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 중 앨런 스미시(Allan Smithee, 혹은 Allen Smithee)라는 감독의 작품이 여러 편 있습니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1969년 작인 ‘건파이터의 최후’가 첫 작품인데 2000년대에 들어서도 그의 이름을 건 드라마나 뮤직비디오들이 간간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앨런 스미시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자신이 만든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미국 영화감독들이 내세우는 가상의 인물이 앨런 스미시입니다. 그 기원도 재미있습니다. 당초 ‘건파이터의 최후’는 로버트 토튼이라는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촬영 중 주연배우인 리처드 위드마크와 다투는 바람에 중도 하차하고 돈 시겔이라는 감독이 영화의 나머지 부분을 완성했습니다. 문제는 두 감독 모두 이 영화를 자신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에 미국 감독조합(DGA)이 앨런 스미시라는 가상의 인물을 감독으로 제안했다고 합니다.MONEY 편집장을 맡은 지 이번 9월호로 만 1년째가 됐습니다. 그동안 만든 11권의 MONEY를 돌이켜 보면 아쉬웠던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책이 발간되고 나서야 뒤늦게 오탈자 등 실수를 발견한 적도 적지 않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에게는 앨런 스미시가 없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반성합니다.이번 9월호에서는 ‘특별한’ 인물들에 대한 인터뷰 기사에 비중을 두었습니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미래에셋 금융그룹 박현주 회장을 MONEY 발행인인 김형철 한경비즈니스 대표가 만나봤고 ‘주신정’이라는 음식점으로 큰 성공을 거둔 탤런트 김종결 씨의 성공 스토리도 들어봤습니다. 이 밖에 국내 최대의 안경 전문 기업군을 일군 김태옥 시호그룹 회장과 국내 세 번째 미술품 경매 업체 D옥션을 설립한 정연석 회장의 이야기도 소개합니다.커버스토리로는 국제 금융 허브로의 2단계 도약을 준비 중인 여의도 부동산 시장을 짚어봤고 스페셜 섹션에서는 국내 최대 세무법인인 가덕의 협조를 받아 절세 전략의 모든 것을 알아봤습니다.더위에 지친 독자 여러분에게 MONEY 9월호가 청량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