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부자처럼 투자한다면
당신이 뜻하지 않게 여윳돈 10억 원이 생겼다면 어디에 투자를 하실 건가요. 또 투자 수익률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나요. 10%가 넘는 고수익을 기대한다면 고민이 깊어지겠네요. 이도저도 아니고 복잡한 것이 싫다면 로또를 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로또 1등 당첨 확률이 814만5060분의 1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로또는 그리 권장할 선택지는 아닐 겁니다.

그렇다면 한국 부자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부자 보고서’를 살펴보면 부자들 스스로는 부자의 기준으로 ‘부동산을 포함한 총 자산 기준 약 100억 원 이상 보유한 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제시한 ‘금융 자산 규모 10억 원 이상 보유한 자’를 부자로 봤을 때 이들은 총 자산의 53%를 부동산 자산에, 45%는 금융 상품에 분산투자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부자들의 포트폴리오는 금융 자산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죠.

금융 자산은 입·출금 통장, 예금, 주식, 펀드·신탁, 채권, 보험·연금 등 다양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직접투자나 상장지수펀드(ETF), 주식형 펀드, 공모주 펀드 등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하네요.

한경 머니가 10월호 빅 스토리로 다룬 ‘부자들의 돈 버는 법’을 보면 부자들의 투자 성향은 다소 보수적이었습니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는 격언에 맞게 수익률만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관리까지 함께 고민한다는 것이 금융권 프라이빗뱅킹(PB) 담당자들의 전언이었죠. 다소 의아할 수도 있습니다. 막대한 현금을 틀어쥐고 있는 자산가들이 고수익을 위해서 과감한 베팅을 추구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정반대였던 것이죠.

특히 부자들은 ‘모르는 투자보다는 아는 투자’에 집중했습니다. 다소 인내심이 필요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 상품을 선호했다는 겁니다. 한경 머니가 국내 주요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의 PB센터에 문의한 결과 하반기 자산가들이 주목하는 투자 상품은 달러 자산, 해외 주식 및 선진국 주식형 펀드, 테마형 ETF, 단기성 투자(공모주 & 인컴 상품), 변액저축보험이었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벼락 투자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죠.

가끔 ‘투자’는 ‘투기’가 아니라는 기본을 잊게 됩니다. 또 로또에서나 기대할 수 있는 일확천금을 일반적인 금융투자에서 꿈꾸는 오류를 범합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재테크의 기본을 부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새삼 배우게 됩니다.

글 한용섭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