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이 백 냥이라면 눈이 아흔 냥’이라는 속담이 있다. 신체 모든 기관이 각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만큼 눈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최근 디지털 기기 사용이 폭증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택근무, 원격 수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안과를 방문하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본문)
서울 서초구에 살고 있는 최 모(37) 씨는 영업직으로 일하다 보니 사람 만나는 일이 잦다. 마스 크를 매번 착용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눈을 통해 감염이 될까 봐 늘 노심초사하고 있다. 여기에 며칠 전부터는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늘면서 눈이 충혈 되고 뻑뻑함을 느껴 안과에 방문했다.

그는 “불특정 다수를 만나다 보니 코로나19가 눈을 통해 감염되는 건 아닌지 궁금하기도 하고 스마트폰을 하루 종일 들여다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TV 시청이 늘었다”며 “눈이 침침하고 피로감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늘고 있는 가운데 안과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무엇인가에 집중하다 보면 눈을 자주 깜빡거리지 않아 눈 표면이 쉽게 건조해지는 등 눈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안과를 찾고 있다.

이에 21년 눈만 연구하며 안과 수술을 집도해 온 박형직 서울 밝은 안과 원장을 만나 코로나19 생활에 필요한 눈 건강 유지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박형직 강남서울밝은안과 원장 "코로나 시대, 눈 건강 안녕한가요"
코로나19로 안과 질환 환자들이 증가했다고 들었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으로 컴퓨터 화면을 보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시력 저하와 안구건조증 등 눈 건강을 위협받는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부분 어떤 증상들을 호소하나.
“눈이 침침하다거나 빡빡해 불편함을 겪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40대부터는 시력이 나빠지며 노안이 오는 시기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질환들을 호소하게 된다. 20~30대는 굴절교정수술, 라식, 라섹 등의 문의가 많으며 40~50대는 백내장, 노안 교정 등으로 병원을 찾는다.”

최근 코로나19가 눈으로도 옮을 수 있다는 얘길 들었다.
“침방울이 바로 눈에 튀면 눈으로 충분히 들어올 수 있는 바이러스다. 대부분 접촉성이다. 그러나 공기 중 비말만으로는 인체 속으로 타고 들어와서 눈까지 침투돼 코로나19에 감염될 개연성은 낮다.”

눈을 통해 코로나19가 전염이 되는 경우가 있다면 증상이 바로 나타나는가.
“바이러스성 결막염과 동일하다. 초기에는 충혈, 누런 눈곱이 낀다. 하지만 눈으로 코로나19가 전염되는 것은 흔하지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염된 손으로 눈을 만지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외출 후 손 씻기는 필수다.”
박형직 강남서울밝은안과 원장 "코로나 시대, 눈 건강 안녕한가요"

눈으로 전염되는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안경 착용이 도움이 되는가.
“미국 안과학회와 CNN 보도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과 마찬가지로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 착용이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이에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안경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안경을 착용하면 비말이 위아래로 들어가는 것을 제외하고 정면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렌즈 착용은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되는가.
“손으로 렌즈를 착용하다 보면 혹시 손에 균이 있을 경우 눈을 감염시킬 수 있고, 만약 감염이 됐다면 렌즈 자체가 배지 역할을 할 확률이 높다. 가급적 눈에 직간접적으로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최고의 예방이다. 따라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는 렌즈보다는 안경이 낫다.”
박형직 강남서울밝은안과 원장 "코로나 시대, 눈 건강 안녕한가요"
안과환자들은 안약을 자주 넣기 때문에 손을 눈에 댈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눈을 만지거나 비비는 것을 피해야 하는데, 안과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안약 점안 시 눈꺼풀을 만져야 한다. 그래서 점안 전에 20초 이상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고 안약을 넣어야 한다. 손을 씻을 수 없는 경우는 알코올 60% 이상 함유된 손 소독제를 반드시 이용해야 한다.”

가려움으로 눈을 비비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손 대신 휴지를 사용하되 눈 안구 표면이 오염되지 않도록 눈을 감고 안구 표면만 닦아내야 한다.”

