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의 강점은 무엇보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유연성에 있다. 1인 가구 고령화 현상도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자 사회적 과제다. 과연, 신탁이 그 조력자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령자 1인 가구’의 고민, 신탁으로 푼다면
2020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20년 총인구는 5178만 명에서 증가, 2028년 5194만 명을 정점으로 2040년 5086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국인의 고령인구(65세 이상)는 2025년 1000만 명을 넘고 2036년 1500만 명을 초과할 전망이다. 내국인 기준으로 고령인구 구성비는 2020년 16.1%에서 2025년 20%를 넘고 2035년 30%를 초과할 전망이다.

2020년 11월 ‘2020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1203만4000명) 중 활동제약 인구는 223만 명으로 60세 이상 인구 중 18.5%를 차지하며, 남성은 77만9000명, 여성은 145만1000명으로 여성 활동제약 인구가 67만2000명 더 많다. 고령자의 연령이 상승할수록 활동제약 인구수도 증가하는데, 60~69세는 53만9000명, 70~79세는 74만 명이며, 80세 이상은 95만2000명으로 이 중에서 60세 이상 활동제약 인구 중 80세 이상이 42.7%를 차지하고 있다.
‘고령자 1인 가구’의 고민, 신탁으로 푼다면
‘고령자 1인 가구’의 고민, 신탁으로 푼다면
활동제약자의 특성을 보면 여성이 (65.1%) 많은 편이고 사별(43.4%), 이혼(6.6%), 미혼(3.3%) 상태로 배우자가 없는 비율이 53.3%를 차지한다. 고령자(60세 이상) 활동제약자는 정서적·육체적 도움이 되는 배우자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활동제약자 중 1인 가구 비율은 25.1%를 차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고령자 1인 가구의 고민
늘 건강할 것만 같았던 85세 김귀숙 씨는 요즘 활동이 매우 불편하다. 어느날 친구들과 공원산책 중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후 회복이 더딘 상태다. 김 씨는 10년째 지금의 시니어타운에서 거주하고 있다. 시니어타운에 거주해 식사 등은 걱정이 없지만 간병인비, 병원비 등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걱정이 된다.

10년 전 김 씨는 부동산을 정리한 후 시니어타운 보증금 5억 원을 부담하고 지금의 시니어타운에서 거주하고 있다. 아파트 1채는 월세를 받아 김 씨의 생활비로 충당하고 있다.
김 씨는 평생 미혼으로 살아와 사실 주변에 도와줄 가족이 없다. 김 씨의 형제자매는 4명으로 큰언니는 미국에서 치매요양병원에 입원 중이고, 하나뿐인 오빠는 먼저 사망했다. 미국에 거주 중인 여동생보다 의지가 될 사람은 한국에 거주 중인 조카 3명(A, B, C)이다.

병환은 있지만 당분간 생활하는 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10년이면 생을 마감할 것이라는 마음으로 재산 정리를 하고 시니어타운 생활을 시작했지만 앞으로 10년은 족히 살 것 같다. 월세로 생활비를 부담하기에 이제는 빠듯한 상황으로 예측보다 오래 사니 난처한 일이 됐다. 남은 재산으로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한 김 씨에게 좋은 방안의 솔루션을 찾아보도록 하자.

신탁을 활용한 솔루션은
김 씨의 경우 몸은 좀 불편하지만 정신이 건강하므로 대책은 세울 수 있다. 보유 중이던 재산을 재구성해 지금의 관리 형태를 바꾸는 대책이 필요하다. 김 씨와 같은 1인 가구의 경우는 반드시 자신을 위한 신탁 설정이 필요하다. 시니어타운에서 거주하며 지원을 받으려면 유지비용이 꽤 들어가 재산 정리 후 모았던 금전이 넉넉해 보여도 시간이 가면 빠듯해진다.
‘고령자 1인 가구’의 고민, 신탁으로 푼다면
시간이 가면서 불안해하지 말고 보유 중인 재산을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다. 이때 반드시 머스트 해브(must have)로 신탁을 설정해야 한다. 부동산과 고정돼 있는 재산은 유동화가 중요하니 자신을 위해 금전 변환이 필요하다. 만약 유동화한 재산이 다 소진될 때를 대비해 미리 일을 봐주는 조카A가 아파트를 처분해서라도 생활을 지원할 수 있게 후견계약을 미리 해두는 것이 또한 가장 좋은 팁이 될 것이다.

요즘 아파트 가격이 꽤 상승해 누구나 상속의 고민은 늘 있다. 지금의 고령자들은 아파트 1채만 보유해도 상속세를 부과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유 중인 금전이 동결되지 않게 하는 것이 본인과 상속인들을 위한 키포인트다. 고령의 1인 가구는 상속과 증여에 관한 부분을 늘 염두하고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자녀가 없어 간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인 가구이면서 자녀가 없는 경우는 상속관계가 매우 복잡해지기 때문에 준비에 준비를 더해야 하지만 그 방안으로 신탁이 바람직한 것이다.

증여를 하자면 내 노후를 보호받기 어렵고 유언장을 쓰자면 사후 집행의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은 자유로운 설계를 해 나를 위한 재단을 설정하는 것이다. 나를 위한 가상의 재단을 설계해 1인 가구의 고민인 노후자금의 지원 대책 마련, 치매 대비, 상속인들의 간편한 분배를 계획해 뼈대를 세우고 유류분 대비 전략, 내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기부 실현 등으로 살을 붙이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작업이 완료된다면 김 씨와 같은 고령의 1인 가구도 편안한 노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글 박현정 하나은행 100년 리빙트러스트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