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투자 3인 파워 인터뷰
③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Special]“채권, 환 손실·부도 리스크 등 꼼꼼히 체크해야”
“채권금리가 경제주체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채권 시장은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들이 채권에 투자하려면 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엥서 최근 채권 투자 붐이 일고 있는데 금리 상승 정점 시기와 분산투자, 부도 리스크 등의 정보를 토대로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채권 투자를 하려면 채권금리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예측하고 직접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금리상승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지금보다 다음 달에 채권 투자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채권금리는 경제 전반의 매크로 흐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경제 흐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신용 위험에 대한 평가는 쉽지 않기 때문에 예금 구조와 유사한 우량한 국가의 국채를 사면 신용 리스크에 대한 위험을 덜 수 있다고 말한다. 황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부도가 날 확률은 매우 낮기 때문에 예금만큼이나 국채는 안전한 상품”이라며 “국채 3%대 금리라면 부도가 날 가능성에 비해 상당히 금리가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등급이 아닌 투기등급의 채권 투자는 일반인들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더블 A(AA)등급의 회사채는 괜찮지만 트리플 B(BBB)등급 이하는 일반인 투자자보다는 전문 투자자들의 영역”이라며 “싱글 A(A)부터는 부도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투자하기에 다소 위험 부담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우량 채권을 매수한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회사채 투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해외 채권에 대해서도 환 손실 리스크를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해외 채권은 신용 리스크와 환 리스크를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채권보다 리스크가 더욱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주식 시장과 달리 채권 시장은 모든 경제주체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다”며 “채권금리 상승 여파로 채권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날 텐데 내년 상반기쯤 채권 투자는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pecial]“채권, 환 손실·부도 리스크 등 꼼꼼히 체크해야”
다음은 황 선임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채권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이유가 있나요.
“채권금리가 3%대보다 낮을 때는 관심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 3%를 넘어가면서 채권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습니다. 또 주식이나 코인 등 유동성장세에서 인기를 끌었던 자산들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반사효과로 채권이 관심을 받게 된 부분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기대수익은 높아져 있지만 변동성이 적고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다 보니 채권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커지게 된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채권 시장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채권이 주식보다 더 어렵다고 인식하는 이유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 쉽지 않은 자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모든 경제주체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식이 아닌 채권 시장입니다. 실제 채권 시장이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 인구는 1400만 명 정도로 추산하는데 이 가운데 절반 정도의 인구가 주식 시장에 참여하는 인구라고 본다면 채권금리에 영향을 받는 인구는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인구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은행 이자율은 기준금리 외에도 채권 시장에서 결정되는 채권금리로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기준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코픽스 금리 역시 채권금리를 반영합니다. 채권금리가 바뀌면 주택담보대출 이자금액도 달라지는 것이죠.

이외에도 정부는 주식 시장보다 채권 시장을 좀 더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주가 하락으로 기업이나 국가가 위협을 받지 않지만 채권 시장이 무너지면 채권금리가 치솟고 부도나는 기업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2007년 채권금리 급등으로 미국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온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만큼 채권 시장은 국가 경제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금 채권금리가 많이 오른 것 같은데 어떤가요.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권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했고, 올해 국채금리도 3%대까지 올랐습니다. 2007년 금융위기 직전 미국의 기준금리는 5.2%였는데 미국 당시 국책금리는 6%대까지 올랐다가 금융위기 이후에 국채금리가 크게 떨어졌는데 최근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채가 3%대 중반까지 올랐고, 회사채도 4%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도 6%로 뛰었는데요. 채권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규로 매수하는 경우에는 투자하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금리인상기가 당분간 지속되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는 신규 채권 투자자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채권 투자의 정점 시기는 언제로 보시나요.
“내년 1분기에 채권 투자는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해지는데 늦어도 내년 2분기에는 금리 상승도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채권 투자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국채는 부도 리스크가 낮기 때문에 확실한 안전자산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신용등급 기준으로 트리플 A(AAA)와 더블 A 등급의 회사를 제외한 채권은 부도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합니다. 투자등급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국채는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다만 트리플 B 이하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금리는 높을 수 있지만 부도 리스크가 더 크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해외 채권의 경우 신용 리스크 외에도 환 손실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권 투자를 할 때 체크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요.
“금리 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채권 투자는 경제 전반의 매크로 흐름을 따라가는데 기본적인 경제 흐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채권 투자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도 리스크를 체크해야 합니다. 채권금리가 높은 채권의 경우 그만큼 부도 리스크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황세운 선임연구위원은…
현)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선임연구위원, 금융위원회 공적심사위원회 위원, 사학연금 기금운용 성과평가위원회 위원
전) 한국거래소 소매채권전문딜러지정위원회 위원, 금융투자협회 신용평가기관 평가위원회 위원, 금융투자협회 한국채권시장발전협의회 위원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