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시작> 박민수 작가 인터뷰

올해 들어 주식, 가상자산 등 투자 시장이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늘어나고 있다. 과연 이 하락장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 질문의 실마리를 풀고자 주식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한 박민수 작가를 만나 시장 상황과 전망, 효율적인 투자 방법에 대해 두루두루 이야길 나눠봤다.
“100세 시대 자산관리, 긴 호흡의 ETF가 효율적”
올해 미국의 긴축과 금리 인상 움직임이 가시화되며, 세계 증시에도 심한 변동성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증시 역시 장기간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 미·중 갈등, 인플레이션 등 각종 악재 뉴스들이 쏟아지면서 증시에 대한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투자 전문가들 상당수는 현 시장에서 변동성이 높은 주식투자에 자금을 올인하지 말고, 상장지수펀드(ETF)나 금 등에 분산투자 할 것을 권고했다.

실전형 주식투자서 집필로 내놓는 책마다 화제를 모은 박민수 작가도 최근 그의 저서 <부의 시작>을 통해 100세 시대 안전한 부의 사다리에 올라타기 위해선 반드시 투자 포트폴리오에 ETF를 담으라고 강조했다.

박 작가는 서울 여의도 증권 유관기관에서 일하는 만 22년 차 직장인이다. 필명은 샌드타이거샤크.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상어, 샌드타이거샤크가 그의 투자의 성질과 비슷해서다. 작가는 스스로 일 중독자라고 할 만큼 일과 회사를 우선하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약 10년 전, 경기 침체로 다수의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에 은퇴 후의 삶, 급여 외의 소득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주식투자에 매진하게 됐다. 36세에 오로지 독학으로 가치투자의 기본을 쌓았고 약 7년 만에 3000만 원의 종잣돈을 8억 원으로 만들었다.
현재는 유관기관 종사자인 관계로 연 6000만 원 한도로 투자해 연 100%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실전 투자 노하우를 상세히 기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전작 <마흔 살에 시작하는 주식 공부 5일 완성>과 <한 권으로 끝내는 테마주 투자>도 실전 투자서로 인기를 얻어 판매량 11만 권을 돌파하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리고 그는 세 번째 책 〈부의 시작〉으로 돌아왔다. <부의 시작>은 100세 시대를 살아가며 거머쥐어야 할 부의 사다리를 올라타는 법, 그 출발을 알리는 책이다. 그리고 그 핵심으로 ETF에 주목했다. 박 작가가 말하는 ETF의 매력과 향후 주식시장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요즘 주식시장이 참 어렵습니다. 현재 시장을 어떻게 보시나요.
“예측이 참 어려운 시장입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변동성이 강할 것 같아요. 여러 이유가 있는데 첫째로는 역시 미국의 정책 이슈들이죠. 금리 인상,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그리고 이것들을 부채질하는 인플레이션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인플레이션의 척도는 유가라고 봅니다. 그리고 현재 유가를 자극하는 가장 큰 원인은 단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죠. 전쟁이 빠르게 종결되지 않는다면 유가상승은 물가를 자극해 글로벌 경제에 큰 짐이 될 겁니다. 동시에 미·중 갈등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로 인해 중국이 경제적으로 흔들리면 대중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증시도 영향을 받을 겁니다.

무엇보다 세계의 부품 공장인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강력한 셧다운(봉쇄) 정책을 유지하면서 부품 공급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면서 관련 부분들이 계속 악재로 남을 가능성도 크고요. 이는 신흥국들에 좀 더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100세 시대 자산관리, 긴 호흡의 ETF가 효율적”
연달아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하셨습니다. 비결이 있다면요.
“우선, 남들과 다르게 쓰려고 해요. 가능하면 독자들이 읽고 싶은 책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론 얘길 책에 담는 편입니다. 주식 서적 상당수가 전문 애널리스트나 슈퍼개미들이 집필하시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 보니 간혹 책 내용이 그들 눈높이에 맞춘 경우가 많아서 일반 독자들이 읽기 이해하기 힘들 수 있어요. 저는 개미투자자로서 제가 직접 겪었던 실전 투자기를 쉽게 쓰려고 노력해요. 무엇보다 저는 항상 책을 쓸 때마다 우리 아들들에게 제 투자 노하우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써요.

