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새 획일화된 아름다움보다 자연스러운 건강미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애슬레저룩이 의류 비즈니스의 메가트렌드로 뻗어가고 있다. 그 돌풍의 중심에 선 안다르의 박효영 대표를 만나 관련 비즈니스의 현황과 전망을 들어봤다.
[special]박효영 안다르 대표 “운동이 곧 삶…‘애슬레저’ 시장 급성장”
국내 애슬레저(Athleisure: Athletic과 Leisure의 합성어로 일상에서 가볍게 입을 수 있는 스포츠웨어를 의미)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조5000억 원 규모였던 애슬레저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지난해 3조 원 규모로 몸집을 불렸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5년부터 아웃도어 업계에서 새 먹거리 분야로 여겨졌으나, 코로나19 이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강과 자기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벼운 활동과 운동을 하면서도 패션으로 자신을 표현하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발표한 ‘2020 애슬레저룩 관련 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만 15~64세 남녀 1000명 중 87.8%가 자기 관리, 건강관리에 신경을 쓴다고 답했다. 응답자 10명 중 9명(90.8%)은 “운동복을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 10명 중 8명(80.5%)은 애슬레저룩에 호감을 갖고 있으며, 10명 중 3명(32.5%)은 구입한 경험이 있었다. 소비력이 있는 20대(36.3%), 30대(39.4%)가 애슬레저룩을 더 선호했다.

안다르는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를 일찍 꿰뚫었다. 2015년 설립된 안다르는 당시만 해도 애슬레저 브랜드가 전무했던 국내 시장에 전문 디자이너들이 직접 개발한 기술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해당 시장을 선점했다. 요가 강사 출신이자 창업자인 신애련 대표의 적극적인 홍보도 단기 성장에 한 몫을 했다. 단, 회사는 빠르게 외형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속적인 적자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외부자금 수혈을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말 김철웅 에코마케팅 대표가 신애련 안다르 대표와의 주식교환을 통해 관계를 맺게 된 에코마케팅이 경영권을 확보하며 지원에 나섰다. 안다르는 에코마케팅과 함께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마케팅을 진행, 정확한 타기팅과 맞춤형 전략을 펼치며 내실을 다졌다.
이후 안다르는 신애련 단독대표 체제에서 박효영·신애련 공동대표 체제로 변화했고, 지난 6월 117억 원의 매출, 영업이익 3억3000만 원의 성과를 만들어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국민 소비자 투표 결과로 선정되는 ‘2021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도 안다르는 올해에도 애슬레저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3년 연속으로 시상대를 밟았다.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일까. 박효영 대표가 말하는 안다르의 성공과 향후 건강 비즈니스 관련 애슬레저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이야길 나눠봤다.
[special]박효영 안다르 대표 “운동이 곧 삶…‘애슬레저’ 시장 급성장”
안다르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나만의 건강한 아름다움’을 가꾸려는 신(新)다이어트 풍조와도 결이 맞닿아 보입니다. 실상은 어떤가요.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나요.
“과거에는 아름다운 몸매가 다이어트의 목적이었다면, 요즘은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주체도 ‘남’이 아닌 ‘나’로 옮겨지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편안한 옷을 찾는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애슬레저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예쁜 몸매를 드러내기 위한 아이템이 아니라 내가 가장 편하게 운동과 일상을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 사람들이 저희 안다르 제품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관련 의류 산업이 레드오션이 돼가고 있습니다. 애슬레저 분야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안다르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안다르의 가장 큰 차별점은 단연 ‘제품력’ 입니다. ‘안다르를 안 입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입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저희 고객들이 가장 많이 말씀하시는 리뷰입니다. 저희의 시그니처 라인 상품들은 매년 고객 피드백을 반영하고,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며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그것이 곧 고객들의 재구매로 이어지는 셈이죠. 저희는 저희의 본질인 ‘편안함’을 고객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상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 스포츠웨어는 어떤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안다르의 모든 상품은 눈으로 보기에만 좋은 패션이 아니라, 운동을 하면서 갖추어야 하는 필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혼자 운동을 하더라도 아무 옷이나 입고 하는 것보다 저희 옷을 착용했을 때, 훨씬 더 효율성이 있다는 것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가고 있습니다. 저희 고객들은 온·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통해 꾸준히 저희 상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주시고, 저희는 주기적으로 그 내용을 수집해 제품 업그레이드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가령, 저희가 레깅스를 9부와 8.2부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하는 것도 고객들의 세분화된 니즈를 수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special]박효영 안다르 대표 “운동이 곧 삶…‘애슬레저’ 시장 급성장”
안다르의 신제품 개발 전 과정(루틴)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금까지 안다르를 성장시킨 원동력은 ‘철저한 유저 기반 제품 기획’이었습니다. 우선 신제품을 개발하기 전 기획팀에서는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와 기존 판매 상품들의 피드백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신제품을 기획합니다. 이후 기획된 내용을 바탕으로 수많은 디자인 및 패턴 샘플들을 만들고 여기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수십 번의 냉정한 평가를 거칩니다. 이 평가를 통과한 제품들만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게 되죠.”

