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미래 트렌드를 변화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3년 차를 맞는 2022년에도 글로벌 유동성은 시공간을 초월한 가상의 디지털 공간 ‘메타버스’로 집중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테크, 반도체, 미디어, 게임,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 전 산업을 아우르는 만큼 융합형 투자가 가능하다. 메타버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대해 알아본다. 자료:삼성증권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1992년 미국의 베스트셀러 SF 작가 닐 스티븐슨의 장편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 처음 등장한다. 이후 2018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원>에서는 주인공이 고글과 헤드셋, 글러브를 착용하고 트레드밀을 걸으며 3차원(3D) 가상세계 ‘오아시스’를 자유롭게 탐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세상은 급속도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자신의 아바타로 게임을 만들어 전 세계 유저들을 초대해 함께 게임을 즐기고, 게임머니는 가상화폐로 결제한다. 곧 가상현실(VR) 형식의 고글 기기를 쓴 상태에서 인터넷 검색과 전화 통화, 회사 업무를 함께 보는 시대가 열린다.
산업의 혁신을 가져올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170조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0년간 10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메타버스는 테크, 반도체, 미디어, 게임,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 전 산업의 집합체로 부각된다. VR이 실제 생활에서 적용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메타버스 기술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받쳐줄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도 역시 커지고 있다. 수익률 극대화·시장 대응에 효과적
2021년 10월 13일 시장에 첫선을 보인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K-메타버스 액티브 ETF’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K-메타버스 액티브 ETF는 2021년 11월 18일 종가 기준 1만5140원으로 첫 설정 후 수익률이 49%에 달했다.
상장한 지 석 달도 안 된 메타버스 ETF의 개인 누적 순매수(12월 15일 종가 기준) 규모는 2865억 원에 달한다. 같은 날 기준 이 펀드의 순자산 총액 규모는 4204억 원 규모에 육박한다.
코덱스 K-메타버스 액티브 ETF가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뭘까. 2022년 국내 주식시장은 대내외 변수로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런 가운데서도 성장 테마를 갖춘 ETF는 상승 곡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 가능성에 걸맞은 메타버스 ETF 중에서도 메타버스 액티브 ETF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종목을 교체해주고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패시브 ETF와는 성격이 다르다.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한 ETF의 특성과 투자 종목 및 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액티브 펀드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의 유연한 종목 교체는 수익률의 극대화라는 효과로 나타난다.
다만 펀드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액티브 ETF는 시기나 방법에 비교적 얽매이지 않고 펀드매니저들의 재량에 따라 종목 변경이 이뤄진다. 수수료 역시 펀드매니저의 운용 역량에 따르다 보니 패시브 ETF보다는 높은 편이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는 보수가 낮다.
패시브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성격 탓에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담지만 액티브 ETF는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다. 그만큼 액티브 ETF는 미래 성장 산업 중심의 테마 위주로 ETF 종목을 구성하다 보니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보다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코덱스 K-메타버스 액티브 ETF의 투자 종목 비중은 시장 변화에 따라 유동적이다. 2021년 10월 13일 당시에 하이브(8.81%), 크래프톤(8.57%), 펄어비스(8.45%), 네이버(8.01%), 제이콘텐트리(7.48%), NEW(6.60%), 아프리카TV(6.31%), 위메이드(5.77%) 순이다.
두 달 후 투자 종목은 대거 조정됐다. 최근 조정된 품목은 펄어비스(8.81%), 하이브(8.36%), 위메이드(7.66%), 카카오게임즈(5.99%), LG이노텍(5.55%), 아프리카TV(5.51%)로 두 달 전과 종목 변경의 변화 폭이 컸다. 액티브 ETF, 펀드매니저 운용 역량에 달려
코덱스 K-메타버스 액티브 ETF는 정기 변경에 얽매이지 않고 펀드매니저의 운용 역량에 따라 종목 변경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2021년 12월 22일에 출시한 삼성자산운용의 미국 메타버스 나스닥 액티브 ETF도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액티브 ETF는 메타버스 산업 상위 40개 종목에 투자한다. 이 ETF 상품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옛 페이스북), 애플,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넷플릭스, 디즈니, 로블록스, 트위터 등 핫한 기업들이 대거 종목으로 편입돼 있다.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그로쓰(Growth)본부장은 “메타버스는 1~2년에 그치는 테마가 아닌 인터넷을 대체하는 새로운 빅 테마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단기 테마가 아닌 10~20년간 성장할 메가트렌드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외에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신재생에너지 등 성장성이 기대되는 액티브 ETF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액티브 ETF의 순자산총액은 2020년 말보다 2배 이상 성장한 4조5000억 원에 육박한다. 액티브 ETF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은 점점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글 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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