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부동산 시장에 외국 자본이 진입한 시기를 보면 초창기(1993~2001년)에는 주로 화교 자본이 주축이 돼 개발 사업 등에 투자됐다. 화교 자본은 선분양을 통한 자본 조달보다는 분양과 보유 개념을 병행해 투자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2000년 직후 미국 주택 경기가 침체를 거듭하면서 발 빠른 펀드 자금들이 중국 부동산 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2002년 모건스탠리가 상하이에 투자한 것을 시발로 외국계 자금들의 중국 부동산 투자가 러시를 이룬 것이다. 그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다국적 기업들의 진출로 임대 수익이 보장되면서 고도의 경제 성장에 따른 매매 차익도 실현할 수 있고 한편으로는 위안화 절상에 따른 환차익도 기대되는 시장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 및 유럽의 펀드들은 초기에 화교 자본에 의해 개발된 부동산을 매입하는 형태로 투자를 시작해 점차 개발 사업 단계로 확대해 나간다.그동안 중국 부동산 시장은 외국인이 구입할 만한 건축물들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1997년 이전에 허가 받은 건축물들은 겉은 화려하지만 안은 허름할 대로 허름해져 투자 대상으로는 적절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투자된 100여 개 이상의 펀드들은 아예 개발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개발 단계부터 참여할 때 중국 내 복잡한 인·허가 절차에 적응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대신 당시만 해도 중국 시장은 홍콩 및 제3국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것이 매우 쉬웠다. 결국 외국인들이 보기에 중국 시장은 지분 투자로 들어가기에 구조적인 장점을 갖고 있었다.2004년부터 경기 과열을 우려한 중국 정부는 긴축 정책 및 거시경제 조정책을 발표한다. 특히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중국 내 금융권의 대출에 일정 수준의 억제책을 내놓는데 이것은 오히려 외국 펀드의 진입을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 중국 내 개발 회사들의 경우 자금 조달이 순조롭지 않자 외국 펀드에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조달하거나 아예 지분을 매각한 것이다. 외국 펀드들의 입장에선 경영권 참여가 그만큼 더 쉬워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미국 및 유럽의 펀드들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상하이 등 동부 연안 쪽을 투자 주요 대상으로 정했다. 그러다 보니 투자 대상 물건이 조금씩 소진되게 됐고 이에 따라 외국계 펀드들은 지난해와 올해 베이징을 주목하고 있다.중국 내 메이저급 개발 회사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투자를 병행하는 회사들은 상하이 베이징에 국한하지 않고 선전 톈진 칭다오 등 연안 도시로 투자를 확대했다. 2005년 이후 중국에 투자된 외국계 투자 펀드 규모는 매년 600억 달러 이상 되는 데 40% 이상이 부동산과 관계된 자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외국자본의 중국 부동산 투자에 대해 제한 조치들을 발표하지만 아직까지 그 열기는 쉽게 식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는 2008년과 2010년에 베이징올림픽과 상하이엑스포가 열릴 예정이고 이들 글로벌 행사는 중국의 소비를 더욱 부추겨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더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이들 구미계 펀드들과는 달리 한국 기업들의 중국 부동산 투자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이 사실이다. 2000년 이후 한국 자금의 중국 부동산 투자는 개인이 주택을 구입하는 정도였지만 그마저도 해외 투자 관련 법규가 없는 관계로 환치기 등 편법을 통한 투자가 주류를 이뤘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개인의 중국 내 부동산 투자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가하고 있어 앞으로 상당한 험로가 예고된다. 대신 최근 들어서는 부동산 펀드를 통한 투자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사모 펀드는 투자 과정이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져 잘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사모는 기관들의 참여가 주를 이뤘다. 미래에셋증권이 상하이 푸둥지역에 매입한 미래에셋타워 등이 사모 형태로 투자된 대표적 사례다. 이 펀드는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을 모은 케이스다. 한국 중견 건설사인 우림건설의 곤산프로젝트 역시 한국투자증권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축이 돼 펀드를 모집, 투자했다.그러나 요즘 들어서는 개인과 기관들이 함께 사모 펀드를 구성해 중국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하나은행과 대한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하나캐피탈, 동부저축은행, 피닉스자산운용 등이 공동으로 참여한 사모 펀드가 조성됐다. 선양시에 주상복합 건물인 해려덕국제상가를 짓는데 투자되는 펀드로 총 투자금액은 350억 원이다. 연면적 7만5000㎡, 지하 2층 지상 28층 규모로 건립되며 내년 말 완공된다. 해려덕국제상가가 들어서는 장강가는 태원가 및 중가와 함께 선양의 3대 상업 중심구로 유동인구가 하루 30만 명이 넘는 번화가다. 쌍둥이 빌딩 형태로 지어지며 1~5층엔 한국식 백화점이 들어서고, 6~28층 두 동 중 한 동에는 아파트 및 레지던스가, 다른 한 동에는 비즈니스 호텔 및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현대증권도 지난해 11월 중국의 오피스 건물에 투자해 운영하는 중국 부동산 실물 투자 펀드 ‘다올 뉴리더 상하이부동산 사모투자신탁 1호’를 판매했다.이 펀드는 상하이 푸둥지구 내에 위치한 마린타워를 매입해 임대 운영하는 펀드로 5년 만기로 설정됐으며 개인으로는 2명의 현대증권 고객이 47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펀드 금액은 197억 원이다. 총 25층 중 5개 층을 매입했으며 현재 지멘스 차이나에 임대된 상태다. 예상 수익률은 연 7.97%다.현대증권 상품개발부 이완규 부장은 “고객들에게 제시된 수익률에는 매각 차익이 빠져 있다”면서 “상하이 부동산 경기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5년 후 매각 차익을 생각하면 애초에 제시된 수익률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한국 내 건설업체들의 중국 개발 사업에도 사모 펀드가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경우 자체 자금도 부족할 뿐더러 중국은 우리와 달리 후분양 제도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만으로는 자금을 100% 조달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일부는 개발 후 수익을 나눠 가져가는 에퀴티(Equity) 투자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이때 주관사는 바이 백 옵션(Buy Back Option: 우선환매권)을 요구하며 수익률은 연 13~15%에 달한다. 주관사의 수수료를 제하고 투자자들에게 배당되는 수익률은 8~11% 정도다.이 밖에도 최근 국내 유명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 펀드 설계사 등이 사모 펀드 구성을 위해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어 중국 내 부동산 투자를 위한 사모 펀드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현지에서는 내다보고 있다.정우섭 에이알파트너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