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CES, 가전 기기에서 AI까지 '초연결'이 화두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렸다. 매년 1월 초 열리는 CES는 TV와 가전, 자동차,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기술(IT)의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전시회다. 국가별·기업별 신기술 및 신제품 경쟁이 펼쳐진다.

CES 2023에는 350개 이상의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세계를 놀라게 할 혁신 기술과 제품이 대거 공개됐다. CES 2022에 불참했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참여했다.

CES 2023 현장에서 국내외 빅샷들은 ‘초연결, 고객, 디지털, 우주’ 등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들은 여러 디바이스와 기술 결합으로 고객의 삶을 향상시키고 새롭고 독창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테크 진화를 전망했다. AI를 포함한 디지털 신기술이 미래 산업의 고도화를 이끌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CES 2023에서 공개된 혁신 기술과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자.
2023 CES, 가전 기기에서 AI까지 '초연결'이 화두
로보틱스·AI, 스마트홈 등 주요 트렌드로 꼽혀

CES 2023에 참가한 주요 글로벌 기업은 어떤 서비스와 기술을 선보였는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구글은 음성명령으로 차량 제어와 구동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오토’ 체험 공간을 마련했고, MS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 차량 소프트웨어와 메타버스 구매, 아마존은 자율주행 관련 기술 ‘아마존 포 오토모티브’를 공개했다. AI 기반 알렉사 서비스도 선보였다. 소니는 혼다와 함께 레벨 3 수준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전기자동차를 처음 선보였고, BMW는 차세대 전기차량(EV)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를 공개했다.

삼성그룹은 ‘맞춤형 경험으로 여는 초연결 시대’를 주제로 한층 강화한 보안과 사물 초연결 생태계를 선보였다. LG그룹은 사물인터넷(IoT) 관련 제품과 프리미엄 가전을, 현대모비스는 다양한 모빌리티 신기술을 뽐냈다.

삼정KPMG는 보고서를 통해 CES 2023 주요 트렌드로 9가지를 꼽았다. 로보틱스·AI, 스마트홈, 스페이스테크,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푸드테크, 메타버스·웹 3.0, ESG·그린테크 스타트업 등이다.

우선 로보틱스·AI 부문에서는 인간의 신체 활동의 한계를 뛰어넘는 로봇이 대거 등장했다. 특히 웨어러블 로봇이 등장하면서 종전 로봇 기능을 훌쩍 넘어서는 신기원을 이뤘다는 평가다.

독일 게르만 바이오닉 시스템즈는 상하체에 부착되는 웨어러블 로봇 ‘크레이 X(Cray X)’를 선보이며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크레이 X는 이용자가 지탱할 수 있는 무게를 약 30㎏ 증가시켜 육체 노동자의 피로를 절감시켜준다.

일본 스타트업 아체리스(Archelis)는 서 있는 자세에서 하체에 무리를 덜어주는 웨어러블 로봇을 공개했다. 장시간 서서 일하는 근로 환경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은 메이크업을 해주는 자동 메이크업 로봇 ‘합타(Hapta)’를 선보였다. 신체 활동이 자유롭지 않아 메이크업을 하기 어려운 이용자도 로봇을 활용해 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내 기업도 이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국내 기업 슈퍼노바는 AI 모듈형 로봇팔 ‘휴닛(HUENIT)’을 출품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휴닛은 AI 기술을 접목해 바리스타처럼 커피를 추출하고 조리 등 가사를 지원한다.
2023 CES, 가전 기기에서 AI까지 '초연결'이 화두
모빌리티와 디지털 헬스케어 새로운 미래 기술 등극

모빌리티 기술도 눈여겨볼 만했다. 자동차 기업이 모여 있는 모빌리티관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대거 등장했다.

구글은 음성명령 등으로 차량 제어와 구동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오토’ 체험 공간을 마련해 관심을 끌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차량 내 디스플레이를 통해 최대 3개까지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아마존도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공개하며 AI 기반 알렉사 서비스를 차량에 적용했다. 아마존 부스에 전기차 ‘루시드’를 전시, 차 안에서 디스플레이에 손을 대지 않고 알렉사를 통해 인간의 음성 명령으로 작동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프랑스 자동차 부품사 발레오는 도로 이용자의 움직임 예측 알고리즘 ‘판토마임’을 콘퍼런스에서 공개했고, 국내 자동차부품사 HL만도는 사륜 독립 제어 방식으로 구동해 평행(직각) 주차, 제자리 유턴 등을 할 수 있는 ‘일렉트릭 코너 모듈’을 전시해 관심을 끌었다.

미래 기술로 꼽히는 스마트홈의 관심도 뜨겁다. CES 2023에서 기업들은 사용자가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수많은 제품의 초연결화를 통해 사용자 일상의 편의를 돕는 스마트홈 기술을 구체화했다.

삼성전자는 IoT 허브와 네트워크 매핑 전시부스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맞춤형 경험으로 여는 초연결 시대’를 주제로 리빙, 다이닝, 근무와 여가 등 일상 전반에서 어떻게 사물이 연결되고 기능을 수행하는지 보여주는 프로세스를 공개했다.

아마존은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를 통해 스마트홈 제어와 관리 모습을 재현했고, LG전자는 사용자가 신발을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고 작품처럼 전시·감상할 수 있는 ‘LG 스타일러 슈케이스’를 선보였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CES 2023에서 단연 주요 화두는 디지털 헬스케어였다.

전시회에서 공개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웨어러블 기술 발달로 다양한 메디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연계한 건강관리 및 치료 기술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미국 헬스케어 기업 애보트(Abbott)는 심장 박동 등의 메디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기를 인체에 부착해 전기 펄스를 방출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출품했다.

SK바이오팜은 신경 기반의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5종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건강 모니터링 및 응급 상황에 대응 가능한 앱을 선보였다.

롯데 헬스케어도 바이오 기업과 협업으로 유전자 정보, 의료 데이터, 라이프 로그 등의 다양한 메디컬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하는 플랫폼 계획을 공개했다. 이 플랫폼에서는 이용자의 건강 분석 결과에 따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만날 수 있다.

CES 2023의 시사점은

코로나19 이후, 세계 최대 규모로 열린 CES 2023이 보여준 또 다른 세상은 상당한 시사점을 남긴다. 기업들은 각기 보유한 원천기술을 새로운 분야에 적용하려는 시도, 즉 빅블러 현상에 집중했다.

핀테크 기업이 모빌리티, 모빌리티 기업이 AI 기술, 가전 기업이 로봇과 AI 기술을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이는 자사 기술을 발전시켜 타 산업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비대면 환경이 대중화된 시점에서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메타버스 등 하이브리드 기술이 등장했다. 이에 따라 웹 3.0·메타버스 부문에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다.

글 길재식 전자신문 기자│사진 한국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