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계절에 필요한 것
마 전 TV에도 자주 출연하는 PB 전문가가 기고한 글을 보고 투자의 원칙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PB 전문가가 언급한 김모 사장의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20%를 넘는다. 그 비결은 주식을 1년에 딱 두 번만 매매하는 것이다. 특히 주가가 외부 충격 때문에 과도하게 급락할 때 돈을 넣고, 목표한 수익을 거두면 조용히 사라진다. 여기에서 배우는 교훈 중 첫째는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투자 철학을 세우는 것이다. 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기본과 원칙을 준수했다는 점이다. 투자 행위도 마찬가지다. 수확의 계절에 씨 뿌리는 농부의 초심과 뿌린 만큼 거두는 정직한 결실에 대해 되새기면서 독자 분들의 책 읽는 가을을 위한 투자서와 교양서 몇 권을 소개한다.현재와 같이 남녀노소 누구나 펀드와 주식을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은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은행 적금이 서민들의 유일한 재테크 수단이었으며, 돈 있는 사람들은 부동산에 집중했다. 평범한 직장인에게 주식은 요원한 남의 일이었고, 펀드는 아예 딴 세상 이야기였다.10년 만에 대한민국 자산 운용의 체질을 변화시키고, 부동산 위주의 투자 방식을 금융으로 돌려놓은 사람이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박현주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박현주 지음, 김영사)’는 박 회장의 돈과 투자 철학, 그리고 인생 드라마를 소개하고 있다. 미래에셋 창업 후 6개월 만에 외환위기를 맞이했을 때의 극복 과정, 변화무쌍한 한국 증시 속에서 자신만의 관점을 유지하며 일관된 전략으로 승부하는 모습 등이 실감나게 펼쳐진다.특히 최단기간 내에 어떻게 조직을 확장하고 성장하는지, 일 잘하는 사람을 어떻게 찾아내는지 등과 함께 전 직원이 사장처럼 일하는 아메바 경영의 실체가 소개된다. 아울러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방법, 리스크 관리, 타이밍 선택, 최고의 수익을 내며 이기는 투자 원칙과 비법 등 박 회장의 돈 버는 노하우도 수록돼 있다.워렌 버핏의 투자 성공 사례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독보적이다. 워런 버핏은 성공의 열쇠를 철저한 연구와 노력, 성실, 그리고 가장 쉬우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상식에서 찾는다. 버핏 투자 전략의 핵심은 지속적 경쟁 우위를 지닌 기업을 발굴한 다음 그 기업의 가치가 주식시장의 비관론 때문에 실제 가치보다 낮게 평가될 때를 기다려 저가에 매수해 장기 보유하는 방식이다.‘워렌 버핏 투자 노트(메리 버핏 외 지음, 이은주 외 옮김, 국일증권경제연구소)’는 투자와 경영, 직업 선택, 부의 증식, 성공적인 인생 등에 관한 심오한 지혜가 담긴 워런 버핏의 간결한 명언들을 수록한 책으로, 투자와 비즈니스에 대해 그가 했던 각종 말들을 정리했다. 저자는 워렌 버핏을 30년 이상 가까이서 지켜봐 온 ‘버핏주의자’로서 누구보다 버핏의 투자 철학에 정통한 이들이다. 이들이 전하는 버핏의 투자 관련 명언들에는 투자 전략은 물론 삶의 여러 방면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인생철학이 담겨 있다. 구체적인 투자 기법보다 투자에 대한 올바른 자세와 영감을 얻으려는 독자들에게 적합한 책이다.화려하지는 않지만, 알고 나면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게 채권 투자다. 채권이 안전하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채권으로 원금의 2배가 넘는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지난 20년간 채권 수익률은 1000%로, 주식의 1.3배, 부동산의 5배였다.‘진짜 부자는 채권에 투자한다(모응순 지음, 고려원북스)’는 채권 투자를 위한 기본기를 전수하는 책으로, 진짜 부자가 채권에 투자하는 이유와 내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거나 증식시키기 위한 방법을 수록하고 있다. 채권과 일상생활과의 실용성을 설명한 다음, 채권 관련 금융상품의 이해, 실전 채권 투자에 활용하는 방법, 절세 방법을 통한 채권 관련 세테크를 알려준다.