동시에 요즘 우후죽순으로 애슬레저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경쟁은 필연적이지만 자칫 업계 치킨게임으로 번지지 않을지 궁금합니다.
“아무리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결국 ‘카테고리 킹’이 정해집니다. 이미 수많은 선례들을 통해 증명됐듯, 저렴한 가격 전략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결국 그 카테고리를 장악할 수 없습니다. 내일 바로 더 저렴한 브랜드가 나오면 경쟁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어느 업계에서나 카테고리 킹은 제품(혹은 서비스)의 본질이 우수해야 한다는 것이 필수입니다. 우수한 본질 위에 합리적인 가격 전략, 다양한 유통 채널 전략, 고객과 소통하는 마케팅 전략이 함께 얹어진다면, 그 어떠한 경쟁사도 위협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시장 확대 관점에서 마케팅 포인트를 어떻게 잡을 실 건가요.
“기존 안다르가 경쟁하던 ‘레깅스 시장’은 치열한 치킨게임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안다르가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애슬레저 시장’은 아직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시장입니다. 저희는 기존의 여성 레깅스 중심의 ‘운동 시장’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TPO(시간, 장소, 상황)를 조망하고, 타깃을 재규정해 ‘건강한 몸’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의 타깃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레깅스뿐만 아니라 상의, 아우터, 조거팬츠 등 저희의 다양한 상품들은 운동을 하고, 출퇴근을 하고, 식사를 하고, 누군가를 만나는 일상생활 모든 순간에 저희 안다르가 함께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작심을 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삶=운동’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다르가 그 순간을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일간에서의 애슬레저에 대한 불편한 시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근 불편한 시선으로 언급되는 것은 애슬레저 패션이 아닌 레깅스라는 특정 아이템에 대한 호불호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레깅스에 대한 개인적인 인식의 차이가 과도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패션은 문화를 반영하기에 레깅스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문화가 바뀌면서 자연스러운 패션 아이템으로 변해갈 것이라 예상합니다. 저의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남성들의 반바지, 찢어진 청바지, 중고등학생들의 긴 머리까지도 불편한 시선을 받았었습니다.

반면 동시대임에도 내 몸의 사이즈와 관계없이 나에게 가장 편한 옷차림으로 조깅을 하든 서핑을 하든 남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문화가 있는 국가들도 존재했습니다. 어떤 것이 선진 문화이고, 어떤 것이 옳은 문화라고 규정 지을 수 없지만 앞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은 ‘남’의 시선보다는 ‘나’에게 집중해 나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애슬레저 패션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나의 편안함과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음’에 집중하는 트렌드로 갈 것입니다.”

건강에 좋은 운동복을 고르기 위해서 소비자들이 꼼꼼히 살펴야 할 점들이 있다면요.
“좋은 운동복을 고르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중심으로 체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의 라이프스타일(어떤 운동을 즐겨 하는지, 직업이 무엇인지 등)과 나의 니즈를 맞추어 줄 수 있는 원단과 디자인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죠.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좋다고 이야기해도, 내가 입었을 때 편하거나 예쁘지 않다면 자주 입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운동복을 선택할 때는 직접 입어보고, 간단히 움직여본 후 나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시길 권합니다.”

앞으로 안다르의 목표가 있다면요.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누구나 24시간 안다르와 함께하는 것이 저희의 꿈입니다. 마치 내 피부처럼 항상 몸에 안다르가 함께하는 것이죠. 입는 순간 느껴지는 가벼움과 상쾌함으로 액티브 라이프가 더 즐거워질 수 있도록 일상 속에서 언제든 편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사소한 디테일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해 최고의 편안함을 선물하는 안다르가 되고 싶습니다.”

김수정 기자 hohokim@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