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스틸러] 억대 연봉 은행원의 배신?
“은행원들에게 인문학 교육을 시켜야 할까요?”

은행권에서 직원들의 횡령과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을 두고 한 금융권 임원이 한 말이다. 은행원들에게 왜 인문학 교육을 시켜야 하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 임원은 돈을 관리하는 은행원들이 도덕적 책임을 가지려면 인문학 소양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BNK경남은행에서는 약 15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담당한 한 직원이 562억 원을 횡령·유용하다가 적발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은행 직원들은 고객 몰래 문서를 위조해 1000여 개의 계좌를 개설해 적발됐고, KB국민은행에서는 10여 명의 직원들이 상장사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00억 원대 부당이익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은행권의 내부통제 점검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처럼 은행권에서 잊을 만하면 직원들의 횡령과 비리가 반복되면서 돈을 관리하는 조직의 심각한 내부통제에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억대 연봉을 받는 직원들이 이 같은 횡령과 부정행위를 일삼았다는 사실에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고객이 맡긴 돈을 잘 관리해야 하는 금융 회사 직원들이 오히려 그 돈을 횡령하는 것도 모자라 부정행위를 일삼았다는 사실에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웃지 못할 한탄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 회사는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돼야만 하는 곳이다. 개인의 단순 일탈로 치부하기보다 구멍난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