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관리의 숨은 강자들 ①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big story]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운용 대표 "AI 기반 투자 대중화 주도할 것"
“핀트가 추구하는 것은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투자를 생활습관처럼 만드는 것이다.”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금융 서비스 대중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다른 금융 회사들처럼 수익률을 높이거나 투자일임액을 늘리는 성과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라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4만 좌가 넘는 투자 일임 계좌를 동시에 운용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3년 8월 설립된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이하 디셈버)은 국내 최초의 비대면 투자 일임 서비스 ‘핀트’를 론칭했다. 핀트는 올해로 4년 차에 접어든 투자 일임 서비스다. 핀트의 누적 회원 수는 76만 명이고, 누적 투자일임계약 수는 20만 건에 달한다. 누적 회원 수 규모만 볼 때 투자 일임을 하는 증권사들보다 핀트의 고객 수가 월등히 많다.

현재 인공지능(AI) 아이작이 고객 개개인의 투자 성향을 파악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직접 매매를 실행하는 것은 물론 시장 상황에 맞춰 자산군을 리밸런싱한다. 따라서 투자 경험이 적거나 초기 투자비용이 많지 않은 투자자들도 접근이 용이하다. 최소 투자일임액도 20만 원으로 대폭 낮췄다. 운용 수수료는 수익이 났을 때에만 수익의 9.5%를 수취하고,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심지어 운용수수료도 동종 업계에선 최저 수준이다.

정 대표는 수익률보다 고객이 투자를 생활습관처럼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보통 금융 회사들이 핵심성과지표(KPI)에 따른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우리는 수익률을 높이거나 투자일임액을 늘리기보다 플랫폼을 통해 꾸준한 투자 습관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핀트가 시장 대비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감정을 배제하고 꾸준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ig story]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운용 대표 "AI 기반 투자 대중화 주도할 것"
다음은 정 대표와의 일문일답.

‘핀트’가 가지고 있는 차별점은.
“일부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투자 일임 서비스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볼 수 있다. 비대면 투자 일임 서비스는 금융·핀테크 서비스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고 본다.

특히 투자 일임과 같이 고객의 돈을 대신 운용하는 서비스라면 AI 투자 엔진의 기술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사람의 직관과 감정적인 판단이 득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의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논리적으로 분석해 감정적 요소 없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리밸런싱할 수 있는 AI 투자 엔진이라면 보다 객관적인 투자금 운용이 가능하다고 본다. 2013년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투자 엔진 아이작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핀트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일반 대중도 자신에게 필요한 금융 상품을 알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핀트를 개발한 계기가 됐다. AI 투자 엔진인 ‘아이작’만큼 공을 들여 개발한 것이 수십만 개의 포트폴리오가 동등하게 운용될 수 있는 투자 운용 플랫폼 ‘프레퍼스’다.

대고객 서비스를 지향하며 동시에 수백만 개의 서로 다른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작과 프레퍼스를 개발하고, 비대면 투자 일임 서비스가 가능해진 2019년 4월에 처음 핀트를 론칭하게 됐다.”

투자 일임 서비스에 대해 핀트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
“투자 일임 서비스는 일부 자산가만을 위한 인식이 팽배하지만 핀트는 투자 일임 규모에 따라 고객이 차별받지 않는 구조로 만들었다. 핀트는 바쁜 고객을 대상으로 최적의 타이밍에 리밸런싱을 해주고 기대한 수익률을 달성하도록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핀트가 선보이는 차별화된 서비스는.
“아직 첫걸음 단계이긴 하나 최근 핀트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자산’ 서비스에서 고객의 한 주간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 리포트’를 매주 발행하고 있다. 만약 지난 주에 절약한 비용이 있다면 해당 비용을 핀트 투자로 권유하는 서비스다.

앞으로는 이 같은 스킴을 보다 고도화해 고객의 자산, 급여, 고정 소비 등 금융 정보를 전반적으로 분석해 ‘지금 얼마를 투자하는 것이 적합한지’, ‘어느 정도의 기간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을지’ 구체적으로 제언해주는 서비스로 발전해 나갈 예정이다.

결국 단순히 지금의 자산만 보여주고 금융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 전반에 발생할 이벤트를 고려해, 각 시점에 맞는 제언을 해주고, 필요한 방법을 제시하며 고객으로 하여금 금융 생활만큼은 신경을 덜 쓰고, 그 외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가 되는 것이 목표다.”

핀트가 디지털 자산관리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가.
“자산관리는 현재의 자산뿐 아니라 미래의 자산을 함께 관리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획득한 다수의 금융 서비스가 금융 자산 정보를 모아 한눈에 보여주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핀트는 현재의 자산 상태는 물론 앞으로 어떻게 자산을 키워 나갈 수 있을지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또 필요에 따라 직접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향후 추가적으로 시스템 개발 계획은.
“고객의 현재 투자 현황과 금융 자산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금융 콘텐츠를 큐레이션해 제공하는 AI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투자 상품에 대한 실시간 분석 등 고객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엔씨소프트와 협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님의 투자철학은 무엇인가.
“투자 서비스를 받는 고객이 차별을 받는다는 느낌을 가지면 안 된다고 본다. 핀트는 가입 시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면 고객 대다수가 균등한 수익률을 유지하게 된다. 투자 시점이나 투자금액, 자산 규모에 따른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 투자철학이다. 핀트는 누구나 은행에 가서 입출금 계좌를 개설하고 저금을 할 수 있는 것처럼 편리하게 투자 일임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대중적 서비스’가 되는 것이 목표다.”


정인영 대표는
현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이사
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
전 국민 BIT대학원 겸임교수
전 엔씨소프트 투자경영실장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 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