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편집자 주
최근 화제가 된 기업인의 뉴스 데이터를 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를 활용해 분석한 뒤, 해당 기업가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키워드를 짚어본다.
[CEO & BIGDATA] 서정진, 2년 만의 컴백홈…악재 겹치며 ‘구설’
“다시 돌아온 이상 웬만한 파도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 배를 만들어 놓고 떠나겠다.” 지난 3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년간의 침묵을 깨고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던진 말이다.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오너를 중심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놓을 시점이라는 판단 아래 회사로 돌아온 것이라고 전해진다.

‘살아 있는 샐러리맨의 신화’이자 ‘자수성가의 아이콘’으로 회자되는 서 회장인 만큼, 경영 복귀 이후 그가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렸다. 서 회장이 퇴진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셀트리온 상장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주가가 그의 복귀 발표와 함께 크게 치솟은 것도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서 회장의 ‘컴백홈’은 호재보다 악재를 부른 셈이 됐다. 직원 복장 규정 논란부터 혼외자 이슈까지. 최근 3개월간 그와 관련된 뉴스 데이터 500건에서 추출한 주요 키워드를 짚어본다.
#경영 일선 #소방수 #상장 3사 #셀트리온그룹주 #인수합병
셀트리온그룹 창업주인 서 회장은 지난 2021년 3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년 만인 올해 3월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 서 회장은 2년 전 퇴진 당시 그룹을 둘러싼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긴다면 ‘소방수’ 역할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룹 내 주요 현안이 산적한 중요한 시기라, 회사의 숙원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상장 3사의 합병 이슈를 앞두고 있다. 그룹 측은 지난 2020년부터 합병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나, 분식회계 논란이 일며 합병 추진이 지연됐다. 올해 서 회장이 경영 지휘봉을 다시 잡게 되면서 3사 합병에도 다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직원들
서 회장이 복귀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 뜻밖의 ‘꼰대 논란’이 일었다. 사측이 과도한 사내 복장 규정을 도입하면서 직원들의 반발을 사게 된 것.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서 회장이 본사를 방문해 직원들의 복장을 문제 삼은 이후 엄격한 사내 규정이 전사적으로 공지됐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해당 공지에는 △라운드티, 청바지, 트레이닝 바지, 후드티, 덧신 양말 금지 △칼라티, 면바지, 검은색 계열의 운동화, 단정한 재킷의 비즈니스 캐주얼 착용 △임원들은 최소한 정장 착용 등의 복장 규제 지침이 담겼다. 이 지침을 계기로 “회장님이 시대착오적인 구태 경영을 한다”는 반발이 회사 안팎으로 들끓었다. 설상가상으로 셀트리온 3공장 건설현장의 열악한 노동 환경도 구설에 올랐다.
[CEO & BIGDATA] 서정진, 2년 만의 컴백홈…악재 겹치며 ‘구설’
#혼외자 논란 #친생자 #공식 사과 #주주들
과도한 복장 지침으로 입길에 오른 지 1개월 후, 또 다른 악재가 터졌다. 서 회장의 내연녀와 혼외자 이슈다. 서 회장에게 2명의 혼외자가 존재했고, 최근 소송을 통해 법적 자녀로 인정받아 호적에 올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수원가정법원 성남지원에 따르면 20대와 10대인 두 딸이 2021년 서 회장을 상대로 친생자인지청구소송을 제기했고, 그해 11월 법원 조정이 성립돼 친생자로 인정받았다. ‘회장님의 사적 이슈’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그룹의 지배구조와 상속, 승계 등 공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서 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주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최근 언론에 알려진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닐지라도 과거의 어리석고 무모한 행동으로 여러분에게 돌이킬 수 없는 큰 실망을 드렸다. 어떤 질책도 피하지 않고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램시마SC #바이오시밀러 #바이오의약품
서 회장 복귀 이후 갖은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 회사의 또 다른 핵심 현안인 미국 사업의 향방도 주목된다. 셀트리온그룹은 고수익 제품으로 꼽히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의 미국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흔들리는 리더십 속에서 회사의 미래를 가를 빅 이벤트가 순항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글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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