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은퇴라는 새로운 입구
가끔 은퇴를 상상하는 당신, 그 모습이 달콤했나요. 100세 시대가 왔다고들 하는데 설마 50대 중반 전후의 은퇴를 인생의 출구전략 정도로 가볍게 취급하진 않겠죠. 아직도 창창하게 남은 인생에서 은퇴는 새로운 시작으로 통하는 입구일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통계청의 2019년 생명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계속 증가해 2019년 83.3세(남성 80.3세, 여성 86.3세)에 이르렀습니다. 또 통계청 ‘가계금융 복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구주의 예상 은퇴 연령은 68.1세입니다. 하지만 통계청 보고서와는 별개로 심리적 은퇴 압박감은 50세 전후로 상당하죠.

은퇴는 업무적 해방감을 주는 동시에 금전적 부담도 줍니다. 우스갯소리로 최고의 은퇴 재무전략은 은퇴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실제 보험개발원에서 올해 초 발간한 ‘2020 KIDI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노후 만족도 조사에서 생활, 배우자, 자녀, 건강, 경제 상황, 일 등 여섯 가지 항목 중 일자리 만족도는 1.37점(5점 만점)으로 상당히 낮았습니다. 또 60대 고령자 10명 중 5명은 취업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60대는 52.8%, 70대는 30.4%, 80세 이상은 13.6%가 근로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신한은행이 지난 8월 17일 발간한 ‘신한 미래설계 보고서 2021’에는 재미있는 설문이 담겨 있습니다. 30~59세 직장인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왜 투자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가장 많은 답변은 ‘노후 준비·은퇴자금’(32.3%)이었고, 뒤를 이어 ‘조기 은퇴·조기 자산 축적’(14.0%)을 꼽은 것이죠. 특히 은퇴 준비 자가진단에서 전체 연령의 21.7%만이 ‘은퇴 이후 노후 생활자금이 잘 준비돼 있다’고 답변해 은퇴 재무 계획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었죠.

이에 한경 머니는 9월호 빅 스토리로 ‘새로운 시작을 위한 은퇴 재테크’를 잡았습니다. 은퇴 전문가들의 재테크 조언과 함께 행복한 은퇴 준비를 위한 플랜, 은퇴 창업 5계명 등의 내용을 꼼꼼하게 담아보았습니다.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와 재테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5060세대에게 은퇴란 긴 마라톤 주행의 절반 정도가 될 텐데 반환점을 돌아 새로운 목표 지점으로 달려 나가야겠죠. 앞서 다소 급하게 달려 왔었다면 이제는 주변의 풍경도 살펴보면서 조금 여유를 부려봐도 되지 않을까요. 은퇴라는 새로운 입구 앞에서 절대로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말이죠.

글 한용섭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