실제로 제 첫 저서 <마흔 살에 시작하는 주식 공부 5일 완성>도 출간 목적이 아닌 자식들에게 주려고 만든 책이거든요. 2018년 어느 날 갑자기 협심증으로 아픈 적이 있었어요. 의사 선생님이 ‘이렇게 계속 사시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하셨죠. 갑자기 내가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당시 초등학생인 아들에게 아빠로서 뭔가는 남겨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컸죠. 그래선지 정말 자식에게 물려준다는 마음으로 쉽고, 정직하게 썼더니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아요.”

얼마 전 신작 <부의 시작>을 내셨어요. ETF로 연 40% 수익을 내며 부의 사다리에 올라타는 법에 대한 책인데, ETF가 펀드, 머니마켓펀드(MMF), 주식보다 매력적인 이유가 무엇인가요.
“가장 큰 매력은 ETF가 개별 종목보다 덜 오르고, 덜 내린다는 점이요. 주식과 달리 개별 종목의 호재와 악재가 편입 비중만큼만 반영되기 때문이죠. 또한 ETF는 상장 폐지 가능성이 낮고, 10개 종목 이상으로 구성돼 있는 펀드이기 때문에 분산효과가 큽니다. 특히 ETF에 포함돼 있는 종목들은 대개 대형주이고, 중소형주라 하더라도 업계 선도 기업들이 많아요.

무엇보다 ETF는 개별 종목보다 변동성도 덜하고, 유상증자, 상장 폐지 리스크도 적어서 투자금액을 손실 시마다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TF 투자라면 초보 투자자도 안전하게, 그리고 가치투자 방법으로 충분히 연 40% 수익이 가능합니다. 분기에 10%씩 벌 수 있는 섹터나 종목을 찾으면 되는데요. 저는 이때 ‘246전법’과 ‘433전략’을 활용하길 권합니다.”

246전법과 433전략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246전법’은 내가 산 종목의 주가가 떨어질 때 분할매수로 평단가를 낮추는 방법인데요. 기준은 20%, 40%, 60% 하락할 때마다 매수하는 겁니다. ETF의 경우에는 개별 종목보다 변동성이 낮으니 ‘123전법’으로 접근할 것을 권합니다. ‘433전법’은 축구감독이 수비수·미드필더·공격수별로 진형을 짜는 것처럼 자산 배분을 하는 건데요. 수비수는 현금을 의미합니다. 지금처럼 변동성 장세에서는 현금 비중을 40~50% 정도 가져가야 하고요. 30% 비중의 미드필더는 배당주와 성장주입니다.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종목이죠.”

왜 ETF 수익률 40%를 콕 집어 목표로 잡으라고 하셨나요.
“사실 저는 ETF뿐만 아니라 주식투자도 분기마다 10% 수익을 목표로 보고 해요. 분기 10%가 모이면 연 40%가 되죠. 연 40% 수익을 복리로 투자하면 7년 후에는 투자원금이 10배로 불어나죠. 일종의 스노볼 효과로 눈덩이를 굴리면 눈사람이 되는 것처럼요.”
“100세 시대 자산관리, 긴 호흡의 ETF가 효율적”
작가님은 36세에 오로지 독학으로 가치투자의 기본을 쌓아, 약 7년 만에 3000만 원을 8억 원으로 만드셨습니다. 어떻게 공부하셨고, 투자의 핵심 비결이 궁금합니다.
“우선 포털에서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의 재무제표 분석부터 시작합니다. 적자인 기업은 어떤 기업이든 쳐다보지도 않는 편이에요. 물론, 그 과정에서 급등주를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게 제 투자 원칙이니까요. 안전한 주식투자를 하려면 장기 투자는 필수인데 적자인 기업은 망할 수도 있고, 끊임없는 유상증자로 주가를 희석할 가능성이 농후하거든요.

