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훈 하나은행 전문위원은 한경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올 연말에서 내년 초로 넘어가면서 인플레가 감소하고 환율도 13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경기 침체 이슈가 부각되는 데따른 안전자산 선호 강화 요인이 인플레 리스크의 바통을 이어받으며 달러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에 대응한 미 Fed의 강력한 정책, 에너지 가격, 국제 식료품 가격 하락 등으로 미국의 긴축 기조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지만 국내 채권 시장에 대한 자본 유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서 위원은 “외국인 관점에서 금리 차익과 환헤지로부터 발생하는 총기대이익이 플러스 수준인 것을 감안한다면 채권 시장에서의 자본 유출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은 여전히 견조하고 외환보유액은 7월 기준 4386억 달러 수준으로 위기 완충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외환위기 상황에서 문제가 됐던 총대외채무는 6620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79억 달러가 증가했지만, 단기 외채는 1838억 달러 수준으로 총외채의 27.8%를 차지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51.9%의 절반 수준을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견조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원화 대비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그는 “대내적 경제 체질 약화와 한은의 물가 대응 금리정책이 상대적으로 미 Fed보다 뒤처질 것이란 시장의 인식 때문”이라며 “또 환율 급등 속 금리 상승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대외 거래 수지 약화가 지속되는 등 2금융권 이하에서 부실 채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위기로 전이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상존한다”고 했다.
또한 달러 인덱스가 오르며 달러 강세를 견인하는 근본적 이유로는 미 Fed의 인플레 대응에 대한 긴축 기조가 강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최근 7·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추세적 감소에도 목표 2%에는 갭이 크다는 인식에 따른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동유럽 전쟁에 의한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하반기 유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조치에 따른 경기 둔화가 점증됨에 따른 통화 약세 기조가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 위원은 “IMF 외환위기는 대내적 고위험에 따른 외환위기 발생으로 상대적 원화 약세가 달러 매수 심리를 강화시킨 것이고, 글로벌 금융위기는 우리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전 세계적인 시스템 위기에 노출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강화 속에 달러 강세를 반영하며 환율이 급등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흐름은 팬데믹이 마무리돼 가는 과정에서 높아졌던 글로벌 유동성이 소비 심리를 자극했고 글로벌 공급 병목과 전쟁 발발 등으로 긴축 전환 국면에서도 인플레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며 시스템 리스크로 번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주요 중앙은행들이 강한 긴축을 하며 높은 금리 수준 속에 달러 강세가 견인되고 있다는 점이 비교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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