또한 채권 직접 투자가 가능한 종목, 신용등급 체크, 첨가소화채권의 매매 방법, 회사채와 외화표시채권에 관한 정보, 채권 수익률의 법칙, 채권 투자의 활용과 응용, 주식 관련 사채의 투자 요령, 토지보상용 채권의 현금화 방법, 주식 투자와 채권 투자의 차이, 은행 예금과 채권 투자의 수익률 비교 등의 채권 관련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사람들이 땅 투자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땅은 비싸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백 건의 토지 경매 물건이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잘만 찾으면 천만 원이 되지 않는 물건들도 수두룩하다.‘39세 100억 부자 땅투자의 기술(이진우 지음, 위즈덤하우스)’은 소자본으로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법원 경매 방법을 설명한다. 먼저 땅이 재테크로 적합한 이유를 제시한 다음, 법원 경매를 위해 현장 답사하는 법, 등기부등본 읽는 법, 지역 분석과 시세 알아보는 법 등 땅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지식들을 차례대로 소개한다. 저자는 땅 투자를 휴일에 드라이브 나가듯 쉽게 시작해 보라고 말한다. 경매 사이트를 참조해 일단 땅을 하나 찍고 무조건 현장에 가보라고 강조한다.그리고 경매에 입찰하는 과정, 등기 이전하는 과정을 세부적으로 설명하며 혼자서도 법원 경매를 충분히 도전하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모든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창조경영에 필요한 시적 영감 -시 읽는 CEO (고두현 지음, 21세기북스)미국 애플사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모든 기업가가 배우고자 하는 혁신의 대표 인물로 꼽힌다. 매킨토시, 음원과 MP3 플레이어를 한 묶음으로 상품화한 iPod, iPod와 휴대폰을 결합한 아이폰 등 모두가 최초다. 그러면 그의 영감은 어디서 나오는가. 그의 영감은 영국 낭만주의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와 맞닿아 있다. 스티브 잡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시를 읽고 비즈니스의 영감을 많이 얻는다.이 책은 창조적인 CEO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20편을 선별해 자기 창조의 지혜를 선사한다. 한국경제신문사 기자이며 시인인 저자는 세계적인 CEO들이 시집을 읽는 것인가에 주목했고, 시가 냉혹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부드럽고 따뜻한 공감의 꽃을 피워 올리며 독창적인 사고와 아이디어 등을 제공한다고 말한다.기존의 시와 산문이 결합된 에세이 형식의 자기 계발 도서와는 달리 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성공과 인생의 지혜를 실생활과 접목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다. 또한 ‘격려, 열정, 희망’ 등 인생 전반에 걸친 키워드에서 ‘창의 인재 배움’ 등 직접적인 성공에 관한 마인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중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한국쾌담 (쿵칭둥 지음, 김태성 옮김, 올림)한국의 최고 무역 상대국은 중국이며,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한 해 390만 명에 이른다. 중국의 제3 무역 상대국 역시 한국이다. 서점을 방문하면 중국 관련 서적이 넘쳐난다. 그러나 중국인의 시각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도서는 흔치 않다.베이징대에서 가장 우수한 교수로 선정됐으며, 중국 학계에서 아웃사이더로 통하는 저자는 대학 강의실과 교수 사회, 서울의 거리와 동해안, 영화와 소설, 심지어 교회와 판문점까지 한국의 구석구석을 찾아간다. ‘속이 좁고 성격이 급한 한국인’,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민족’이라는 중국인의 편견을 그대로 전달하면서도 그 역사·문화적 근원을 따지는가 하면, 강한 애국심과 포기를 모르는 정신으로 무장한 한국인이 보편적으로 회복해야 할 진리가 무엇인지 밝히고 있다.칭찬에는 미소로 답하다가 무엇인가 부족한 점을 비판하면 얼굴 가득 노기를 띠며 반박하는 한국인의 모습에서 저자는 억압과 항쟁으로 얼룩진 한국 근대사의 흔적을 본다. 책의 말미에서는 ‘인간답게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사람의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희생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의 민주화도 그런 희생을 통해서 가능하지 않았나. 오늘날 중국에 결여된 것이 바로 그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