무더위에 수영장이나 사우나 이용 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가.

“그렇다. 눈의 결막이 바로 노출될 수 있기에 피하는 것이 좋다. 눈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안과에 사람이 많을까 봐 걱정이 돼 못 가는 경우가 있다. 우리 안과에서는 엄격한 소독 및 위생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진료 시 비말이 튀지 않게 의사와 환자 모두 마스크 착용을 필수로 하고 있다. 진료 전에 손을 씻고 진료를 시행하고, 병원 입구에서 열감지기와 체온계로 체크해 이상이 없는 경우에만 진료를 하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좋다. 그리고 모든 안과 장비를 철저하게 소독하고 있다. 눈이 불편하면 바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안과를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증상이 있나.
“시야가 흐릿하거나 물결무늬가 보이는 시야의 변화, 갑자기 시력 저하가 오는 경우, 새로운 부유물이 보이거나 섬광이 보이는 경우, 눈에 통증이 구토와 동반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백내장 수술로 인공 수정체를 삽입할 경우 코로나19 감염에 더 위험한가.
“그렇지는 않다. 인공수정체 삽입으로 바이러스성 결막염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아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코로나19 감염 확률 역시 높아지지 않는다.”

항생제 안약을 점안하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나.
“그렇지 않다. 항생제 안약은 세균성 결막염을 치료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바이러스 양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박형직 강남서울밝은안과 원장 "코로나 시대, 눈 건강 안녕한가요"
건강한 눈을 위한 운동법이 있다면.

“눈을 자주 깜빡거려야 한다. 그리고 눈 주위를 지그시 눌러 마사지를 해준다. 이때 주의할 점은 너무 세게 누르지 않는 것이다. 또한 눈을 직접 만지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는데 눈알을 좌우 위아래로 돌리는 운동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눈 보호제인 루테인이 정말 눈에 도움이 되나.
“그렇다. 눈, 특히 황반에 필요한 영양소인 것만은 사실이고 눈 속에서 스스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충돼야 하는데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으로 보충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당근, 녹황색채소, 등푸른생선 등이 그렇다. 그러나 루테인을 먹어서 바로 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루테인은 눈 속에 선글라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루테인은 일종의 눈 보험이다. 자외선 때문에 황반이 손상되기 때문에 장기간 복용 후 누적돼서 향후 손상이 오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즉, 루테인은 미래의 눈 건강을 위해 먹는다고 생각하면 좋다.”


박형직 강남서울밝은안과 원장 "코로나 시대, 눈 건강 안녕한가요"
안과의사로서 반드시 복용하는 영양제가 있는가.

“오메가3다. 안과에 가장 많이 오시는 원인은 단연코 안구건조증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적게 나와서 생기는 것도 있지만 눈물은 제대로 나오는데 너무 빨리 증발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기름이 없으면 물이 바로 대기에 노출돼 증발되는 것과 같이 지질이 위에 보충이 잘 돼 있으면 증발이 안 된다. 오메가3는 침투율이 좋아지게 도와준다. 즉, 오메가3는 현재의 눈 건강에 바로 도움을 준다.”

최근 유튜브 채널 ‘눈만 아는 남자 형직’을 시작했다.
“안과의사로서 환자들의 눈만 진료하고 치료하다가 어느 날 문득 세상 모든 것들은 눈을 통한 직간접 인식의 깊이에서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유튜브 채널 ‘눈만 아는 남자 형직’을 통해 눈에 대한 모든 것들에 대해 다양한 각계각층의 게스트를 초대해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눈 건강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펼치고 싶었다.”

댓글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나.
“질문들은 다양하지만 눈을 건강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예방해야 하는 것들이 주를 이룬다. 그 중 안구건조증, 스마일 라식, 백내장 등이다. 특히 수술 후 눈 건강이 좋아지는지를 가장 궁금해 하신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의료 선교 활동을 하고 싶다. 집집마다 직접 발로 찾아가 아픈 이들이 있으면 치료해주고 복음의료사역의 씨를 뿌리고 싶다.”

정유진 기자, 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