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김윤섭 대표 "온라인 미술시장 활발…소비 방식도 크게 변화"
“미술 시장은 투자적 관점뿐 아니라 새로운 소비 시장으로 주목받아야 한다.”

김윤섭 아이프미술 경영연구소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건희 컬렉션 이후에 사회적으로 미술품 소비 문화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이를 계기로 미술관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며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술품을 소비하는 30~40대가 주로 온라인 정보를 통한 작품 수집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미술 시장의 가장 큰 변화로 지목된다.

김 대표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미술품의 소비 방식이 과거와 다르게 크게 변화했는데 온라인 정보를 통해 작품을 수집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며 “작가와 직접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온라인 시장을 통해 작품을 소비하는 세대가 미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미술 시장은 경기가 위축되면 소비의 양극화로 인해 불안정한 재화 상태를 확보한 사람들의 미술 소비가 줄어들게 되는데 과거 블루칩 작가의 작품을 무리하게 샀다가 유동자산이 불안해지면서 매수 당시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

그는 “미술 시장은 투자적 관점에서 보면 리세일, 환금성 부분을 많이 고려하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술품은 사고파는 과정에서 금융 상품과 달리 기대수익을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작품을 만들어낸 작가적 역량이 결국 기대수익률을 좌지우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작품을 고를 때는 작가나 작품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가 모두 충족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작품에 대한 선호도가 있어야 투자로도 이어진다”며 “작가가 어떤 활동을 지속하고, 주변에서 객관적인 평가가 발전적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 가치를 인정받는가에 따라 작품의 재화 가치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big story] 김윤섭 대표 "온라인 미술시장 활발…소비 방식도 크게 변화"
다음은 김 소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미술 시장의 트렌드는 어떤가.
“이전에는 오프라인 현물 중심이었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온라인 정보를 통해서 작품을 수집하는 방식으로 확장됐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현물 시장이 등한시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니었어도 온라인 중심의 시장 변화는 진행되는 수순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중심으로 새로운 매뉴얼 시스템이 빠르게 정착되는 효과는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아트페어나 갤러리 등 미술품 온라인 시장이 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금의 미술 시장을 이끄는 젊은 세대들은 어떤 특징이 있는가.
“5060대 아날로그 세대들이 계획에 의해서 중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고 신중한 방식을 취했다면 지금의 3040대 정보기술(IT) 세대들은 새로운 형식의 재정적인 축적 방식을 활용한다. 특히 3040대 세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비즈니스 패턴들이 아이디어에 의존하거나 즉흥적이면서 순발력 있는 판단이나 집행으로 부를 획득하는 방식을 취한다.”

젊은 신규 컬렉터를 주축으로 어떤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보는가.
“우선 첫 번째로 온라인 미술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온라인 아트페어, 온라인 경매 시장이 최근 2~3년 안에 그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아트와 IT, 제조가 서로 융합하고 가교 역할을 하면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본인이 셀프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창구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젊은 세대들이 미술품을 구매하는 방식은 어떤가.
“3040세대가 소위 디지털 세대의 전초 세대이기 때문에 소비 방식이 오프라인 마켓 중심이 아니라 온라인 기술 개발과 확장까지 본인들이 주체자가 된다. 여기에 미술품 품목이 하나 더 늘면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아트마켓이라는 새로운 하나의 장르를 만들면서 미술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들은 물건에 대한 정보만으로 소비를 하기 때문에 환금성이 굉장히 낮은 편이다. 작품을 사서 몇 개월 만에 다시 그림을 시장에 팔려고 내놓는 경우가 있다. 미술 시장에 안 팔려서 당근마켓에 내놓는 경우도 더러 발생한다. 작품을 살 때 작가의 비전을 보고 사기보다는 작품을 상품화한 소비심리로 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현재 미술 시장 투자 분위기는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자본력을 갖춘 고소득자 계층에게는 또 다른 수익이면서 기회가 될 수 있다. 자금력이 충분한 사람들과 유동자산이 불안정한 일반 사람들과는 현재 양극화가 뚜렷해진 상황이다. 고금리가 이들에게는 사회적인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주목해야 한다. 만약 경기가 안정돼 있고 미술 소비가 긍정적 분위기라면 고액 소득자나 중산층들 모두가 미술품 소비에 뛰어든다.

지금처럼 경기가 위축되면 미술 소비는 주춤해질 수밖에 없는데 작가의 작품을 무리하게 샀다가 다시 되팔려고 했을 때는 이미 가격이 떨어진 후여서 환금성이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산가들은 지금과 같은 시기가 경기가 좋을 때보다 경쟁자도 줄고 구매할 대상은 늘어나기 때문에 오히려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투자 기회가 많아진다.”

미술 시장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나.
“과거에는 미술품을 수집하고 대중에게 알린다는 행위에 대해 굉장히 소극적이었는데 이건희 컬렉션 이후에 미술품 소비 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전환이 새로운 동기부여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은 기업 구성원을 위한 문화복지 차원에서 미술품 수집품을 활용한 단계에서 벗어나 기업의 자산 개념으로 수집한 미술품을 같이 공유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커졌다. 그림 수집품을 기업들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미술품을 금융의 아트 상품처럼 투자적 관점에서 보면 지금이 매우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중장기적인 미래적 가치만 봐도 작가에게 투자하기에 참 좋은 시기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역량이 담보된 작가를 선별해서 5~10년 정도 작가를 지원하고 후원해주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투자적 관점으로 미술품을 고르는 팁이 있다면.
“가장 먼저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품 가격의 등락을 분석한 통계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서 작가적인 역량이 검증되고 중장기적으로 작가에 대한 아트 매니지먼트 계획이 담보가 돼 있는 작가를 선정한다. 미술품의 판매 창구를 잘 살펴야 하는데 일반 경매라든지 아트페어만이 아니고 미술사적으로 검증을 하고 재평가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미술관, 공공기관 등에 수집되는 작가군도 눈여겨봐야 한다. 뮤지엄이나 주요 비엔날레, 미술관에서도 수집이 되고 아트 마켓에서도 높은 인기의 작가들을 고르는 것이 안정적이다.”


김윤섭 대표는…
현)아이프 미술경영연구소 대표, 숙명여대 미술대학 겸임교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 국립현대미술관 운영자문위원, (정부)미술은행 운영위원 등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