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다가오면 매년 투자 유망 종목으로 부각되는 것이 배당주다. 배당주는 주가 상승 이외에도 추가로 배당금을 얻을 수 있어 일거양득의 이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배당주 투자는 사실 ‘교과서’처럼 원칙적인 투자 전략이다. 배당성향(기업의 현금 배당액을 당기 순이익으로 나눈 것)이 높은 종목들은 전반적으로 수익 및 자산 가치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거래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가치주’로 분류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이런 종목들을 오래 들고 있을수록 투자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배당주도 배당과 시세 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단기(短期) 투자로 접근해 볼 수도 있다.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배당주’에 눈길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가는 가을쯤부터 조금씩 상승해 이때를 기점으로 최고조를 기록하는 패턴을 보여서다. 윤영진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당주는 단순하게 배당수익률 때문이 아니라 배당금 때문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져 다른 종목에 비해 초과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과거 경험상 9월 이후에 투자하는 것이 자본 이득을 더 많이 거둘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그러나 배당주 투자에는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 즉, 올해 배당금이 얼마나 될지 미리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과거 배당성향을 살펴본 후 배당금 규모를 결정하는 기본 요소인 실적을 꼼꼼히 챙겨볼 것을 권한다. 실적이 좋아지는데 배당금을 줄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적 외에 부채 비율 변화 등 재무 구조를 따져보는 것도 좋다. 부채 상환에 들어가는 이자 비용 등으로 지출이 증가하면 배당 여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통상 △최근 3년간 배당 실시 △주가와 비교해 많은 배당 실시 △적어도 5% 이상의 연간 영업이익 증가 △안정적인 부채 비율 등을 챙겨보면 투자할 만한 배당주를 고를 수 있다고 조언한다.각 증권사들은 이런 점을 감안, 배당 유망 종목으로 경기에 덜 민감하면서 꾸준히 수익을 내는 분야를 추천하고 있다. 통신과 전기 가스 업종이 대표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업종의 고배당주들은 대부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실적 호전을 이어가고 있다”며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최근 5%를 웃돌고 있어 투자를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종목으로는 S-Oil KT 한국가스공사 등이 꼽힌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S-Oil은 올해 배당금이 지난해 수준(주당 5125원)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6월 초 현재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7.5%를 웃돈다. 마진율이 높아지고 있어 올해 수익성은 더 나아질 전망이다. KT는 전통적인 배당주다.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지만 매년 고배당주로 꾸준히 거론되는 종목이다. 예상 배당수익률은 6.10%다.가스주들은 무더기로 고배당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가스공사 대한가스 부산가스 등은 매년 30~50%가량의 배당성향을 자랑한다. 올해도 이 수준의 배당성향을 기대해볼 만하다. 한국가스공사는 해외 자원 개발에 따른 주가 상승도 예상해볼 수 있다.음식료와 금융 건설 등의 내수주도 관심의 대상이다. 철강 대표주인 포스코와 동국제강도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힌다. 한때 원자재 강세를 등에 업고 강력한 랠리를 펼쳤지만 5월 중순을 지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밖에 정보기술(IT) 종목 중에서는 휴대폰 부품 업체인 피앤텔과 국내 최대 PCB(인쇄회로기판) 생산 업체인 대덕전자를 눈여겨볼 만하다.시간과 전문 지식이 부족해 직접 투자가 어렵다면 배당주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배당주 펀드는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 시세 차익 외에 배당 수익을 덤으로 올리는 펀드다.주식형 펀드를 고위험, 채권형 펀드를 저위험 상품이라고 한다면 배당주 펀드는 중위험 상품에 해당한다.배당주 펀드의 가장 큰 매력은 직접 배당주 투자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펀드를 운용하는 데다 배당주 펀드가 편입하는 종목들은 대부분 재무 구조가 양호하고 이익이 높은 우량 기업이다. 이 때문에 요즘 같은 조정장이나 하락장에서 주가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또 주가가 상승하지 않아도 배당금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손실 회피 측면에서 본다면 ‘안전판’이 있는 셈이다.안정적이라고 하지만 수익률이 낮은 것도 아니다. 한국펀드평가와 제로인 등 펀드 조사 기관에 따르면 설정액이 500억 원을 넘는 배당주 펀드 중 수익률 상위 종목들은 연간 40% 안팎의 수익을 내고 있다.‘신영밸류고배당주식’ ‘프라임배당주식’ ‘삼성배당주장기주식’ 등은 대부분 50%대를 넘는 고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 애널리스트는 “배당주 펀드는 방어적인 운용 전략으로 위험 분산 투자 측면에서 보유 가치가 높고, 전통적으로 중국 관련 수혜주들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 향후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배당주 펀드도 펀드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장기 투자가 바람직하다. 보통 배당 기일을 향해 올라가던 주가는 배당이 실현되면 다시 떨어졌다가 일정 기간이 되면 다시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따라서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도 이런 패턴을 따라가는 것이 보통이다.투자자들이 단순히 배당금만 노린다면 이후 수익률 하락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배당주 펀드 투자 역시 장기적인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기 차익이 아니라 매년 배당을 받고 재투자함으로써 ‘복리 효과’를 노릴 수 있는 투자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배당주 펀드에 어떤 종목이 들어가 있는지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대형주·성장주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펀드가 중소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배당주 펀드보다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반짝 고배당’을 한 기업보다는 배당성향이 일정한 기업, 다시 말해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배당액이 조금씩이라도 늘어나는 기업들이 편입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배당주 펀드를 선택하는 첫걸음이다.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