 투자 열기가 잔뜩 움츠려 있기는 마찬가지다.그렇다면 뉴타운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이 기본적으로 재개발 사업은 장기 투자를 기본으로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재개발 사업의 흐름부터 체크해야 한다. 뉴타운은 공공성이 담긴 개발 사업이다. 지역 주민 등 민간이 주도가 돼 개발하는 재건축과는 사업 자체가 확연하게 다르다. 우선 뉴타운 사업에 있어서 계획 지정과 인·허가권은 해당 지자체가 갖고 있다. 각 구청이 지역주민들의 청원에 의해 지정을 신청할 수는 있어도 개발 계획은 서울시의 고유 권한이다. 도시재정비촉진 특별법에 따라 촉진지구로 지정받은 다음 추진위가 설립되고 시공사와 재개발 조합이 결성된다.한편 서울시가 발표를 연기한 2차 재정비 촉진지구(4차 뉴타운) 지역은 발표와 동시에 매매값이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이 높다. 중구 신당동, 은평구 녹번·응암동, 성북구 석관·월곡동, 광진구 중곡동, 용산구 서계동 등이 유력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화곡 2, 4, 본동 등도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들 지역은 강서구청이 뉴타운 추진에 워낙 적극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값이 두 배씩 뛰었다. 양천구 목 2, 3, 4동도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33㎡(옛 10평)짜리 다세대주택이 3.3㎡당 3000만 원씩에 거래되고 있다.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