그리고 실적 개선 기업을 고르는 편이에요. 이건 정직한 지표거든요. 한경컨센서스 같은 사이트에서 증권사 리포트를 통해 2년 후의 실적치를 체크하는 편이에요. 그걸 기준으로 우량 기업들을 선별하면 장기적으로 대개 우상향하거든요. 중간에 가격이 떨어지면 손절매하지 않고, 더 싼 가격에 추가 매수 전략, 즉 246전법을 쓰기도 하고요.

또한 공포심을 뒤집어보는 편입니다. 시장에서 지금 내 종목만 내리는 건지, 전체가 내리는 건지 상황을 파악하죠. 시장 자체가 하락장이면 공포심을 느끼지 마세요. 오히려 그 공포심을 뒤집어 생각하면 좋은 추가 매수의 기회가 됩니다.”

향후 유망 섹터는 어느 분야에 주목하시나요.
“쉽지 않은 질문이네요. 향후 어느 시점인지에 따라 전망이 조금 갈리는데 긴 호흡으로 본다면 이럴 때 미국 빅테크 기업들 가운데 실적이 꾸준히 오르는 기업들을 출렁일 때마다 저점 매수를 하는 게 좋다고 봐요. 실제로 그런 기업들 위주로 담은 ETF도 많습니다. 전지자동차와 메타버스도 장기적으론 긍정적이고요. 그리고 저는 우리나라 비메모리 반도체에 투자하는 기업도 유심히 보고 있어요. 물론, 아직도 해당 업계는 TSMC가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과연 이 독주가 지속될지는 좀 고민해봐야 해요. 실제로 삼성전자가 관련 점유율을 지난 몇 년 동안 끌어올렸거든요.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공을 들였고요. 삼성이 TSMC 포션들을 조금씩 뺏어가면 관련 반도체 기업들도 관심을 받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덧붙여 올해는 주식과 별개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에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결국,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산업의 경우 NFT와 연계될 가능성이 커요. 실제로 전 세계 게임 업계가 돈을 버는 게임(Play to Earn, P2E)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NFT를 활용한 P2E 개발을 진행하거나 프로젝트 차원에서의 검토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이런 섹터는 유의해야 한다고 보는 분야가 있다면요.
“국내로 한정해서 보자면 바이오 섹터는 초보 투자자들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개 국내 바이오 섹터들은 파이프라인이 부족해요. 실제로 제약업은 신약 개발 10개 중 하나만 성공해도 엄청난 성공이긴 하지만 이게 실패를 하면 대책이 없거든요. 신라젠이 대표적이죠. 반면 외국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우, 그 실패를 대체할 파이프라인들이 있죠.

따라서 국내 바이오 투자는 단기적으로 급등 가능성은 있지만, 자칫 개발에 실패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어서 충분히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이 뛰어들면 위험성이 큽니다. 또한 사이클 산업들도 타이밍이 중요해요. 가령, 실적이 굉장히 좋은데 알고 보니 그게 정점일 때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사이클 산업들은 긴 호흡으로 투자하기 쉽지 않은 섹터라 주식 초보들에겐 투자 주의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100세 시대, 노후 대책이 필수인 상황에서 금융 자산을 통한 자산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100세 시대 자산관리는 긴 호흡으로 안정적으로 가야 하죠. 핵심을 잃지 말자는 것이고요. 저는 그런 측면에서 우선, 고배당주와 ETF가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고배당 ETF는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계좌에서 투자할 때 절세효과가 커요. 일반 계좌에서 투자하면 배당금에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도 포함돼죠. 또한 연금 계좌에서 투자하면 배당금에 대한 과세가 연금 수령 때까지 이연돼 배당금 재투자를 통한 복리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요. 55세 이후 연금으로 인출할 때는 연금소득세율 3.3~5.5%를 적용받습니다.

타깃데이트펀드(TDF)도 좋은 대안이고요. TDF는 전문가들이 투자자의 은퇴 시기에 맞춰 투자 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편리하고, 안전해요. 호주의 퇴직연금제도가 이것을 통해서 높은 수익률을 안겨줬는데 100세 시대, 향후 국내에서도 이 상품이 자산 운영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글 김수정 기자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